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혁신·소통 없는 3무 정당..한국당, 어디로 가나
[경향신문] ㆍ불통 리더십에 당 시끌…인재영입 실패·선거 공약도 못 내놔
ㆍ22일 중진의원들 긴급회동…“홍 대표 백의종군하라” 주장도
ㆍ가죽재킷 입고 나온 홍준표 “깜도 안되면서 설치면 풍년이냐”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자유한국당이 어수선하다. ‘후보’도 없고, ‘혁신’도 없고, ‘소통’도 없는 3무 정당이 됐다는 자조가 나온다.
불통 리더십에 대한 비판이 고조되고 있지만, 홍준표 대표(64·사진)는 20일 페이스북에서 당내 비판세력을 향해 “당을 위한 헌신보다 자신의 안위만을 생각하는 소인배들의 이러한 책동은 지방선거가 끝난 후 당원과 국민들의 엄중한 심판을 받을 것”이라고 공격, 오히려 분열을 키웠다.
당에선 “우리 당이 어쩌다가 이 지경이 됐는지 한숨만 나온다”(한 중진의원)는 자조가 들린다.
당장 주요 광역단체장 선거에 내보낼 후보가 없다. “천하의 인재를 찾겠다”며 당 인재영입위원장을 맡은 홍 대표의 성적은 초라한 수준이다. 서울시장의 경우 영입을 시도했던 홍정욱 전 의원, 이석연 전 법제처장,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모두 손사래를 쳤다. 홍 대표를 향해 ‘마이너스의 손’이라는 말까지 나온다. 특히 최대 격전지인 경남지사 후보 공천은 ‘폭탄돌리기’가 되고 있다. 홍 대표는 “홍준표의 신임을 걸고 치르겠다”고 공언했다. 하지만 창원시장을 지낸 박완수 의원은 수차례 고사했고 홍 대표 측근인 윤한홍 의원마저 주저하고 있다.
다급해진 일부 경남지역 의원은 김태호 전 의원에게 SOS를 보내고 있다. 앞서 홍 대표가 영입을 시도했던 안대희 전 대법관과 장제국 동서대 총장도 영입을 거부했다.
당 혁신은 중단됐다. 지난 1월 제2기 혁신위원회 출범 당시 김용태 혁신위원장은 “현실적이고 미래지향적인 국가개혁 방안을 제시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두드러진 성과가 없다. 지방선거 맞춤형 공약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이명박·박근혜 국정농단으로 당이 휘청거리는 상황에서도, 한국당은 제대로 된 사과조차 하지 않고 있다.
더 근본적인 문제는 당을 책임지는 홍 대표 리더십이 오작동하고 있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소통이 사라졌다. 당 최고의사결정기구인 최고위원회는 비공개로만 열리고, 매주 열리던 중진회의도 중단됐다. 홍 대표의 당 운영방식을 지적하거나 의견을 제시할 통로가 없어진 것이다. 대신 홍 대표는 페이스북을 통해 자신의 주장을 펼치며 연일 당 내부를 ‘저격’하고 있다.
홍 대표는 이날 지방선거 총괄기획단 회의에서도 “한국당이 인물 기근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럼 민주당은 인물 풍년인가”라며 “깜도 안되는 몇 사람들이 설친다고 후보 풍년이냐”고 비난했다. 이날 회의에 홍 대표는 가죽 재킷을 입고 등장했다.
당에선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홍 대표의 독선적 당 운영을 지적하기 위해 일부 중진의원들이 22일 긴급회동키로 했다.
김성태 원내대표는 21일 원내전략을 듣겠다며 중진의원·상임위원장 회의를 연다. 당 관계자는 “당내 불만에 대한 ‘물타기’ 아니겠냐”고 말했다.
경기지사 예비후보인 김용남 전 의원은 “ ‘깜도 안되는’ 당 대표가 그렇지 않아도 어려운 당을 최악의 구렁텅이로 밀어넣고 있다”며 “홍 대표는 즉각 2선으로 물러나 백의종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병한 기자 silverman @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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