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 MB 구속심사 일정 취소..법원 "22일 최종 결정"

최종혁 입력 2018. 3. 21. 19:21 수정 2018. 3. 21.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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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법원이 이명박 전 대통령의 영장실질심사 일정을 내일(22일) 중으로 확정하겠다는 방침을 조금 전 밝혔습니다. 구속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이 전 대통령은 자택에 머물면서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지요. 영장 청구서에 따르면 이 전 대통령은 재임 기간 동안에만 수십억 원을 받았고, 다스 운영에 개입하는 등 청와대를 사적으로 동원했다는 비판 역시 피할 수 없게 됐습니다. 오늘 최 반장 발제에서는 이명박 전 대통령 영장 관련한 내용을 집중적으로 전해드리겠습니다.

[기자]

이명박 전 대통령이 결국 구속 기로에 섰습니다. 1995년 전두환, 노태우 씨가 동시에 구속된 지 23년 만에 또다시 박근혜, 이명박 전직 대통령 두 명이 구치소에 갇히는 부끄러운 역사가 되풀이 될까요. 전해드렸듯 이 전 대통령은 영장 심사에 참석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왜일까요?

[추미애/더불어민주당 대표 : 자신이 저지른 수많은 범죄 혐의를 입증하는 수많은 증거와 증언 앞에 스스로 체념한 것 아닌가 싶습니다.]

일단 박 전 대통령에 이어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받는 두 번째 전직 대통령이라는 불명예는 피한 셈입니다. 다만 변호인단은 참석하겠다는 뜻을 밝혔는데요. 이때문에 법원은 당초 내일 오전 10시 반으로 예정된 영장실질심사 일정을 취소하고 양측의 서면으로만 심사를 진행할지, 아니면 검사와 변호사가 출석해 심사하는 일정을 다시 잡을지 내일 중에는 결정하겠다는 일정을 밝혔습니다.

그래서 앞서 법원이 발부한 구인장은 검찰이 반납을 했습니다. 즉 강제적으로 체포하지 않겠다는 뜻이었는데요, 향후 영장심사일정이 잡히더라도 이 전 대통령은 자택에서 대기하며 영장발부 여부를 기다릴 것으로 보이고, 만일 발부가 된다면 곧바로 구치소로 이송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 전 대통령 측은 이례적으로 범죄 혐의가 적시된 영장 청구서를 공개하며 적극적인 대응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검찰이 물증 없이 덤비고 있다", "진술과 진술로 거짓 다리를 만들어 엮었다"라고 비판했는데요. 앞서 삼성의 승계 현안을 "가상의 틀"이라던 박근혜 전 대통령의 주장과 왠지 모르게 닮았습니다.

[박근혜/전 대통령 (지난해 1월 1일) : 완전히 엮은 겁니다. 그 누구를 봐줄 생각, 이거는 손톱만큼도 없었고 제 머릿속에 아예 그게 없었어요.]

이 전 대통령 측이 거짓 다리로 엮었다라는 진술은요, 바로 김성우 전 사장 등 다스 전현직 경영진, 그리고 이병모 씨 등 재산관리인들의 진술을 일컫습니다. "자신의 책임을 덜기 위해 거짓 진술을 하고 있고 그 어디에도 물적 증거가 없다"라는 주장을 펼쳤습니다.

그런데 정작 물적 증거에 대해서는요, '떠넘기기 전략'을 구사하고 있습니다. 영포빌딩에서 발견된 삼성의 다스 소송비 대납이나 다스 운영 개입 자료 등은 "이 전 대통령이 알지 못했고 실무진이 보고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것인데, 앞서 '정직'이 가훈이라던 이 전 대통령의 주장은 과연 진실일까요.

[이명박/전 대통령 (2007년 2월 21일) : 우리 어머니가 매우 가난했던 어머니거든요. 아주 가난했습니다. 또 많이 배우시지도 못하셨어요. 그런데 매우 적극적이셨어요, 우리 아버님은 너무 정직하신 분이었어요. 그 옛날시대는 너무 정직해가지고 돈 못 벌잖아요. 그래서 돈을 못 버셨어요.]

정직하면 돈을 못버는 것이었습니다. 아무튼 검찰의 판단은 다릅니다. 대선 당선이 유력했던 MB 측에 삼성이 소송비 대납 의사를 전하며 접근했고 김백준 전 기획관이 이 전 대통령에게 이를 보고해 승인을 해서 받았다는 것입니다. 대통령 취임 후에도 계속됐고 이 전 대통령이 삼성 측에 "고맙게 생각하고 계속 도와달라"는 의사도 전달했다고 합니다.

검찰은 또 청와대가 사실상 'MB 민원 해결소'였던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다스의 투자금 회수를 위해 법무비서관 등을 시켜 소송 전략을 지원하도록 했습니다. 그리고 다스 대표였던 김재정 씨가 사망하자 청와대에 파견 온 국세청 직원에게 상속, 탈세 방안 마련을 지시하고 직접 보고 받기도 했다고 하고요. 즉, 국민 세금으로 운영되는 청와대를 사적 이익을 추구하는 데 사용한 셈인데 세금을 허비하는 일, 이 전 대통령은 범죄라고 했습니다.

[이명박/전 대통령 (2007년 2월 21일) : 쓰지 않아야 할 때 마구 쓰게 되고 허비하고 낭비가 많으니까 저는 어떻게 생각하느냐… 나라 돈을 허비해서 막 쓰는 것도 도덕적으로는 범죄다,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이 전 대통령의 뇌물 혐의는 박근혜 전 대통령과는 다소 다른 점이 있습니다. 재단 출연과 정유라 승마지원 등 '대기업'으로부터 '큰 돈'을 받은 박 전 대통령과는 달리 이 전 대통령은 중소기업이나 개인을 공략했습니다. 아시다시피 성동조선, 대보그룹, ABC상사, 김소남 전 의원 그리고 지광 스님까지 등이죠. 검찰은 이 전 대통령이 "나중에 문제를 일으키지 않을 사람을 선별해 은밀히 불법자금을 받자"라고 측근들과 공모한 정황을 포착했습니다.

끝으로 바다 건너 프랑스에서 들어 온 소식 하나 전해드리겠습니다. 니콜라 사르코지 전 대통령이 과거 리비아의 독재자 카다피로부터 불법 대선자금을 받은 혐의로 구금돼 심문을 받고 있다고 합니다. 사르코지는 재임 중에도 엘리제 궁에 자신의 차를 121대를 주차해 놓거나 하루 식비만 우리돈으로 1700만 원을 써 각종 구설에 올랐었는데요. 공영방송 사장을 자신이 임명하도록 하는 등 언론 장악 논란에도 휩싸였습니다. 그러다 퇴임 후에는 불법 정치자금 수수로 기소된 바 있었죠.

앞서 이명박 전 대통령과 사르코지는 개인적, 정치적 성장 과정 등이 닮아 자주 이렇게 비교가 됐습니다. 2007년 사르코지가 당선되자 이 전 대통령은 "보수의 기치를 내걸고 있는 정신적 동지"라면서 축전을 보내기도 했었는데, 구속 결정을 앞둔 이 전 대통령, 사르코지와의 닮은꼴의 끝은 과연 어디까지일까요?

오늘 발제는 이렇게 정리하겠습니다. < MB 구속 갈림길, 이르면 내일 영장 심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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