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암 85%는 흡연 탓.. 30년 이상 흡연자 '저선량 CT 검사' 꼭 받으세요

이지현 2018. 3. 23. 1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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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현 기자의 생생헬스
국내 암발생 현황과 폐암 예방법
21일 WHO가 정한 암 예방의 날
82세까지 살면 암 걸릴 확률 35%
암환자 5년 생존율 71%로 높아져
매일 47명이 폐암으로 사망
발열·객혈 등 증상 있으면 의심
담배 피우거나 가족력 있는 사람
정기적으로 CT검사 받아야
담배연기·미세먼지는 1급 발암물질
미세먼지 주의보 발령된 날
환기는 3분 이내로 짧게 하고
진공청소기보다 물걸레로 청소를

[ 이지현 기자 ]


매년 3월21일은 세계보건기구(WHO)가 정한 암 예방의 날이다. WHO는 암의 3분의 1은 예방할 수 있고 3분의 1은 조기 진단과 치료로 완치할 수 있으며 나머지 3분의 1도 적절히 치료하면 증상이 나아진다는 의미로 3-2-1을 상징하는 3월21일을 암 예방의 날로 정했다. 이 같은 긍정적인 메시지와 달리 암은 1983년 사망 원인 통계가 작성된 이후 부동의 1위를 지키고 있다. 암 치료법이 개발되고 생존율이 높아졌지만 여전히 암은 두려운 질환이다. 국내 암 사망자가 가장 많이 걸린 암은 폐암이다. 국내 암 발생 현황과 사망 위험이 높은 폐암 예방법 등에 대해 알아봤다.

82세까지 살면 암 걸릴 확률 35.3%

우리 국민이 기대수명인 82세까지 산다고 가정하면 암에 걸릴 확률은 35.3%다. 성별로 보면 남성은 5명 중 2명(37.9%), 여성은 3명 중 1명(32%)에게서 암이 발병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전국 단위 암 등록통계를 집계한 1999년부터 2015년까지 암 치료를 받고 있거나 완치 후 생존한 환자는 161만1487명이다. 인구(5095만1727명)의 3.2%에 해당하는 숫자로 국민 31명 중 1명이 암을 경험했다는 의미다. 최근 들어 암 발병률이 줄고 있는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2015년 새롭게 암 진단을 받은 환자는 21만4701명으로 전년보다 4253명 줄었다. 인구 10만 명당 신규 암 환자는 421.4명으로 2012년 이후(451.7명) 꾸준히 감소했다. 생존율은 높아지고 있다. 암 환자 5년 생존율은 70.7%로 암 환자 3명 중 2명 이상은 5년 이상 산다. 2001~2005년 생존율 54%와 비교하면 16.7%포인트 증가했다. 하만호 가톨릭관동대 국제성모병원 외과 교수는 “암에 대한 인식 개선, 조기 암 검진 등의 영향으로 암 생존율이 높아졌다”고 했다.

암 사망 원인 1위 폐암

암은 발병률이 줄고 생존율도 높아지지만 여전히 극복하지 못한 질환이다. 지난해 국내 사망자의 27.8%는 암으로 숨졌다. 사망자가 가장 많은 암은 폐암이다. 한 해 폐암으로 사망하는 사람은 1만7400만 명에 이른다. 매일 47명이 폐암으로 목숨을 잃고 있다. 30분당 한 명꼴로 폐암 사망자가 발생한다는 의미다. 폐암 사망자가 많은 이유는 초기 증상이 없어 조기 발견하기 어려워서다. 흡연, 미세먼지 등 폐암에 영향을 미치는 나쁜 요인이 늘어나는 것도 원인이다. 담배와 미세먼지는 모두 사람에게 암을 일으키는 것이 명확히 확인된 1급 발암물질이다. 지름 5마이크로미터(㎛) 이하 먼지는 폐 속 깊이 폐포까지 침투할 수 있다. 2.5㎛ 이하 미세먼지 표면에는 중금속 등 유해물질이 많이 붙어 있다. 이런 물질은 직접 폐조직에 영향을 미친다. 면역 관련 세포작용으로 염증 반응이 생겨 호흡기계가 손상되는 것은 물론 심혈관계, 뇌신경계 등에도 영향을 미친다. 최근에는 미세먼지가 전신 순환계로 직접 침투해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는 연구결과도 발표됐다.

다양한 원인 때문에 폐암이 생기면 기침과 발열, 객혈, 가슴 통증, 호흡 곤란 등의 증상이 생길 수 있다. 폐암은 단단한 고형 성분으로 이뤄진 종양과 단단하지 않은 성분으로 이뤄진 종양(간유리 결절 등)으로 나뉜다. 모양과 크기가 다양하고 악성종양인 암과 양성종양을 구분하기 어려운 환자도 많다. 폐암으로 의심되는 환자가 병원을 찾으면 흡연력, 기저 질환, 가족력은 물론 종양이 얼마나 빠른 속도로 자라고 있는지 등을 확인해 종합적으로 진단한다.

엑스레이, CT 등으로 진단

정기 엑스레이 검사로 폐암을 발견하기도 한다. 신소연 경희대병원 영상의학과 교수는 “종양의 크기가 작거나, 엑스레이에서 보이지 않는 구석에 있는 종양일 때, 빠르게 자라는 종양일 때는 엑스레이 검사로도 잘 보이지 않거나 검사 시점에 발견되지 않을 수 있다”고 했다. 단단하지 않은 종양도 마찬가지다. 이 때문에 좀 더 정밀하게 보려면 컴퓨터단층촬영(CT) 검사가 필요하다. 담배를 피우거나 가족 중 폐암 환자가 있는 사람, 만성 폐질환이 있는 사람은 정기적으로 CT 검사를 받아야 한다.

영상촬영 검사로 폐암 이상 소견이 나오면 암 진단을 위해 조직검사를 해야 한다. 악성 조직의 세부 특성을 파악하거나 양성질환 중에서도 혈액 검사로 검출이 안 되는 특정한 균을 검출하기 위해 조직검사를 하기도 한다. 다만 모든 폐 병변을 조직검사로 진단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의료진 판단에 따라 조직에 접근할 수 있고 조직검사로 진단하는 게 낫다고 판단될 때 진행한다. 조직 일부를 떼어내는 검사이기 때문에 검사 조직이 진단에 불충분하거나 의심되는 진단과 조직검사 소견이 맞지 않으면 재검사를 하거나 추가 수술이 필요할 때도 있다. 최근에는 조직검사를 할 때 초음파나 CT 등을 보면서 한다. 30분 내외의 시간이 걸린다. 진통 주사와 국소 마취를 한 뒤 조직검사용 바늘을 폐에 찔러 조직을 채취한다. 심각한 합병증이 없으면 대부분 검사 다음날 퇴원한다.

폐암 85%는 흡연 때문

폐암으로 진단되면 암이 진행된 정도에 따라 수술, 방사선 치료, 항암 치료 등을 선택해 치료해야 한다. 다른 암과 마찬가지로 초기 폐암일수록 생존율이 높다. 따라서 폐암 위험이 높은 사람은 조기에 진단될 수 있도록 꾸준히 관찰해야 한다. 정부는 지난해 4월부터 30갑 년(30년간 매일 한 갑씩 흡연) 이상 흡연력이 있는 만 55∼74세를 대상으로 폐의 작은 결절도 진단할 수 있는 저선량 CT를 활용한 폐암 무료 검진 사업을 하고 있다. 사업을 통해 조기 폐암 발견이 늘었다. 담배를 피우는 사람은 이 같은 사업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

전체 폐암의 85%는 흡연 때문에 생긴다. 흡연은 폐암 위험을 13배 높인다. 장기간 간접흡연을 하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폐암이 생길 가능성이 1.5배 높다. 담배를 피우는 양과 기간도 폐암 위험에 영향을 준다. 담배를 오랫동안 많이 피울수록 흡연 위험은 높아진다. 흡연자가 담배를 끊거나 줄이면 폐암 위험은 눈에 띄게 줄어든다. 폐암 예방을 위해서는 담배를 처음부터 시작하지 않는 것이 가장 좋다. 흡연자는 담배를 끊는 것이 폐암 위험을 낮추는 지름길이다. 끊기 어렵다면 줄이는 것도 도움된다. 담배 외에 석면, 라돈, 비소, 카드뮴, 니켈 등 금속, 방사선 노출도 폐암 위험을 높인다. 이들 물질은 미세먼지 속에 많이 포함돼 있다. 실내에서 요리한 뒤에는 환기해야 한다. 미세먼지 농도가 심한 날에는 진공청소기보다 물걸레로 청소하는 것이 낫다.

bluesky@hankyung.com

도움말=하만호 가톨릭관동대 국제성모병원 외과 교수, 신소연 경희대병원 영상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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