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금리 또 뛰면 주택담보대출 이자 최대 6%까지 '껑충'

안광호·임지선 기자 2018. 3. 22. 2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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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ㆍ한·미 ‘금리 역전’ 이후
ㆍ가계 원리금 늘어 소비 둔화
ㆍ부동산시장엔 한파 올 수도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기준금리를 인상한 22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출근 중 기자들로부터 금리 인상 여부에 대한 질문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22일(한국시간) 기준금리 인상이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곳은 금융시장이다. 미 기준금리 인상과 함께 국채금리가 오르면 국내 시장금리도 이와 연동해 각종 대출금리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벌써부터 고정금리형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연내 최고 연 6%까지 오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미 연준이 내년 말까지 최소 5회 기준금리 인상을 예고하고 있어 향후 취약계층 위주로 빚 부담은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한국은행 등에 따르면 국내 예금은행의 주택담보, 집단, 신용 등 가계대출 금리(신규 취급액 기준)는 지난해 1월 3.39%, 6월 3.41%, 12월 3.61%, 지난 1월 3.71% 등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였다. 같은 기간 미 연준은 기준금리를 1월 0.75%에서 6월 1.25%, 12월 1.50%로 인상했다. 국내 가계대출 금리가 미 금리 인상에 따라 함께 상승했다.

미국 기준금리 인상과 함께 전 세계 채권시장의 기준이 되는 미국 국채금리가 오르면서 국내 시장금리도 영향을 받았다. 은행권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의 기준이 되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 금리는 지난해 6월 1.58%(잔액 기준)에서 지난달 1.75%를 기록했다.

은행이 대출금리를 정할 때 기준으로 삼는 금융채 AAA등급 5년물 금리도 지난해 초 2.0% 수준에서 지난 21일 기준 2.72%까지 올랐다. 이 같은 영향으로 5년간 고정금리 후 변동금리가 되는 혼합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최대 5.0%대까지 진입했다.

문제는 향후 금리 인상이 추가로 이어질 것이란 점이다. 미 연준은 이날 3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한 데 이어 올해 두 차례 더 올릴 것으로 전망했다. 연말 추가로 한 차례 더 인상이 있을 것이라는 전망마저 나오고 있다. 내년에도 기준금리를 세 차례 인상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이 22일 기준금리 0.25%포인트를 인상하기로 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직후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연합뉴스

금리 인상 압박을 받는 한은도 올해 한두 차례 금리를 올릴 것으로 보여 대출금리 상승은 불가피하다. 문제는 상승폭이다. 연말에는 고정금리형 주택담보대출 최고 금리가 연 6%에 육박할 것이란 전망이 벌써부터 나온다. 한은은 기준금리가 1%포인트 인상되면 대출금리는 3%포인트 상승하고, 그에 따라 증가하는 고위험가구는 2만5000가구, 금융부채도 10조원가량이 늘어날 것으로 추정했다.

안원걸 신한PWM태평로센터 PB팀장(부지점장)은 “금리 변동 추이를 지켜보면서 혼합형 주담대를 이용하는 방법도 고려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대출금리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는 시장이 부동산이다. 무리하게 빚내 집을 샀거나 대출이 많은 다주택자들은 버티기 힘들다. 정부의 부동산 규제와 맞물리면서 부동산 경기가 하강하면 대출원리금 회수가 어려워져 은행이 부실화될 수 있다. 금융당국은 은행들이 미국 금리 인상과 관련해 스트레스 테스트를 실시할 것을 당부했다. 스트레스 테스트란 환율 등 거시경제 변수가 급격히 변동될 때 금융권이 대출을 받은 가계와 기업의 파산 등의 상황에 얼마나 견딜 수 있는지를 측정해보는 시험이다.

금융감독원장 대행인 유광열 수석부원장은 이날 회의에서 “(한·미) 기준금리가 역전된 데다가 추가 금리 인상이 예상되는 만큼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안광호·임지선 기자 ahn7874@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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