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 선제타격" 주장 '슈퍼 매파' 일각선 "대북정책은 안 바뀔 듯"

워싱턴 | 박영환 특파원 입력 2018. 3. 23. 21:52 수정 2018. 3. 23. 2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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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ㆍ트럼프 ‘안보사령탑’에 볼턴
ㆍ국무장관 이어 또 ‘초강경파’
ㆍNYT “대립적 대외정책 신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에 네오콘 출신 초강경파 존 볼턴 전 유엔주재 미국대사(사진)를 임명하면서 향후 미국의 대외정책이 한층 대결적으로 바뀔 것으로 전망된다.

대북 선제타격을 주장해온 인사를 안보사령탑에 앉힌 데는 5월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북한을 최대한 압박하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뜻도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허버트 맥매스터 국가안보보좌관의 후임인 볼턴 전 대사는 다음달 9일부터 국가안보보좌관 업무를 시작한다. 그는 조지 W 부시 정부 시절 국무부 차관과 유엔주재 미국대사를 지냈다. 당시 북한, 이란, 이라크를 ‘악의 축’으로 규정하고 강경책을 폈으며 2003년 미국의 이라크 침공도 공개 지지했다. 2016년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했고, 트럼프 정부 출범 후 백악관을 수시로 드나들며 트럼프 대통령에게 외교안보 정책을 조언했다.

볼턴 전 대사는 북한의 자발적 핵포기 가능성을 부인하며 선제타격 등 군사적 대응 필요성을 역설한 인물이다. 그는 지난달 월스트리트저널 기고에서 대북 선제타격은 “완벽하게 합법적”이라고 주장했다. 지난 11일 폭스뉴스에서는 “군사행동을 피할 유일한 방법은 정권을 무너뜨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1일 자유아시아방송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 정상회담에서 ‘북한이 시간을 벌려 하고 있구나’라고 판단한다면 아마 회담장을 떠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로이터통신은 “슈퍼 매파(super-hawk)가 국가안보보좌관에 임명됐다”고 평가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중앙정보국(CIA) 국장의 국무장관 기용에 이어 볼턴 전 대사까지 중용함으로써 트럼프 정부의 집권 2년차 외교안보팀은 초강경파 일색이 됐다. 뉴욕타임스는 “이란과 북한으로부터의 도전에 직면한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보다 대립적인 대외정책을 알리는 신호”라고 해석했다. 당장 이란 핵합의 파기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볼턴 전 대사의 안보사령탑 임명이 북·미 정상회담에 미칠 영향을 두고는 평가가 엇갈린다. 정상회담을 통해 돌파구를 마련하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의지가 강하고, 맥매스터 보좌관도 대북 강경파였던 만큼 그의 임명으로 정책 방향이 달라질 것은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반면 핵 비확산 전문가인 비핀 나랑 매사추세츠공대(MIT) 교수는 허핑턴포스트에서 “대북 선제타격을 주장하는 사람이 국가안보보좌관인데 어떻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핵실험 동결을 설득할 수 있겠는가”라며 북핵 협상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일각에서는 북·미 정상회담 실패 시 미국의 대북 군사적 옵션 선택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지난해 2월부터 트럼프 정부의 두번째 국가안보보좌관으로 일해온 맥매스터 보좌관은 트럼프 대통령과 궁합이 맞지 않았고 막후에서도 종종 부딪쳤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인터넷매체 버즈피드는 지난해 11월 맥매스터 보좌관이 사석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유치원생의 지능을 가진 바보 멍청이”라고 불렀다고 보도한 바 있다.

<워싱턴 | 박영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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