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골프 접대 영업사원 "근무시간 인정해달라"
[뉴스데스크] ◀ 앵커 ▶
국내 굴지의 보험사 한 간부가 회사를 상대로 소송을 냈습니다.
골프 접대를 하도 시켜서 힘들어 못살겠다, 주말에도 하루 8시간씩 바쳤는데 근무시간으로 인정해 달라는 겁니다.
대체 얼마나 접대가 많았길래 그런지, 먼저 노경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김 부장 팀의 주된 업무는 주말 골프였습니다.
고객사 간부를 초청할 수 있는 날이 주로 주말과 휴일이었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보낸 골프 접대시간 평균을 내봤습니다.
골프장에 머무는, 이른바 라운딩에 들어간 시간이 4시간40분, 왔다갔다 이동 시간이 3시간 24분이었습니다.
총 8시간이 넘어 평일 근로시간에 버금갑니다.
3년에 50일 가까운 주말과 공휴일을 이렇게 보냈습니다.
김 부장은 이 모두가 회사를 위한 접대였던 만큼 엄연한 휴일근무라고 주장합니다.
이에 대해 보험사인 삼성화재는 "회사가 먼저 지시한 게 아니다, 김 부장이 골프를 좋아했고 영업상 필요하다며 자발적으로 쳤다"고 말합니다.
골프가 싫다면 안 칠 수도 있었던 걸까.
다른 전직 직원에게 물어봤습니다.
주말 골프 접대를 거부하는 일은 있을 수 없다고 말합니다.
[전직 삼성화재 영업사원] "(골프 접대 안 하면) 거의 왕따가 되는 거고요. 윗선에서 정리하라는 말 나옵니다. '얘는 영업에 자질이 없다. 사표를 받아라…'"
김 부장의 스마트 폰에는 골프 참석자와 날짜, 장소에 대해 상사와 주고 받은 지시와 보고가 빼곡합니다.
각종 판례는 출퇴근 시간이나 대기시간, 접대시간이라도 사용자의 지휘나 감독 아래 있었다면 근로시간으로 봐야 한다고 말합니다.
[심상정/정무위원회 정의당 의원] "업무에 관련된 모든 일정은 다 근로로 봐야 됩니다. 그리고 노동시간단축이 시대적 과제가 되고 있는 상황에서 탈법적인 접대문화는 반드시 근절돼야 됩니다."
주말 골프 접대와 술자리 접대 등이 모두 근로시간에 포함될 경우 내년에 시행될 주 52시간 근무제와 맞물려 파장은 상당할 것으로 보입니다.
MBC뉴스 노경진입니다.
노경진 기자 (mbckija35@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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