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에 물려 손가락 절단된 애견미용사..보상은? "없어요"

이현영 기자 입력 2018. 3. 24. 2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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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애견 미용사가 개에게 물려 손가락을 크게 다쳤습니다. 수술까지 받고 가위질을 제대로 못 할 정도로 후유증도 큰 데, 개 주인에게 보상받았을까요.

이현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자신이 운영하는 애견미용실에서 강아지를 씻기던 미용사가 갑자기 양손을 움켜쥡니다. 놀란 가족들의 부축을 받으며 병원으로 향합니다.
 
미용 중이던 강아지에게 물려 오른손 새끼손가락이 절단된 겁니다. 15년 경력의 베테랑이었지만 갑자기 벌어진 일이라 어쩔 도리가 없었습니다.

[A씨/애견미용사 : 순간적으로 물기 때문에 저희가 어떻게 예상을 못하거든요.]

손가락 접합 수술을 하느라 한 달 동안 일을 못 했습니다.

다시 일을 시작했지만 이번에는 가위질이 제대로 되지 않았습니다.

[A씨/애견미용사 : (가위에) 새끼손가락이 안 닿아요. 고정을 시켜줘야 하는데…많이 힘들었어요. 생계가 솔직히 첫 번째로 걱정됐고요.]

치료비에, 일도 못 해 피해가 막심하지만 하소연할 곳이 없습니다. 강아지 주인은 애견미용사의 관리소홀을 탓합니다.

[A씨 아내 : 병원비 보태주실 수 있느냐고 물어봤더니 그때부터 언성이 높아지고. '한두 번 하는 일도 아닐 텐데, 잘했으면 우리 개도 잘 있었을 텐데'라고….]
 
이렇게 미용사가 반려견을 다루다 물리는 일이 자주 일어나고 있습니다.

[애견미용사 : 일주일에 두세 번 이상은 겪는(다치는) 것 같아요. 심하면 얼굴도 발톱에 베이는 수준이고요.]

관련 규정은 개 주인에게 보상받기 어려운 구조입니다.

정부는 개에 입마개를 씌우고 일할 것을 권고해 사실상 미용사에게 1차적인 안전의무를 지우고 있습니다.

[박애경/한국애견협회 : 본인 스스로 내 안전에 대한 대비를 해야 되는 그런 상황인 거죠, 지금은. (견주에게) 애견 보험을 어떻게 강제할 수가 있겠어요.]

애견미용사들은 입마개를 씌운 채로 강아지 얼굴 털을 깎고 씻기는 게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에서 현실을 고려한 제도변화를 호소하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설민환, 영상편집 : 김준희)     

이현영 기자leehy@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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