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닫았던 세실극장 4월 다시 돌아온다

추동훈,김연주 2018. 3. 21.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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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세대 건축가 김중업이 설계한 세실극장은 1976년 320석 소극장으로 개관했다.

정동 '세실극장'이 4월 재개관한다.

재개관한 세실극장은 '대한제국의 길' 활성화 거점으로 활용된다.

세실극장은 상업주의 연극에 반대해 새로운 시대정신을 외치던 '소극장' 연극의 중심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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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난으로 42년만에 폐관
최초의 민간 소극장..서울시 '재생 프로젝트'
한국 성공회 측과 협의해 임대료 낮추고 운영자 모집
'대한제국의 길'과 연계해 역사재생 거점으로
1세대 건축가 김중업이 설계한 세실극장은 1976년 320석 소극장으로 개관했다. 최초의 민간 소극장이었다. 일제강점기 부임해 한국 성공회의 중흥을 이끈 제4대 교구장 세실 쿠퍼(Cecil Cooper) 주교의 이름을 땄다. 도심에 변변한 소극장이 없던 시절이라 극단들이 앞다퉈 대관을 신청했다. 박정자, 손숙 등 명배우들이 이 무대에 올랐다. 1990년대에는 통기타 가수들 공연이 인기를 끌었다. 당시 김광석의 공연을 보기 위해 모인 관객들로 객석은 물론 통로까지 꽉 차곤 했다. 하지만 화려한 시절이 무색하게 최근 고질적인 재정난을 겪던 세실극장은 지난 1월 7일 '안네 프랑크'를 마지막 공연으로, 42년 역사를 뒤로한 채 폐관 수순을 밟아야 했다.

정동 '세실극장'이 4월 재개관한다. 문을 닫은 지 3개월 만이다. 서울시는 문화재생사업의 일환인 '세실 재생 프로젝트'를 통해 세실극장을 보전하는 한편 이 극장을 정동 '대한제국의 길'과 연계해 역사재생 거점으로 만들겠다는 계획을 21일 밝혔다.

재개관한 세실극장은 '대한제국의 길' 활성화 거점으로 활용된다. 대한제국의 길은 대한제국 시기(1897~1910년)에 들어선 각국 공사관과 근대식 교육기관 등 덕수궁·정동길을 중심으로 집중된 역사자원을 하나로 묶는 탐방로다. 끊어져 있는 덕수궁 돌담길 70m가 연결되면 세실극장에서 정동 내부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기 쉬워져, 세실극장은 덕수궁 돌담길, 고종의 길, 양이재로 등 정동 역사문화 탐방의 주요 경유지가 된다. 또 우측으로 덕수궁, 좌측으로는 성공회성당의 이색적 건축물, 정면으론 세종대로와 서울시청이 보이는 세실극장의 옥상 공간은 시민 휴게 공간으로 탈바꿈한다.

세실극장은 상업주의 연극에 반대해 새로운 시대정신을 외치던 '소극장' 연극의 중심지였다. 서울연극제 전신인 '대한민국 연극제' 1회가 세실극장에서 개최됐다. 또 반독재 민주화운동인 6·10 항쟁 민주화 선언이 이뤄진 역사적인 장소기도 하다. 하지만 2000년대 들어 관객들이 크게 줄면서 비싼 임대료를 감당하지 못해 빚에 허덕였다. 김민섭 세실극장장은 폐관 당시 "1300만원에 달하는 월세에 인건비와 각종 운영비만 해도 매월 2000만원 이상의 비용이 드는데 매일 두 차례씩 365일 공연을 올려도 비용을 감당할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에 서울시는 세실극장 소유주인 대한성공회 서울대성당과 협력해 세실극장을 장기 임대한 뒤 이를 민간 극장 운영자에게 재임대하기로 했다, 임대료는 작년 수준보다 10% 이상 낮추고 5년 이상 장기 임대하는 형태다. 세실극장 운영자는 임대료 일부(월 100만원)와 운영비를 부담하게 된다. 시는 다음달 5일까지 극장을 '공공적 공간'으로 운영할 연극 관련 비영리법인 또는 단체(사업 경력 5년 이상)를 공개 모집해 선정할 계획이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정동은 근현대 시대를 소통하고 향유하던 곳이며 그 안에서 세실극장은 민주화와 시대정신의 공간"이라며 "도시재생은 물리적인 도시환경만을 개선하는 것이 아닌 삶에서 잃어버리지 말아야 할 것들을 지키면서 그 시대에 맞는 모습으로 재생해 영유하는 데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세실극장의 재개관 소식을 연극계도 환영했다. 배우 강석우는 "대한민국 모든 배우와 연극 관계자들에게 세실극장에 대한 아름다운 추억이 하나쯤은 있을 거다. 그만큼 한국 연극사에 중요한 역할을 한 극장"이라고 전했다.

[추동훈 기자 / 김연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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