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AE 찾은 文대통령, 중동 교두보 확보·원전·군사MOU 등 주목

김현 기자 입력 2018. 3. 24. 22:44 수정 2018. 3. 26. 0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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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이후 첫 중동 방문..관계격상 여부도 관심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 (청와대 제공) 2018.3.22/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아부다비=뉴스1) 김현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은 24(현지시간)일부터 3박4일간 아랍에미리트(UAE) 순방에 돌입했다.

문 대통령의 이번 순방은 모하메드 알 나흐얀 UAE 아부다비 왕세제의 초청으로 이뤄졌으며, 문 대통령이 취임 이후 중동 지역을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문 대통령은 UAE 첫 일정으로 '그랜드 모스크'를 방문하고 UAE의 국부로 불리고 있는 셰이크 자이드 빈 술탄 알 나흐얀 UAE 초대 대통령의 묘소를 참배한다.

◇중동지역 진출 위한 교두보 확보…'관계 격상' 주목

문 대통령이 중동 방문 첫 국가로 UAE를 선택한 것은 외교다변화를 통해 우리의 경제 영토를 넓히는 '한반도 신(新)경제지도' 구상과 맞닿아 있다.

UAE는 170여개의 우리 기업이 진출해 있는 중동의 허브 국가이자 우리나라가 중동지역에서 유일하게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맺고 있는 국가다. UAE는 중동 내에서 우리와의 제2의 교역국으로, 지난해 기준 방산수출 같은 경우엔 최대 방산수입국이다. 중동에 있는 교민 2만5000여명 중 절반이 넘는 1만3000여명이 UAE에 거주하고 있다.

문 대통령의 이번 UAE 방문에는 UAE를 향후 중동 진출을 위한 확실한 교두보로 삼겠다는 전략이 깔려 있는 셈이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최근 기자들과 만나 "중동지역이 정치적으로 굉장히 복잡한 상황에서 UAE는 경제적으로 중동의 허브가 될 수 있는 국가"라며 "특히 우리하고는 에너지와 방산, 보건의료 쪽으로 관계가 깊은 국가이고, 향후 우리 중동정책에 있어서 가장 핵심국가이기 때문에 중동의 교두보를 확보하는 게 UAE 방문의 핵심"이라고 밝힌 바 있다.

청와대는 이번 UAE 방문에서 현재의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는 만큼 문 대통령이 25일 모하메드 왕세제와의 확대 및 단독 정상회담을 통해 '관계 격상' 합의에 이를지 주목된다.

◇양국 정상, 바라카 원전 건설완료 행사 참석…세일즈 외교

문 대통령의 UAE 방문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원자력발전소와 관련한 일정이다. 문 대통령은 방문 셋째 날인 26일 모하메드 왕세제와 함께 우리 기업이 UAE 현지에 짓고 있는 바라카 원자력발전소 1호기 건설 완료 기념행사에 참석해 원전건설 현장을 점검하고 양국의 원전 근로자를 격려할 예정이다.

바라카 원전 1호기가 실제 발전을 시작하는 것을 의미하는 준공은 올해 말이나 내년 초로 예정돼 있지만, 우리 기업이 맡은 건설 부분은 문 대통령의 UAE 방문 시점에 마무리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양국 정상이 함께 바라카 원전 건설 완료 행사에 나서는 것은 원전과 관련한 우리의 기술력에 대해 신뢰도를 높이고 대외적으로 홍보하는데 상당한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우리 정부는 바라카 원전 건설사업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할 경우, 현재 수주경쟁을 펼치고 있는 사우디아라비아와 영국 원전 사업수주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문 대통령은 이번 순방을 통해 UAE와 원전 건설 협력을 넘어 미래의 인프라 구축에서 협력관계를 모색하는 '세일즈 외교'에도 방점을 두고 있다. 실제 우리 정부는 문 대통령의 방문 계기에 양국간 다양한 MOU(양해각서) 체결할 예정이고, 양국 경제계 인사들이 대거 모인 '한·UAE 비즈니스 포럼'에서 연설을 할 계획이다.

여기에 문 대통령은 25일 열리는 모하메드 왕세제 주최 공식 오찬에 15개 정도의 한국 경영진과 함께 참석하는 등 우리 기업의 UAE 진출을 돕는 데에도 공을 들을 예정이다.

문재인 대통령 특사로 아랍에미리트(UAE)를 방문한 임종석 대통령비서실장이 지난해 12월10일 오후(현지시각) 쉐이크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왕세제와 만나 악수 하고 있는 모습. (청와대 제공) 2017.12.10/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비공개 군사 MOU 의혹, 마침표 찍을까

이와 함께 이번 UAE 방문을 통해 이명박 정부 시절 체결한 것으로 알려진 비공개 군사 양해각서(MOU) 논란에 마침표가 찍힐지도 관심사다.

지난 연말께 임종석 대통령비서실장의 UAE 특사 방문을 전후해 UAE측에서 '국교단절' 가능성이 거론될 정도로 한·UAE간 비공개 군사 MOU 체결과 관련한 의혹이 제기돼 왔다.

문 대통령은 지난 1월 신년 기자회견에서 UAE와의 MOU에 대해 "공개되지 않은 협정이나 MOU 속에 흠결이 있다면 그런 부분은 앞으로 시간을 두고 UAE와 수정·보완하는 문제를 협의하겠다"고 밝혀 사실상 비공개 MOU 존재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번 UAE 순방에 임 비서실장이 함께하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임 실장이 대통령 순방에 동행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임 실장은 지난해 12월 문 대통령의 특사 자격으로 UAE를 방문해 모하메드 왕세제를 만났고, 모하메드 왕세제의 최측근인 칼둔 칼리파 무바라크 UAE 아부다비 행정청장이 지난 1월 특사 자격으로 방한해 문 대통령과 임 실장을 만난 바 있다.

때문에 특사 왕래를 계기로 임 실장이 칼둔 청장과 상당한 친분을 쌓은 만큼 군사 MOU 문제를 매듭짓는데 역할을 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온다.

문 대통령은 UAE 방문 마지막 날인 27일 UAE군의 교육훈련 지원과 연합훈련, 유사시 UAE내 우리 국민 보호 등을 위해 UAE에 파견된 아크 부대를 격려 방문한다.

◇한반도 평화외교 지속

또한 문 대통령의 UAE 순방은 4월말 남북정상회담과 5월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이뤄진다는 점에서 ‘한반도 평화외교’의 일환으로 분석된다.

문 대통령은 중동 지역에서 우리의 핵심 파트너인 UAE 최고위 지도부들과 만나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정착에 대한 자신의 의지를 재천명하고, 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이 한반도 평화의 중대한 분수령이 될 수 있도록 UAE측의 적극적인 지지를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

UAE는 2007년 9월18일 유엔 주재 UAE 대표부에서 북한과 대사급 수교협정을 체결했지만, 북한의 제6차 핵실험과 ICBM(대륙간탄도미사일)급 미사일 도발이 잇따랐던 지난해 10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대북제재 결의 2371호와 2375호 준수를 위해 북한과의 외교관계 중단을 선언한 상태다.

문 대통령은 직전 베트남에서도 우리 정부의 대북정책을 설명하고 쩐 다이 꽝 국가주석 등 베트남 지도부로부터 지지를 이끌어낸 바 있다. 문 대통령은 베트남 순방 기간 "이제 곧 남과 북, 미국과 북한의 정상이 연이어 만나게 되는데, 결코 놓쳐서는 안 될 소중한 기회"라며 "우린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의 길로 나아갈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gayunlov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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