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10년 만에 시리아 원자로 공습 시인..이란 향한 경고

2007년 단행했던 시리아 원자로 공습, 10여년만에 공식 확인

【서울=뉴시스】이지예 기자 = 이스라엘은 20일(현지시간) 2007년 시리아 정부가 북한 도움을 받아 건설한 것으로 추정되는 원자로를 공습했다는 사실을 10여 년 만에 시인했다.

이스라엘은 2007년 9월 5~6일 이른 바 '오차드 작전'을 실시해 시리아 데이르에조르에 위치한 원자로를 공습했다고 공식적으로 확인했다고 타임스오브이스라엘(TOI) 등이 보도했다.

국제사회는 진작부터 시리아 원자로 공습의 배후가 이스라엘이라고 추정했지만 이스라엘 측은 사실 확인을 거부해 왔다. 파괴된 원자로는 완공이 임박해 가동을 앞둔 상태였다.

가디 아이젠코트 이스라엘군 참모총장은 20일 성명을 통해 "2007년 원자로 공격은 이스라엘이 이 나라의 존속을 위협할 수 있는 시설물 건립을 용인하지 않을 것이란 메시지를 보낸다"고 주장했다.

아이젠토크 총장은 "이 게 바로 2007년의 메시지이자 미래의 우리 적들에게 보내는 메시지"라고 강조했다.

이스라엘 공습으로 파괴된 시리아의 핵시설은 북한 영변 핵시설과 형태가 비슷했다. 북한은 시리아 원자로 건설과 핵무기에 쓰일 수 있는 플루토늄 생산을 지원했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시리아 원자로 공습 당시 이스라엘 내부적으로는 자신들이 공격 주체라는 사실을 숨김으로써 바샤르 알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의 체면을 살려 전면적 보복을 예방할 수 있을 거란 의견이 많았다고 전해졌다.

시리아는 원자로 보유 사실을 부인했다. 아사드 정권은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공습당한 지역에서 검출된 우라늄은 이스라엘군의 폭탄에서 나왔다고 반박했다. IAEA는 시리아가 미등록 원자로를 갖고 있었다고 보고 있다.

이스라엘이 10여 년 만에 갑자기 시리아 원자로 공습 사실을 시인한 까닭은 이란에 경고를 보내기 위한 차원으로 풀이된다. 이스라엘은 이란의 핵개발을 자국 안보의 최대 위협으로 간주하고 있다.

이란은 2015년 고농축 우라늄 개발을 포기하는 대신 제재 완화를 받는 조건으로 국제사회와 핵협정을 타결했다. 이스라엘은 그러나 이란이 서방 눈을 피해 핵무기 개발을 계속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작년 1월 취임 이후 노골적인 친 이스라엘 정책을 펼치고 있다. 그는 이란이 '핵협정 정신'을 위배하고 있다며 미국이 협정에서 탈퇴하겠다고 수차례 경고했다.

이란은 미국이 핵협정을 파기한다면 즉각 보복 조치를 이행하겠다고 맞섰다. 이란 원자력청은 협정 폐기시 이전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핵무기에 쓰일 수 있는 우라늄 농축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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