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졸중 치료하는 동맥 내 재개통술 '골든타임' 6→10시간

세브란스병원 등 15개 병원 연구팀, 해외 저널 발표

한국일보 자료사진

급성 허혈성 뇌졸중 환자에게 실시하는 동맥 내 재개통 치료의 ‘골든타임’이 기존 6시간이 아닌 10시간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동맥 내 재개통 치료는 최근 국제적 임 상연구들이 인정하는 급성 허혈성 뇌졸중의 가장 효과적인 치료법이다. 대퇴동맥에 작은 도관을 넣어 직접 막힌 뇌혈관에 접근해 뇌혈관을 막고 있는 혈전을 몸 밖으로 끄집어내는 치료법이다.

김병문 세브란스병원 영상의학과 교수팀을 비롯한 전국 16개 병원 연구팀은 급성 허혈성 뇌졸중 환자 중 컴퓨터단층촬영(CT) 혈관조영술에서 뇌혈관 측부 혈류가 잘 순환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된 환자는 뇌졸중 발생 후 10시간까지도 동맥 내 재개통 치료 실시 효과를 볼 수 있다고 27일 밝혔다.

지금까지는 뇌졸중 발생 후 6시간 내에만 동맥내재개통치료가 효과를 갖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 연구결과는 신경학-신경외과-정신의학 저널(Journal of Neurology Neurosurgery and Psychiatry)에 최근 실렸다.

연구팀은 2010년 9월부터 2015년 12월까지 동맥내재개통치료를 받은 만 18세 이상 환자 690명을 대상으로 임상 및 영상 자료를 수집해 동맥내재개통치료를 시행한 시점과 환자들의 3개월 후 회복 여부를 분석했다.

그 결과 CT 혈관조영술에서 뇌혈관 측부 혈류가 잘 순환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된 환자는 6시간을 넘기더라도 10시간 이내 동맥 내 재개통 치료를 받으면 예후가 긍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조건을 충족한 환자의 50% 정도는 정상에 가깝게 회복된 것으로 확인됐다.

반면 뇌혈관 측부 혈류 순환이 좋지 못한 환자는 발병 후 6시간 이후에 동맥 내 재개통 치료를 받았을 때는 물론 3시간만 초과해도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웠다.

급성 허혈성 뇌졸중 환자의 대부분이 뇌혈관 측부 혈류의 순환이 잘 이뤄지는 경우에 해당한다는 점에서 이번 연구로 병원 도착 시간이 다소 늦더라도 동맥 내 재개통 치료를 받고 회복하는 환자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연구 대상 환자 중 약 85%는 뇌혈관 측부 순환이 잘 발달된 환자군에 속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 교수는 “이 기준을 적용하면 동맥 내 재개통 치료를 받을 수 있는 환자가 2배 이상으로 늘 것”이라며 “이번 연구로 발병 후 다소 시간이 흘러 병원에 도착한 환자라도 동맥 내 재개통 치료를 받고 회복 가능성이 크게 높아질 것”이라고 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