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추행 무고에 교사 남편 잃어"..아내의 애끓는 청원

유승목 기자 입력 2018. 3. 22. 17:54 수정 2018. 3. 22.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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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학생 제자를 성추행 한 의혹을 받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한 교사의 아내가 무고(사실이 아닌 일을 거짓으로 꾸며 고소·고발하는 일)이고 억울하다며 청와대 홈페이지에 장문의 편지를 올렸다.

작성자인 (故) 송경진씨의 아내 강하정씨는 "지난 2017년 8월5일 사랑하는 남편을 잃었다"며 "전라북도학생인권교육센터의 불성실하고 불합리한 실적올리기식의 강압조사에 단 하나뿐인 목숨을 던져 부당함과 억울함을 증거하고 희생되었다"고 억울함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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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송씨의 부인 강씨가 다음 '아고라'에 청원하며 올린 사진. /사진= 다음 아고라 캡처


여학생 제자를 성추행 한 의혹을 받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한 교사의 아내가 무고(사실이 아닌 일을 거짓으로 꾸며 고소·고발하는 일)이고 억울하다며 청와대 홈페이지에 장문의 편지를 올렸다. 청원자는 경찰이 종결한 사건을 교육당국이 강압적으로 조사해 남편이 희생됐다며 호소했다. 해당 국민청원은 8000명이 넘는 지지를 받고 있다.

지난 15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문재인 대통령님 제발 이 간절한 편지를 읽어주십시오'라는 제목의 청원이 올라왔다. 작성자인 (故) 송경진씨의 아내 강하정씨는 "지난 2017년 8월5일 사랑하는 남편을 잃었다"며 "전라북도학생인권교육센터의 불성실하고 불합리한 실적올리기식의 강압조사에 단 하나뿐인 목숨을 던져 부당함과 억울함을 증거하고 희생되었다"고 억울함을 토로했다.

강씨에 따르면 교사인 그의 남편 송씨는 지난해 4월19일 자신이 가르치던 여중생을 성추행했다는 이유로 동료 교사에게 신고 당했다. 수사에 나선 경찰은 해당 사건을 '혐의 없음'으로 종결했다. 하지만 부안교육지원청은 송씨를 성범죄자로 낙인 찍어 직위해제 및 대기발령을 명령했다.

이후 전북학생인권센터가 진상 조사에 나섰다. 센터는 송씨의 성추행 혐의를 인정해 강제전보조치를 요구했다. 송씨는 성추행 교사로 낙인 찍혔다. 자신의 명예를 회복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그는 자택 차고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강씨는 이 과정에서 있었던 교육 행정 기관과 인권 당국의 부조리한 조치를 비판했다. 강씨는 "전라북도교육감 면담을 수차례 요청했으나 거절당했고, 국민권익보호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했더니 '전라북도교육청에 신청하라'며 받아주지 않았다"고 토로했다.

이어 "교육청이 사실조사도 하지 않고 남편을 가해자로 단정했다"며 "도와달라고 갔다가 피눈물만 뿌리면서 돌아서기를 수도 없이 반복했다"고 성토했다.

/사진=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캡처


강씨에 따르면 학생인권교육센터는 무죄를 주장하는 송씨에게 "(그렇게 되면) 학생들이 무고로 처벌 받을 수도 있다"고 으름장을 놨다. 제자들이 다칠 수 있다는 협박에 송씨는 혐의를 인정하는 듯한 발언으로 꼬리를 잡히기도 했다.

이들은 남편 송씨를 썰렁한 밀실에서도 양복 등이 흠뻑 젖을 정도로 식은땀을 흘리도록 강압적으로 조사했다. 학생과 학부모, 심지어 졸업생까지 탄원서를 제출했지만 무시하는 등의 태도를 보였다.

강씨는 "정작 (무고죄가 있는) 학생들에 대한 조사는 단 한 차례도 이루어지지 않았다"며 "심지어 지금 본인이 고소한 10여 명에 대한 조사를 위해 학생들을 조사해 여죄를 밝혀야 함에도 '2차 피해가 우려된다'는 이유로 조사를 할 수 없는 것이 대한민국 사법권의 현실"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단지 남자라는 이유로, 단지 성인이라는 이유로, 단지 교사라는 지위 때문에 남편은 죽어야 했다"며 설립 목적과 취지를 잊은 학생인권교육센터와 담당자인 학생인권옹호관을 비판했다.

그러면서 "헌법도, 국가인권위원회법도, 자기들이 만들어 놓은 조례조차도 무시하고 살인에 버금가는, 어쩌면 자살로 포장된 간접적인 살인을 저질렀다"고 강하게 성토했다.

한편 해당 청원은 22일 오후 5시 현재 8282명이 참여했다.

유승목 기자 mok@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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