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사 손들어준 방통위..페북 과징금 제재 왜?

김은령 기자 2018. 3. 21.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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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통신위원회의 페이스북 제재는 인터넷 플랫폼 사업자의 우월적 지위를 악용한 글로벌 사업자에 대한 불공정 행위 첫 제재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플랫폼 '공룡' 규제 본격화되나=이번 방통위의 페북 과징금 제재는 무엇보다 해외 거대 플랫폼-통신 사업자간 분쟁 국면에서 정부가 통신 사업자의 손을 들어준 첫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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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요'했던 페북의 배신]통신 사업자보다 힘 쎄진 플랫폼 규제 첫발..기울어진 운동장 메꾸기 신호탄 해석도
이효성 방송통신위원장이 21일 오후 경기도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13차 위원회 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의 페이스북 제재는 인터넷 플랫폼 사업자의 우월적 지위를 악용한 글로벌 사업자에 대한 불공정 행위 첫 제재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아울러 국내 인터넷 사업자들이 제기해왔던 해외 사업자들과의 규제 형평성 문제를 본격적으로 손보겠다는 의지도 깔려 있다는 해석이다.

◇플랫폼 ‘공룡’ 규제 본격화되나=이번 방통위의 페북 과징금 제재는 무엇보다 해외 거대 플랫폼-통신 사업자간 분쟁 국면에서 정부가 통신 사업자의 손을 들어준 첫 사례다. 정부는 2012년 삼성 스마트TV 사용자들의 트래픽을 차단한 KT에 대해 제재를 내렸던 것처럼 정부는 플랫폼-통신 사업자간 분쟁 과정에서 매번 통신사업자들에게 불리한 정책적 판단을 내렸다. 통신 사업자의 시장 영향력이 훨씬 더 크다는 판단 때문이다. 그러나 이같은 구도는 크게 달라졌다. 인터넷 포털·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동영상·앱마켓 등 플랫폼 사업자의 영향력이 통신 사업자를 추월하고 있어서다. 특히 유튜브, 페북 등 글로벌 사업자들은 전세계에 걸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한다. 망 중립성이 아닌 플랫폼 중립성 원칙이 제시된 이유다.

방통위 조사결과, 페북은 한국 통신사들과의 망 이용료 협상에서 유리한 입지를 차지하기 위해 임의로 국내 접속경로를 바꿔 해당 통신사 이용자들의 페북 서비스 접속을 지연시키거나 제한했다. 방통위는 국내 페이스북 접속자가 하루 1200만명에 달할 정도로 통신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이 큰 데다 접속경로를 변경할 경우 발생할 문제점을 사전에 인지했음에도 페북이 10개월간 이를 방치했다며 이를 중대한 위반 행위로 판단했다.


◇‘기울어진 운동장’ 메꾸기 시작됐나=이번 페북 제재를 정부의 ‘기울어진 운동장 메꾸기’가 본격화됐음을 알리는 신호탄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페북, 구글 등 해외 인터넷 사업자들이 국내 통신사들의 망을 이용하면서도 제대로 된 비용과 세금을 물지 않아 국내 사업자들이 차별을 받고 있다는 ‘기울어진 운동장’론이 꾸준히 제기돼왔다.

가령, 네이버는 지난 2016년 734억원에 달하는 망 사용료를 국내 통신사에 지불했지만 구글과 페이스북은 이에 비해 턱없이 적은 비용을 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해외사업자들은 국내 매출을 따로 공개하지 않고 세금도 제대로 내지 않고 있다는 지적도 받고 있다. 지난해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구글은 세금의 근거가 되는 국가별 매출은 공개하지 않는다”며 “영국 등 다른 나라에서는 매출 규모를 밝히면서도 우리나라에서는 매출을 밝히지 않는다”고 역차별 이슈를 공개 지적하기도 했다.

이같은 역차별 논란에 대해 방통위는 최근 구성된 인터넷 상생협의체에서 해외사업자 규제 집행력을 확보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역차별 방지책 마련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다만 현실적으로 해외 사업자에 대한 뚜렷한 규제 수단이 없다는 게 문제다. 이번 과징금 제재 역시 페이스북이 국내에서 거두는 대규모 광고 매출에 비해 턱없이 적은 ‘솜방망이 처벌’ 아니냐는 지적이다. 국내 매출도 제대로 공개되지 않는 상황에서 관련 매출액 기준으로 과징금을 부과하기 어려워 정액 과징금(최대 8억원)을 부과할 수 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김은령 기자 taurus@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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