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부자들의 돈잔치"..정부 엄포에도 '디에이치 자이' 청약 과열

2018. 3. 20.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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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 막힌 실수요자는 청약 포기..'특별공급제 취지 무색' 지적
2013년 폐지 '채권입찰제' 재도입 관측도..국토부 "검토 안해"
'디에이치 자이 개포' 모델하우스, 끝없는 대기 줄 (서울=연합뉴스) 김인철 기자 = 지난 18일 오전 서울 서초구 양재동 화물터미널 내 '디에이치 자이 개포' 모델하우스에서 입장을 기다리는 방문객들이 줄지어 서 있다. yatoya@yna.co.kr

대출 막힌 실수요자는 청약 포기…'특별공급제 취지 무색' 지적

2013년 폐지 '채권입찰제' 재도입 관측도…국토부 "검토 안해"

(세종·서울=연합뉴스) 윤종석 김연정 기자 = '강남의 로또'라 불리는 서울 강남구 일원동 '디에이치 자이 개포'의 청약 현장이 과열 양상으로 치달으면서 시장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분양가가 10억원이 훌쩍 넘고 중도금 대출도 막혀 있지만 워낙 주변 시세에 비해서는 싼 가격으로 나온 물량이라 모델하우스에는 개장 이후 4만명이 넘는 청약 희망자들이 몰려 연일 긴 줄을 서고 있다.

20일 현대건설 컨소시엄에 따르면 전날 진행된 특별공급 신청에서 458가구 모집에 990가구가 신청해 2.16 대 1의 평균 경쟁률을 기록했다.

특별공급은 다자녀 가구나 부모 부양가족, 신혼부부 등을 위해 특별히 우선 공급되는 물량으로, 보통 미달이 나거나 미달을 면해도 경쟁률이 2대 1을 잘 넘지 않는다.

정부가 중도금 대출을 막아놨기에 청약에 성공했다고 해도 3년 이내에 7억~8억원을 대출 없이 자체 조달해야 하는 부담이 있지만 특별공급 물량부터 과열 조짐을 보였다.

정부가 청약가점제 점수를 높이기 위한 위장전입을 직권 조사하고 자금출처 조사도 함께 진행하겠다고 엄포를 놓았으나 '로또 아파트'를 분양받으려는 현금 부자도 만만치 않음을 보여줬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정부가 과도하게 대출을 규제해 정작 집이 필요한 실수요자보다는 돈 많은 부자에게만 청약 기회를 주는 게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주택도시보증공사가 분양보증 승인을 통해 분양가를 사실상 간접 규제하면서 디에이치 자이 개포의 분양가는 주변 시세보다 세전 기준으로 5억~7억원가량 낮게 책정돼 자금력이 있는 투자자들이 '묻지마 청약'에 나선 모양새다.

반대로 중도금 대출이 막혀 정작 현금이 없는 실수요자들은 청약을 포기하거나 사채를 끌어써야 하는 상황이다.

이번 디에이치 자이 개포 청약에서 특별공급 제도의 취지가 무색해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신혼부부 특별공급의 경우 월 소득 제한이 있음에도 경쟁률이 2대 1을 넘겼다. '저소득'이어야 할 신혼부부들이 현금 7억~8억원을 조달하겠다는 것이다. 대부분 부모 도움을 받는 '금수저'일 개연성이 농후하다.

일각에서는 당첨되고 나서 돈을 구하지 못해 계약을 포기하는 미계약분이 많이 생길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잔여분을 노리는 분위기도 조성되고 있다.

예비당첨자까지 순서가 돌아갔지만 남은 물량은 사업 주체가 온라인, 선착순, 현장 추첨 등 임의로 방법을 정해 처리할 수 있다.

국토교통부는 특별공급 때 모델하우스 줄 서기를 막기 위해 인터넷 청약이 가능하게 하는 법령 개정안을 진작에 마련했지만 디에이치 자이 개포 특별공급에서는 모델하우스 줄 서기가 되풀이됐다.

국토부가 특별공급의 인터넷 청약과 예비 입주자 선정제도를 도입하는 내용의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 개정안을 1월 입법예고했으나 아직 규제 심사를 통과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김현미 국토부 장관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국토부 업무보고에서 자유한국당 박완수 의원이 "정부의 과도한 규제로 재건축 아파트만 로또 아파트가 돼 버렸다"고 질타하자 "그렇게 말할 수 있겠으나 시장을 다른 측면에서 볼 수도 있다"며 "강남 재건축을 중심으로 주택시장이 잠잠해지고 있고 전세시장도 안정화되고 있으며 임대주택 등록도 늘어나는 등 전반적으로 보면 시장이 안정을 찾고 있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로또 아파트 열풍'을 바로잡기 위해 채권입찰제 도입을 검토하는 것이 아니냐는 시각도 나온다.

채권입찰제는 분양가와 주변 아파트 시세 간 격차가 크면 수분양자에게 국채 등 채권을 사들이게 하고 채권 매입액을 국고로 환수하는 제도로, 과거 참여정부 때 도입됐으나 2013년 폐지됐다.

국토부 관계자는 "채권입찰제는 현재로선 전혀 검토하고 있지 않다"며 "합리적인 분양가로 주택이 계속 공급돼 수요자 사이에서 적절한 가격에 대한 기대감이 형성되면 청약 과열 현상이 완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청약 과정에서 위장전입 등 불법 행위가 있었는지 철저히 가려내고 자금조달 계획도 꼼꼼히 점검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디에이치 자이 개포는 21일에는 1순위 청약을 받는다.

이 아파트 외에도 '로또 아파트'는 계속 공급된다.

다음 달에는 서초구 우성1차 아파트 재건축 물량 232가구가 나오고 5월에는 강남구 상아2차 아파트 재건축 물량 115가구가 공급된다.

banan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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