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의 변신은 무죄..'연출가'로 불러주세요

장병호 2018. 3. 22.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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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봄 배우들이 연출가로 변신한다.

무대 위에서 쌓아온 경험을 바탕으로 연출가가 된 배우들의 새로운 모습이 관객에게 색다른 즐거움을 선사할 것으로 보인다.

원 교수는 "배우들은 무대 경험이 많은 만큼 연출가로서 연기의 흐름이나 감정의 전후 관계 등을 무대에서 보다 디테일하게 보여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며 "반면 배우의 동선이나 감정에만 집중하는 경향이 있어 큰 그림을 보지 못하는 경우가 있기도 하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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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래드 리틀, 뮤지컬 '바람사'로 첫 연출 도전
김민교, 연극 '발칙한 로맨스' 재공연 연출 복귀
"보다 디테일한 감정 집중하게 만드는 작품"
뮤지컬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로 첫 연출에 도전하는 배우 브래드 리틀(왼쪽), 연극 ‘발칙한 로맨스’로 5년 만에 연출로 복귀하는 배우 김민교(사진=블루스테이지·집컴퍼니).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올 봄 배우들이 연출가로 변신한다. 무대 위에서 쌓아온 경험을 바탕으로 연출가가 된 배우들의 새로운 모습이 관객에게 색다른 즐거움을 선사할 것으로 보인다.

뮤지컬배우 브래드 리틀은 3년 만에 돌아오는 뮤지컬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5월 18일~7월 29일 샤롯데씨어터)로 연출에 첫 도전한다. 공연제작사 쇼미디어그룹은 최근 개막 소식을 전하며 “브래드 리틀이 프랑스 오리지널 연출가 제라르 프레스귀르빅과 함께 한국 연출가로 활약한다”고 밝혔다.

브래드 리틀을 연출로 발탁한 이유는 “배우로서 전세계 무대에서 활약해온 연륜” 때문이다. 브래드 리틀은 1984년 배우로 데뷔한 뒤 브로드웨이를 비롯한 세계 무대에서 활약해왔다. 2005년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첫 내한공연에서 주인공 팬텀 역을 맡아 국내에서도 대중적인 인기를 얻었다. 지난해 4월에는 서울에서 한국인 여성과 결혼해 화제를 모았다.

쇼미디어그룹 관계자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는 원작이 장편 서사 드라마인만큼 개성 있는 다양한 캐릭터가 등장한다”며 “브래드 리틀이 세계 무대에서 쌓아온 관록을 발판 삼아 작품을 잘 구현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한 “배우를 잘 이해하는 만큼 출연진의 역량을 이끌어내 캐릭터의 개성을 잘 살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섬세한 연기력을 바탕으로 한 무대 연출도 기대를 갖게 한다. 원종원 순천향대 공연영상학과 교수는 “브래드 리틀은 ‘오페라의 유령’이 역대 출연진 중에서도 가장 섬세한 감정을 보여준 배우”라며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에서는 연출가로 자신의 강점을 살릴 수 있을 것 같다”고 전망했다.

드라마·영화·예능 등 다방면에서 활약 중인 배우 김민교는 연극 ‘발칙한 로맨스’(4월 말~7월 말 JTN아트홀 1관)로 5년여 만에 연출가로 대학로 무대를 다시 찾는다. 공연기획사 집컴퍼니 관계자는 “‘발칙한 로맨스’는 김민교 연출이 직접 극본까지 쓴 작품”이라면서 “연출로 복귀하면 어떤 작품을 고민하던 중 평소 애정이 컸던 ‘발칙한 로맨스’를 선택해 올해 초부터 공연을 준비해왔다”고 설명했다.

‘발칙한 로맨스’는 고등학교 시절 첫사랑이었던 수지와 봉필이 15년의 세월이 지난 뒤 재회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섹시함과 코미디 속에서 웃음과 감동을 함께 담아 대학로 무대에 여러 차례 올랐다. 김민교는 오랜만의 공연을 위해 극본을 다듬는 등 변화를 준비하고 있다. 집컴퍼니 관계자는 “최근의 상황을 반영한 대사와 세련된 무대 등 디테일한 부분이 달라질 것”이라며 “좀 더 진해진 러브라인도 만날 수 있다”고 말했다.

배우들의 연출가 변신은 그동안 여러 차례 있었다. 무대 위에서 오랜 기간 활동해온 배우 박혜미, 오만석, 남경주를 비롯해 영화배우 황정민 등이 연출가로 변신해 화제를 모았다. 최근에는 뮤지컬배우 박혜나도 남편인 배우 김찬호를 비롯한 친한 배우들이 출연하는 연극 ‘경환이’의 연출을 맡기도 했다. 박혜나 소속사 씨제스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박혜나가 다른 배우들과의 친분으로 연출을 맡았다”며 “힘들었지만 즐거운 경험이었다고 말했고 언젠가 나중에 또 기회가 되면 연출에 도전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전했다.

원 교수는 “배우들은 무대 경험이 많은 만큼 연출가로서 연기의 흐름이나 감정의 전후 관계 등을 무대에서 보다 디테일하게 보여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며 “반면 배우의 동선이나 감정에만 집중하는 경향이 있어 큰 그림을 보지 못하는 경우가 있기도 하다”고 분석했다. 이어 “관객 입장에서는 배우가 연출하는 작품 속 캐릭터의 감정에 보다 집중한다면 더욱 흥미로운 감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장병호 (solanin@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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