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 대박" 기대 속, 지자체들 해상케이블카 앞다퉈 추진

위성욱 2018. 3. 27. 0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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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영·여수서 '지역 명물' 인기 끌자
해남·강화 등 중소도시도 계획 내놔
"관광인프라 갖춘 지자체는 성공
무분별한 설치 땐 애물단지 우려"
부산 송도해수욕장 앞바다에 설치된 해상케이블카. 바다 위 1.62㎞ 구간을 왕복한다. 지난해 6월 개통해 지난 2월 말까지 113만명이 탑승했다. [송봉근 기자]
경남 통영시 한려수도 조망 케이블카(길이 1975m)가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인식되면서 전국 자치단체가 앞다퉈 해상케이블카 설치에 나서고 있다. 새로 생긴 해상 케이블카마다 연간 100만~200만명의 관광객이 찾으면서 지역 경제 활성화에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해서다. 하지만 우후죽순으로 설치되면 이용자 감소로 애물단지로 전락할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해상케이블카 시대의 서막을 연 건 통영 한려수도 조망 케이블카다. 2008년 4월 운행을 시작한 케이블카는 지난 2016년 4월에 탑승객 1000만명을 넘었다. 지난해에는 140만명이 찾았다. 26일 통영시에 따르면 지난 2월까지 누적 이용객은 1160만명을 기록하고 있다.

통영시가 케이블카 건설에 들인 돈은 총 173억원이다. 개통 이후 2015년 말까지 한해 11억~34억원의 순이익(탑승료 1인당 1만1000원대)을 거둬 2015년 말 원금을 회수했다. 통영시는 케이블카의 간접 경제효과를 연간 1500억원으로 추정한다. 통영시 등이 케이블카 탑승객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이용객 1인당 보통 10만~15만원 정도를 통영지역에서 쓰는 것으로 파악했다. 케이블카 탑승료, 하루 숙박비, 교통비 등을 포함한 금액이다. 이를 근거로 연간 130만명이 평균 12만원을 쓰면 1560억원이 나온다.

통영의 뒤를 이어 성공신화를 이어간 건 2014년과 지난해 6월 각각 개장한 여수 해상케이블카와 부산 송도 해상케이블카다. 2014년 12월 운행을 시작한 여수 케이블카(자산공원부터 돌산 공원까지 1.5㎞)는 지난달 말 기준 누적 탑승객 640만명을 기록했다. 한해 200여만명의 이용객 탑승료(1만~2만 원대) 수익으로만 200억원 정도를 올린다. 이 케이블카는 민간사업자가 360억원을 들여 건설했다.

숫자로 보는 케이블카
지난해 6월 개장한 부산 송도 해상케이블카(송림 공원~암남공원까지 1.62㎞)는 운행 8개월만인 2월 말까지 113만명이 탑승하는 흥행몰이를 하고 있다. 현재까지 탑승료(1만3000원) 등 매출액도 146억 원대를 기록해 연간 200억 원대 매출을 기대한다. 케이블카가 들어선 후 여름철에 평균 600만~700만명대에 머물렀던 송도해수욕장은 지난해 1000만명을 넘어섰다. 해수욕장 주변 상권과 부동산 경기도 되살아났다. 김상룡 송도관광번영회 사무국장은 “케이블카 개통 후 겨울에도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부동산도 바닷가 인근 상가의 경우 3~4배가 높아졌다”고 말했다.

다른 자치단체도 앞다퉈 해상케이블카 설치에 나섰다. 지난해 9월 동해안 첫 해상 케이블카인 강원 삼척 해상케이블카(874m)가 운영에 들어갔다. 경남 사천시 늑도동 초양도의 사천바다 케이블카(2.43㎞)는 다음 달 13일 개통을 앞두고 시운전 중이다. 전남 목포시는 유달산과 다도해를 지나는 3.23㎞의 목포 해상케이블카를 오는 9월 개통한다. 이 외에도 경남 거제시와 하동군, 전남 해남군과 진도군, 경북 포항시, 인천 강화도, 경기 화성과 충남 태안 등도 해상케이블카 건립 계획을 추진 중이다.

난립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특히 중소도시에 해상케이블카가 무분별하게 들어서면 경제적 효과는커녕 애물단지로 전락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조우 상지대학교 관광학부 교수는 “통영과 부산은 잘 갖춰진 관광 인프라, 여수는 오동도 등 국민 누구나 가고 싶어하는 관광지에 해상케이블카가 설치돼 성공을 거둔 것”이라며 “수백억 원이 들어간 해상케이블카는 이후 관리에도 많은 돈이 들어가는 만큼 관광 경쟁력 없는 자치단체가 무분별하게 유치하면 재정에 큰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통영=위성욱 기자 w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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