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보유출' 파문에 페이스북 사면초가..저커버그 두문불출

입력 2018.03.21. 17:16 수정 2018.03.22. 0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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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폭락·집단소송·이용자 탈퇴 우려 잇따라
미 연방거래위 이어 EU·영국·캐나다도 조사
사내 대책회의에 저커버그 불참 행방 묘연

[한겨레]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의 페이스북. 사진출처: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갈무리

회원정보 유출 사건으로 인한 주가 폭락과 집단 소송, 각국 조사에 사용자 탈퇴 우려까지, 페이스북이 말 그대로 ‘창사 이래 최대 위기’를 맞았다. 각국 의회와 사용자들이 마크 저커버그 최고경영자(CEO)의 해명을 요구하고 있는 가운데, 두문불출 하고 있는 그의 리더십에 대한 의구심도 커지고 있다.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는 20일 페이스북을 조사하기로 했다. 페이스북이 데이터 분석업체인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CA)에 자사 이용자의 개인정보를 받아볼 수 있도록 허용해 사전 동의에 관한 규정을 위반했는 지 여부를 조사하기로 한 것이다. 위반 사실이 확인되면, 거액의 벌금은 물론이고 신뢰를 상실한 가입자들의 탈퇴도 잇따를 것으로 우려된다. 미 상원 법사위원회 다이앤 파인스타임 민주당 의원역시 저커버그가 보안정책을 솔선수범 하겠다고 약속하지 않으면 의회가 개입해야 한다며 저커버그의 의회 출석을 요구했다고 <에이피>(AP) 통신이 전했다.

케임브리지대 심리학 교수 알렉산드르 코건은 2014년 심리 분석 앱 ‘디스이즈유어디지털라이프’를 개발해 페북 이용자 27만명과 그 친구 5000만명의 개인정보를 수집한 뒤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에 넘겼다. 이 업체는 2016년 도널드 트럼프 캠프에 페북 이용자 정보를 제공해 ‘정치적 심리전’에 사용하도록 했고, 지난 17일 <업저버>와 <뉴욕타임스> 등이 이를 폭로한 바 있다.

이번 사태가 일파만파 확산되자 유럽연합(EU) 베라 요우로바 법무 담당 집행위원도 유럽연합 개인정보 보호 당국에 페이스북 스캔들 조사를 요구한 데 이어, 이번주 미국 방문 때 페이스북의 해명을 요구하기로 했다.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 본사가 있는 영국의 하원 미디어위원회도 저커버그에게 의회 출석 요청서를 보냈고, 캐나다 프라이버시위원회 역시 페이스북 사태와 관련해 독자적인 조사에 돌입했다.

페이스북 주가도 이틀째 참사 수준으로 떨어졌다. 19일 6.77%(시가총액 기준 367억달러)가 급락한 데 이어 20일에도 2.56%(129억달러)나 떨어졌다. 성난 주주들은 20일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연방 법원에 페이스북을 상대로 집단소송을 냈다. 2017년 2월3일부터 지난 19일까지 페이스북 주식을 매입한 주주들은 “페이스북이 그릇되고 사실을 호도하는 발언을 했고, 회원 동의없이 제3자에게 수백만명의 개인 정보에 접근하도록 허용해 자체 정보보호 규정을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분노한 페이스북 사용자들과 각국 의회가 저커버그 최고경영자의 책임있는 해명을 요구하고 있는 가운데, 페이스북은 저커버그의 출석 요구에 답변하지 않은 채 성명을 통해 “회사 전체가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에) 속았다는 사실에 분노하고 있다”고 밝혔다. 페이스북은 20일 오전 사내 변호인이 참석한 가운데 대책회의를 열었으나, 저커버그는 이 자리에도 나타나지 않았다.

이에 앞서 페이스북은 2015년 이번 사건을 인지했고, 이후 친구 데이터에 대한 접근을 제한하고 코건과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가 수집한 자료들을 삭제하기로 법적인 동의를 얻어냈다고 해명한 바 있다. 페이스북이 규정을 위반한 건 없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저커버그는 2016년 러시아의 미 대선 개입 의혹이 불거졌을 때도 “정신나간 생각”이라고 잡아뗐다가, 개입이 사실로 드러나자 이를 철회한 뒤 가짜정보 확산 방지 대책을 발표한 바 있다.

미국의 페이스북 이용자인 토미 레이(29)는 <유에스에이 투데이>에 미 대선에서 페이스북 사용자 데이터를 “숨은 의도를 가지고 비도덕적으로 잘못 취급한” 점에 대해 지적했다. 이어 “페이스북과 다른 소셜 미디어 플랫폼들이 자사 연구와 앱 응용에서 우리의 개인정보를 어떻게 활용하고 있는 지 투명하게 밝히고, 이런 문제에 대해 알지 못하는 사람들을 교육하기 위해 공개적으로 홍보활동을 진행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전정윤 기자 ggum@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