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처지 오지환-박해민, 큰 중압감 이겨낼까

중압감이 너무 큰 것일까.

마치 모두가 자신들만을 지켜보고 있는 듯한 느낌일 것이다. 프로 선수라면 부담을 이겨내야 한다. 자신들이 선택한 길이다.

LG 트윈스와 삼성 라이온즈는 25일 열린 NC 다이노스, 두산 베어스전에서 나란히 패했다. LG는 개막 2연패를 당했고, 삼성은 개막전 승리의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패인에는 여러 요소가 있다. 어느 한 플레이, 어느 한 선수에게 책임을 몰고 갈 수 없다. 다만 양팀엔 뼈아픈 실책이 있었다.

LG는 0-1로 뒤진 5회말 유격수 오지환이 2개의 결정적 실책을 저질러 5실점 했다. 삼성은 4-2로 앞선 3회말 박해민이 박건우의 평범한 땅볼 안타 타구를 뒤로 흘려 동점을 만들어줬다. 분위기를 끌어가다가 단번에 주도권을 내줬다. 기록상 안타에 실책이 더해졌지만, 상황은 사실상 인사이드더파크홈런이었다.

공교롭게도 오지환과 박해민은 이번 시즌 비슷한 처지에 있다. 군 입대를 해야하는 나이 기한을 꽉 채웠다. 상무, 경찰 등 야구단이 있는 군팀에 입대하려면 지난해 말 결단을 내려야 했다. 둘은 입대를 선택하지 않았다. 대놓고 얘기할 수 없지만, 올해 8월 열리는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대표팀 합류를 노리겠다는 의도였다.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획득하면 병역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이후 둘은 논란의 중심에 섰다. 오지환의 경우 병역법에 의거, 해외 전지훈련에 참가하지 못했다. 병역 의무를 두고, 두 선수가 꼼수를 부리려 한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하지만 아직까지 이들이 불법을 저지른 건 없다. 본인들이 이 시련을 선택했다. 시즌 중에 입대 영장이 나오면 군에 가면 되고, 경쟁을 이겨내고 대표팀에 합류한다면 최선을 다해 금메달을 따면 된다. 다른 젊은 선수들도 아시안게임 출전에 대한 욕심을 숨기지 않는다. 다들 병역 혜택을 바라는 건 마찬가지다. 두 선수만 비난 받을 이유는 없다.

둘은 어느 해보다 절치부심 시즌 준비를 했을 것이다. 논란을 잠재울 수 있는 무기는 딱 하나, 실력 뿐이다. 포지션 경쟁자들보다 월등한 능력을 보여줘야 대표팀에 뽑혀도 뒷말이 나오지 않는다.

잘해야 한다는 압박감이 컸던 것일까. 약속이나 한 듯 두 선수는 치명적 실책을 했다. 이런 실책을 저지를 실력의 선수들이 아니다. 결국 긴장으로밖에 설명이 안 된다. 이제 시작이니 아픔은 빨리 잊고 제 모습을 보여주는 게 중요하다. 정상적인 경기력을 보여주는 건 자신들에게도, 팀에게도 매우 중요한 일이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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