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총포로 쫓아도 헛일'.. 인천공항, 드론으로 조류충돌 잡는다

조유진 2018. 3. 24.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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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2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3활주로에서 북쪽으로 약 2km 떨어진 유수지.

김 팀장은 "유수지역에 반복적으로 드론을 비행시켜 조류들이 활주로 인근에서 둥지를 틀지 못하도록 해 조류충돌 사고를 사전 예방하는 효과를 노릴 수 있을 것"이라면서 "해외 공항들도 새 형상의 고정익 드론을 활용해 조류퇴치 업무를 일부 하고 있지만 조류 서식지 조사 등 사전 예방에 드론을 활용하는 건 인천공항이 세계 최초"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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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류퇴치 드론 시연 현장 가보니

서식지 관리로 버드 스트라이크 '사전 차단'

외곽경비·불법주차차량 단속 등에도 활용 확대

국토부 협의 거쳐 하반기 본격 도입

[영종도= 아시아경제 조유진 기자] ‘다다다다다다’

지난 22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3활주로에서 북쪽으로 약 2km 떨어진 유수지. 조류 서식지역인 이 늪지대 위로 장축 1.5m 남짓의 드론 한 대가 ‘다다다다’ 프로펠러 소리를 내며 떠오르기 시작한다. 매의 머리통과 독수리 깃털사진이 랩핑 돼 있는 이 드론은 상공 15미터에서 선회비행을 시작했다.

500m 이내에서 드론을 조종하는 이는 인천공항의 의뢰를 받아 투입된 드론 제작 운용업체 직원. 이 조종자 주변에 공항 조류퇴치 전담반 소속 안전통제자와 조류퇴치 협력업체 직원 등 총 3명이 한 조로 움직인다. 이들이 관제탑과 교신 후 드론을 이륙시키면, 드론은 장착된 열화상 카메라로 조류떼를 감지하기 시작한다. 감지된 조류떼는 드론에 장착된 스피커에서 뒤섞여 나오는 매·독수리 울음소리, ‘펑펑’하는 총포 소리와 ‘쾅’하는 폭음, ‘두두두두’ 기관총소리 등에 놀라 멀리 달아난다.

인천국제공항공사가 조류퇴치에 최첨단 드론을 도입하려는 것은 '버드 스트라이크'(조류충돌) 사고 위험을 줄이기 위해서다. 버드 트라이크는 운항중인 항공기에 조류가 충돌해 생기는 항공사고를 말한다. 지난해 인천공항에서도 조류충돌이 총 9건 발생했다. 항공기 운항 1만회당 0.25건으로 발생횟수는 미미하지만, 새들이 항공기 엔진으로 빨려 들어갈 경우 대형 참사로 이어질 수 있어 활주로 주변에서 새들을 쫓는 것은 공항에서 중요한 업무로 분류된다.

지금까지 총포 등을 통해 새들을 쫓아왔지만 조류충돌 발생 자체를 사전에 차단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했다. 김홍수 인천국제공항공사 스마트공항팀장은 “활주로 인근에는 수십종의 철새들이 서식하고 있는데다, 새들은 학습력이 강해 총포로 내쫓아내도 이내 되돌아오는 습성이 있다”면서 “총포만으로 활주로 주변에서 새들을 쫓아내는 것은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드론을 조류퇴치에 활용하면 서식지 관리에도 효과적이다. 김 팀장은 "유수지역에 반복적으로 드론을 비행시켜 조류들이 활주로 인근에서 둥지를 틀지 못하도록 해 조류충돌 사고를 사전 예방하는 효과를 노릴 수 있을 것"이라면서 "해외 공항들도 새 형상의 고정익 드론을 활용해 조류퇴치 업무를 일부 하고 있지만 조류 서식지 조사 등 사전 예방에 드론을 활용하는 건 인천공항이 세계 최초”라고 강조했다.

인천공항은 오는 5월까지 시범운영을 한 뒤 6~7월 국토부와의 협의를 거쳐 하반기 중 업무에 본격 투입할 예정이다. 인천공항은 향후 조류퇴치 뿐만 아니라 공항물류단지 외곽울타리 경비, 관내 불법주차차량 적발 등에도 드론 기술을 활용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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