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고단한 삶 달래던 50년 역사 부산 보림극장 역사 속으로

2018. 3. 23.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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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두운 조명과 퀴퀴한 냄새, 삐걱 되던 좌석. 지금의 영화관과는 비교도 안 되는 공간이었지만 젊은 날의 추억이 담긴 곳인데 사라진다니 많이 아쉽습니다."

50년 동안 한 자리에서 많은 시민의 향수를 달래주던 부산 동구 범일동 보림극장 건물이 철거된다.

최근까지 보림극장 건물을 관리하던 A 씨는 "일부 시설이 비어 있는 상태로 건물이 유지되다 보니 관리비가 많이 들어 건물주가 매각 결정을 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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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날의 상징이었는데.." 당대 최고 스타들의 공연 '생생'
지난주부터 본격 철거작업 돌입..주상복합건물 들어설 듯

(부산=연합뉴스) 손형주 기자 = "어두운 조명과 퀴퀴한 냄새, 삐걱 되던 좌석. 지금의 영화관과는 비교도 안 되는 공간이었지만 젊은 날의 추억이 담긴 곳인데 사라진다니 많이 아쉽습니다."

철거되는 보림극장 건물 [손형주 기자]

50년 동안 한 자리에서 많은 시민의 향수를 달래주던 부산 동구 범일동 보림극장 건물이 철거된다.

극장이 폐업한 지 20년이 훌쩍 지났지만 최근까지 건물 2층과 3층에는 옛날 극장 모습이 그대로 유지되고 있었던 터라 철거 소식은 더욱 아쉬움이 남는다.

인근에 있던 삼일(1944∼2006), 삼성(1959∼2011) 극장 철거에 이어 보림극장마저 사라지게 됐다.

1960∼80년대 부산 시민의 문화공간 역할을 했던 흔적은 이제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게 됐다.

23일 부산 동구에 따르면 보림극장 건물주는 최근 지하 1층∼지상 4층 규모의 건물을 건설사에 매각했다.

지난 12일부터 본격 철거 작업에 들어갔고 보림극장 터에는 주상복합건물이 들어설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보림극장은 1955년 개관해 1968년 현재 위치로 이전했다.

범일동에 먼저 자리를 잡은 삼일, 삼성극장과 함께 '극장 트리오'로 불리며 한때 부산에서 제일 잘 나가는 극장이었다.

1970년대 인기스타의 공연장으로 활용된 보림극장 [부산 동구청 제공=연합뉴스]

1970년대까지 영화 상영과 함께 구봉서, 배삼룡, 하춘화 등 당대 최고 인기스타의 공연을 여는 등 지역 대표 문화공간의 역할을 했다.

하지만 신발산업의 침체로 주 수요층의 하나인 신발공장 노동자가 줄고 새로운 중심지로 성장한 서면과 남포동에 대형 극장이 생기면서 성인전용 영화 또는 두 편 동시 상영관의 모습으로 바뀌었다.

당시 단돈 500원으로 영화 두 편을 볼 수 있었기 때문에 주머니 사정이 여의치 않은 학생과 서민이 주로 보림극장을 많이 찾았다.

이후 신규 대형 영화관이 속속 들어선 영향으로 쇠락의 길을 걷다가 1997년 폐업 신고를 했다.

댄스홀이 잠시 운영되다 1층에는 마트와 소매상점이 들어섰고 영화관으로 운영되던 2층과 3층은 빈 상태로 방치됐다.

시민 김모(52) 씨는 "학창 시절 친구들과 함께 자율학습을 빠지고 두 편 동시 상영관에서 온종일 영화를 관람했던 기억도 난다"며 "보림극장은 젊은 날의 상징 같은 곳"이라고 회고했다.

최근까지도 시민의 사랑을 받던 보림극장을 새로 관광자원하려는 움직임은 있었다.

동구는 2015년 근현대 역사를 느낄 수 있게 만든 범일 이바구길을 조성하면서 보림극장 외형 일부를 복원하기도 했다.

'절찬 상영'이 적힌 간판과 함께 시대를 풍미했던 가수와 영화 포스터를 붙였다.

동구 관계자는 "건물 2층과 3층이 영화관 형태로 유지되고 있어 내부를 복원해 영화학교 등의 사업을 추진하는 등 몇 차례 관광자원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구상했으나 사유시설이다 보니 사업비 문제 등으로 무산 된 적이 있다"고 말했다.

2015년 건물 외관이 복원된 보림극장의 모습 [부산 동구청 제공=연합뉴스]

최근까지 보림극장 건물을 관리하던 A 씨는 "일부 시설이 비어 있는 상태로 건물이 유지되다 보니 관리비가 많이 들어 건물주가 매각 결정을 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보림극장 인근에서 30년 넘게 거주한 김수환(65) 씨는 "도로가 생기면서 삼일, 삼성극장 건물이 사라졌는데 간판이라도 달려 있었던 보림극장 건물마저 사라진다니 아쉽다"며 "극장이 운영되지 않더라도 건물 내부라도 보존 되길 기대했었다"고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handbrother@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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