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보수집회 열리는 종로..'사기탄핵 무효' 낙서에 몸살
종각역 인근이 낙서로 몸살을 앓고 있다. 대부분 매주 열리는 보수단체 집회 참가자들이 남긴 낙서다. 실제로 이날 돌아본 종각역 인근의 벤치와 환풍구들은 곳곳이 낙서투성이였다. 거리를 지나가던 인도네시아인 교환학생 유리아(20)는 "역사적인 장소로 관광객이 많은 곳에 이런 낙서가 있는 게 보기 좋진 않다"고 말했다. 카자흐스탄에서 한국으로 여행 온 메이베챤(39)은 "관심을 끌 것 같긴 한데 그 대통령(박근혜 전 대통령) 문제는 법원이 결정한 것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벤치뿐만이 아니었다. 종로2가에 위치한 공중전화, 종로3가와 종각의 배전함, 종각역 8번 출구 앞 환풍구 테두리 돌에도 낙서가 돼 있었다. '거짓조작음모로 사기 탄핵당하고~'로 시작하는 쪽지를 구두수선 부스 문에 끼워놓은 경우도 있었다.
낙서를 한 사람은 현장에서 현행법으로 잡거나, 동영상이 있으면 추적해 잡을 수 있다. 그러나 시간이 오래 걸리고 그렇게까지 하기엔 경미한 범죄라 낙서한 사람을 잡는 경우는 거의 드물다. 잡힌다 해도 파출소에서 경범죄처벌법에 의해 과태료 4만∼6만원만 물리고 끝난다. 종로2가 파출소 전형완 경감은 "처벌은 나중 문제고, 시민의식의 문제다. 벤치 같은 공공시설물은 다 같이 사용하는 것이라는 주인의식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글·사진=김정연 기자 kim.jeong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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