"미세먼지 명칭, '발암먼지'로 바꾸면 안되나요?"

남형도 기자 입력 2018. 3. 28. 05:15 수정 2018. 3. 28. 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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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들이 미세먼지의 심각성을 깨닫도록 '명칭'을 바꿔야 한다는 여론이 일고 있다.

27일 청와대 홈페이지 내 '국민청원 및 제안' 게시판에는 지난 1월16일 미세먼지 명칭을 '미세발암물질'로 바꿔달라는 청원이 올라왔다.

장기간 사용해온 명칭을 바꿔야 한다는 여론은 '미세먼지 불감증' 때문에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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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칭 바꿔 경각심 높이자는 靑 국민청원 잇따라..전문가 "언어가 사고·행동에 영향"
27일 미세먼지로 뿌연 버스정류장 모습. /사진=뉴스1

국민들이 미세먼지의 심각성을 깨닫도록 '명칭'을 바꿔야 한다는 여론이 일고 있다. '먼지'라는 표현 때문에 불감증에 빠진 국민들이 많아 문제라는 것. 세계보건기구(WHO)가 지정한 1군 발암물질인 만큼 미세먼지를 '미세발암먼지' 등으로 바꿔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경각심을 부각시켜 더 많은 국민들이 마스크라도 쓰도록 해야 한다는 취지다.

27일 청와대 홈페이지 내 '국민청원 및 제안' 게시판에는 지난 1월16일 미세먼지 명칭을 '미세발암물질'로 바꿔달라는 청원이 올라왔다. 청원자는 "아직 미세먼지 위험성을 모르는 국민들이 너무 많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밝혔다. 해당 청원은 2347명이 서명하며 지지의 뜻을 보냈다. 유사한 청원도 꾸준히 올라오고 있다.

통상 미세먼지는 법적용어, 사회적으로 통용되는 말, 정부 기준 등에 따라 다양하게 쓰인다.

법적용어는 미세먼지다. 환경정책기본법에 따르면 해당법 대기환경기준 시행규칙에 미세먼지(PM10, PM2.5)로 규정돼 있다. 각각 입자가 10마이크로미터(μm), 2.5μm 이하란 뜻이다. 환경부 관계자는 "명칭은 국제적 기준을 따르는 것이라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국민들에게 통용되는 표현은 미세먼지(PM10)와 초미세먼지(PM2.5)다. 그리고 환경부는 지난해부터 부유먼지(PM10)와 미세먼지(PM2.5)로 용어를 자체 정비했다. 이에 따라 아직까지는 부유먼지·미세먼지·초미세먼지가 혼재돼 사용 중이다.

국립국어원의 표준국어대사전에는 아직까지 미세먼지란 단어가 등재조차 안돼 있다. 국립국어원 관계자는 "추후 등재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우리말샘' 사전에는 '지름 10μm 이하로 눈으로 분간하기 어려울 만큼 아주 작은 먼지'란 뜻으로 올라와 있다.

세계적으로는 PM 10, PM2.5 등 크기에 대한 부분만 통용돼 있고, 부르는 명칭은 제각각이다.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이틀째 시행된 27일 마스크를 착용한 채 외출한 시민들 모습./사진=뉴스1

장기간 사용해온 명칭을 바꿔야 한다는 여론은 '미세먼지 불감증' 때문에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대표적인 것이 마스크 착용이다. 녹색건강연대가 지난해 성인 남녀 208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60%가 '마스크를 안 쓴다'고 답했다. '답답함', '화장번짐', '김서림' 등 다양한 이유가 나왔다.

하지만 미세먼지의 위해성은 심각하다. WHO 산하 국제암연구소에서 지정한 1군 발암물질이고, 크기가 작은 PM2.5는 폐속 깊숙이 폐포에까지 도달해 손상을 일으킬 수 있다. 심혈관계, 뇌신경계에 영향을 미쳐 협심증, 고혈압, 심근경색 등을 악화시키며 폐암과의 연관성도 높다.

이 같은 심각성을 명칭에 담아야한다는 것. 전문가들은 실제 단어가 사고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고 분석했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과격한 말을 하면 행동이 거칠어지듯, 언어는 사고와 행동 모두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중요하다"며 "미세먼지란 용어를 더욱 센 표현으로 바꾼다면 경각심을 주는데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다만 이 같은 논의가 쉽지는 않을 전망이다. 환경보건시민센터 관계자는 "발암먼지라 부른다면 신조어 개념인데, 어떤 물질에 대한 정의와 단어를 만드는 과정이 쉽지는 않다"며 "학자들과 사회적 합의가 뒤따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남형도 기자 hum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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