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이력서에 '탈북' 지우니 합격.."우리도 국민입니다"

송형국 2018. 3. 24. 2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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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남과 북 사이에 대화의 물꼬가 트이고는 있지만 탈북민들에 대한 차별과 편견은 여전합니다.

취직이 되지않아, 이력서에서 탈북민 표기를 뺐더니 합격하는 등 사회적 편견에 시달리는 탈북민들의 이야기를 송형국 기자가 들어봤습니다.

[연관기사] [영상] 입사지원서에 ‘탈북’ 지우니 합격…“나도 대한민국 국민”

[리포트]

[2002년 2월20일 KBS '뉴스7' : "무장한 북한군 병사 한 명이 어젯밤 도라산역 북방 비무장지대를 통해 귀순해 한때 초비상이 걸렸습니다."]

북한군 대남 선전방송 요원으로 근무하던 주승현 씨, 22살의 나이로 철책을 넘었습니다.

목숨 걸고 찾아 온 자유의 땅, 하지만 '출신성분'이 주 씨를 가로막았습니다.

[주승현/탈북민·전주기전대 교수 : "처음에 직업을 구하려고 주유소에 갔었어요. 북한에서 왔다고 하니까 받을 수가 없다고 그러더라고요. '와 내가 목숨을 걸고 한국에 왔는데 주유소에 아르바이트도 얻기 어려운 처지가 됐구나'..."]

아르바이트를 병행하며 가까스로 명문대 졸업장을 얻었지만 달라진 건 없었습니다.

[주승현/탈북민·전주기전대 교수 : "(졸업 후) 한 100군데 (입사)지원을 했고, 취직도 안되고 굉장히 많은 상실감에 빠져있었죠. 그것(탈북민 표기)을 싹 빼버렸어요. 그리고 다시 지원을 했더니 놀랍게도 합격통지가 온 거예요. 경제적인 혜택이나 대우를 원하는 것이 아닙니다. 충분히 경쟁사회에 진입할 수 있다고 보고 있는데, 그 진입을 막고 있는 것이 제가 봤을 때는 지독한 차별이라고 생각을 하는 겁니다."]

정치 성향에 대한 편견도 차별로 이어집니다.

[주승현/탈북민·전주기전대 교수 : "예를 들어서 '모든 탈북자는 극우다' 하면 반대 진영에서는 '저 분단의 앞잡이', 이렇게 보는 거고요. 분단사회가 만든 이분법적인 흑백논리가 탈북자들을 그렇게 만든 거라고 생각합니다. 탈북민이 3만 2천 명이면요, 3만 2천 개의 사연이 있는 겁니다."]

지금까지 한국 땅을 밟은 3만 천여 명의 탈북민 가운데 우리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고 제3국을 찾아간 사람은 700명이 넘습니다.

KBS 뉴스 송형국입니다.

송형국기자 (spianato@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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