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통일부 브리핑 등장한 '윤상'..솔직 답변에 '웃음꽃'

박소연 기자 2018. 3. 20. 1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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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민간인 최초 남북협의 수석대표..'비핵화' 등 정치적 질문에 재치있게 응대
윤상 남측 예술단 평양공연 실무접촉 수석 대표가 2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통합브리핑실에서 결과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저희가 무대에 서서 '비핵화'에 대한 감성을 표현하는 건 어려울 것 같고요.(웃음) 북에 계신 동포여러분들께 저희들이 한국에서 보여드리는 것과 다를 바 없는 감동과 어색하지 않음을 전해드리는 게 첫 번째 숙제가 아닐까 싶습니다."

윤상은 20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진행된 브리핑에서 '예술단 평양공연의 목적이 남북화해인지, 우리 가수들의 역량 과시인지, 비핵화인지'를 묻는 다소 짓궂은 취재진의 질문에 이 같이 답했다. 한반도 비핵화를 좌우할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열리는 평양 공연에 부담감을 가질 법도 하지만, 정치적 사안과 무관하게 음악의 진정성으로 승부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이날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 열린 남북 실무접촉에 우리측 수석대표이자 음악감독으로 나선 윤상은 북측과의 협의 결과를 가감없고 솔직히 전달했다. 민간인으로는 처음 남북회담 대표로 나선 윤상은 브리핑 초반엔 긴장한 듯했으나 이내 여유를 찾고 자연스럽게 답했다. 그는 취재진의 질문에 틀에 박힌 답변이 아닌 아티스트다운 진솔한 언어로 대응해 정부 당국자들과 차별화됐다는 평가가 나왔다.

통일부 브리핑으로는 이례적으로 '연예인'이 발표자로 나선 가운데 이날 질의응답에서는 최근 남북 훈풍모드를 반영하듯 비교적 자유로운 질문과 재치있는 답변이 이어졌다.

윤상은 민간인으로서 공식적인 남북 협의에 최초로 참가한 소감을 묻는 질문에 "제가 많이 긴장할까 봐 출발 전부터 통일부 관계자 여러분들께서 '지금은 예전처럼 그렇게까지 딱딱한 분위기는 아닐 것'이라고 설명해주셨다"며 "제가 느낄 때도 TV라든지 평소 인식했던 그런 분위기는 현송월 단장에게 느낄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중요한 일이 있을 때는 그걸 그자리에서 바로 풀어가기보다 충분히 시간을 두고 검토하고 싶어하는 느낌을 받았다"며 "저희측에서도 서면을 통하는 게 훨씬 오해가 없을 거라 생각해 그렇게 하자고 합의했다"고 설명했다. 현송월 단장에 대해 "다른 위치를 떠나 삼지연관현악단 단장으로서 굉장한 책임감을 느끼고 함께하신 것으로 받아들였다"는 느낌도 전했다. 민간인 아티스트로서의 시선으로 북측 대표단에 대한 인상을 자세히 전달해 공감을 자아냈다.

20일 오전 판문점 통일각에서 열린 평양 공연을 위한 예술단 실무접촉에서 남측 수석대표로 나선 윤상 음악감독과 북측 대표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 단장이 회의장에 입장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윤상은 이날 발표된 공연 참가자들의 선정 배경에 대해서도 솔직하게 밝혔다. 그는 "우리측 아티스트는 총 10명으로 알고 있는데 몇 번의 조율 끝에 어제 오늘 사이에 완벽하게 '갈 수 있다'는 의사가 전달된 것으로 안다"며 "이분들은 '상황에 따라 혹시나 불가할 수 있다'는 마음 때문에 많이 초조하셨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가 아는 선에서는 많은 분들이 가서 공연하는 것을 본인들에게도 큰 영광이라 생각하는 분위기로 전해듣고 있다"며 "오히려 못 가시는 분들 중에서 아쉬워하시는 분들이 계시지 않을까 그런 마음"이라며 웃었다.

윤상은 자신이 음악감독으로 발탁된 이유에 대해서도 겸손한 생각을 전했다. 그는 "이게 저의 특별함 때문에 맡을 수 있는 자리였다면 저 스스로도 굉장히 힘들었을 것 같다"며 "정부관계자 말씀에 따르면 조용필, 이선희 등 가왕이라 할 수 있는 분들부터 아이돌 중 최고의 인기를 끌고 있는 레드벨벳까지 어느 때보다 북에서 공연하는 예술단 단원들의 다양성이 주목받는 것 같다"고 했다.

이어 "저는 선배님들과 후배분들을 중간에서 잘 들을 수 있는 입장이고, 그분들이 가서 음악적으로 필요한 부분들을 바로바로 전달할 수 있는 역할을 제가 지금까지 대중음악에서 해왔다는 판단을 해주신 것 같다"며 "예술단에 참가하는 분들 전부와 제가 소통할 수 있는 나이, 위치에 있다는 게 메리트가 되지 않았을까"라고 말했다.

이날 질의응답에서는 "출연 가수들 개런티는 어떻게 책정되는가", "혹시 걸그룹 이름 중에 '레드'가 들어가는 것에 대해 북측에서 문제제기가 없었는가"라는 질문이 나와 좌중에서 웃음이 터지기도 했다.

이에 이날 실무접촉에 대표로 나선 박형일 통일정책협력관은 "가수 개런티는 섭외하면서 얘기가 안 된 것으로 알고 있다. 추후에 결정될 사항"이라고 밝혔다. 또 "레드벨벳에 대해서는 (북측에서) 전혀 언급이 없었다"고 답했다.

2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통합브리핑실에서 남측 예술단 평양공연 실무접촉 브리핑을 마친 윤상 수석 대표가 단상에서 내려오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소연 기자 soyunp@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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