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쇄병동 입원 중 짜장면? 탁수정 모금 논란.. 주최측 "실 수 인정"

최민우 기자 2018. 3. 21.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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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JTBC '뉴스룸' 캡처

탁수정씨가 폐쇄병동 입원을 핑계로 모금을 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15일 탁수정씨가 소속된 언론노조 서울경기지역 출판지부(출판노조)는 성명을 통해 “JTBC 뉴스룸 출연 이후 탁수정 조합원에 대한 원색적인 비난과 무분별한 인신공격이 증폭되고 있다”면서 “방송 노출 이후 근거 없는 루머가 확산되면서 우울증세가 심해져 현재 폐쇄병동 입원해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최근 탁수정 조합원의 상황이 매우 어렵고 잦은 소송과 입원으로 경제적인 도움이 필요하다”면서 “연대 기금 모금을 제안한다”며 계좌번호를 공개했다. 성금은 하루 만에 500만원을 돌파했다.

사진=탁수정 인스타그램

그런데 다음날인 16일 탁씨가 트위터에 집에서 키우는 고양이의 사진을 찍어 올려 폐쇄병동에 입원한 것이 사실이냐는 의문이 제기됐다.

사진=탁수정 인스타그램

탁씨는 또 19일 '손님이 나밖에 없는 중국집에서 짜장면을 먹는데 라디오헤드(록그룹)의 ‘No Surprises’가 나와 울 것 같네'란 트윗을 작성했다.

이를 본 네티즌들은 “폐쇄병동 외출이 가능하냐” “트위터를 올리는데 병원이 맞느냐” “중국집은 어떻게 갔느냐”고 의문을 제기했다.

특히 출판노조가 성명서를 발표한 당일 “폐쇄병동에 입원해 있다”는 부분을 “폐쇄병동 입·퇴원을 반복하고 있다”로 수정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더 커졌다.

언론노조 서울경기지역 출판지부가 15일 발표한 성명서 일부. 사진=출판노조 네이버 카페

이에 대해 출판노조는 성명서를 발표하는 과정에서 실수를 범했다며 다만 모금 자체에 문제는 없다고 밝혔다.

출판노조 관계자는 “성명서 발표 전 탁씨가 퇴원한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미처 수정을 하지 못했다”며 “실수를 확인하고 당일 바로 수정을 했다. 성명서도 수정을 했고, 카페에 모금을 한 분들을 위해 사과문도 올렸는데 왜 이게 논란이 되는지 모르겠다”고 하소연했다.

그러면서 “문제 제기는 할 수 있다. 하지만 누구나 실수는 할 수 있지 않냐”며 “성명서를 수정했는데도 비난을 계속하며 입원 내역을 공개하라고 주장하는 것은 비난을 위한 비난”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모금된 돈으로 짜장면을 먹을 수도 있고, 여행을 갈 수도 있지 않느냐”며 “돈이 어디에 쓰이든 상관없다는 동의를 받고 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언론노조 서울경기지역 출판지부가 20일 발표한 성명서 일부. 사진=출판노조 네이버 카페

또 출판노조는 20일 성명을 통해 “성명 발표 초안이 작성될 당시 탁수정 조합원은 폐쇄병동에 입원한 상태였다”며 “다만 성명 발표 전 탁수정 조합원이 퇴원을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성명을 발표하고 두 시간쯤 지나 탁씨의 퇴원 사실이 반영되지 않음을 알고 이를 수정했다”고 덧붙였다.

출판노조는 그러면서 “이번 모금은 탁수정 조합원이 미투 운동 활동가로서 활동함은 물론 시민으로서 살아가는 데 필요한 돈을 모으기 위함이었다”며 “모금이 꼭 병원비나 법률비용만을 위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현재 ‘탁수정 조합원은 폐쇄병동에 입원해 있습니다’였던 문장은 ‘탁수정 조합원은 잦은 폐쇄병동 입퇴원을 반복하며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로 바뀐 상태다.

사진=탁수정 인스타그램

출판노조는 성금 800여만원을 탁씨에게 전달했다. 탁씨는 후원모금 논란에 책임을 느끼고 모금액을 전액 기부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탁씨는 20일 트위터에 “처음 출판노조에 도움을 요청했을 당시 모금액의 용도는 법률 비용과 입원비 활동비 등 이었다. 그런데 이번 논란을 겪으면서 (후원해주신 여러분들이) 보내주신 신뢰에 사죄해야할 필요를 느끼고 있어, 일부 금액을 페미니스트로서의 다양한 기부에 할애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입금으로 연대하고자 하는 페미니스트 분들께 영감을 줄 수 있는 기부를 할 예정이다. 기부금 용처를 공개하는 전용 계정도 만들 계획”이라며 “나와 나의 활동을 신뢰해 오셨던 모든 분들께 다시한번 사과 드린다”고 덧붙였다.

탁수정씨의 후원모금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탁씨는 2017년 6월 모 시인을 성폭행범으로 무고한 혐의로 형사상 처벌을 받고, 민사상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당했다. 이에 그는 '소송비와 치료비로 쓰겠다'며 모금 활동을 벌였고, 800만원이 넘는 모금액이 모였다.

그런데 모금 직전 일본 여행을 다녀오고, 모금 후 태국으로 장기간 여행을 간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일었다.

이에 대해 탁씨는 “일본 여행은 생일을 자축하기 위해 간 것이고 태국 여행은 어머니가 준 돈으로 간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모금액 중 560만원은 변호사 수임료로 쓰고 태국 여행을 다녀온 후 자살고위험군으로 분류돼 33일 정도 폐쇄병동에 입원했으며 지금까지 정신과 치료를 받아 나머지는 치료비로 썼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나에게 모금의 사용처에 의문을 제기한 사람들은 그럴 권리가 없다”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사진=탁수정 인스타그램

한편 탁씨는 최근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의 결혼식 주례를 고은 시인이 맡았다”는 허위사실을 유포해 물의를 빚고 있다.

탁씨는 7일 트위터에 "도종환 장관 결혼식 때 주례 고은인 거 실화? 고은재단 대장이었다가 문체부 장관 된 거 실화? 그러저러해서 묵살하는 거 실화?"라는 글을 올렸다. 도종환 장관 결혼식에 고은 시인이 주례를 섰고, 두 사람이 친밀한 관계였기 때문에 앞서 미투운동에 소극적이었다는 투였다.

논란이 커지자 탁씨는 19일 “사실과 다른 정보였음을 기사보고 알았으며 잘못된 정보를 사실인 줄 알고 올린 것에 대해 반성한다”고 밝혔다. 이어 “사석에서 들은 얘기였다”며 “앞으로는 올리기 전 좀 더 확인을 거치도록 하겠다. 죄송하다”고 덧붙였다.

사진=탁수정 인스타그램

최민우 기자 cmwoo1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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