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MB일가의 '황금알 낳는 거위' 다스의 시작은

박사라 입력 2018.03.20. 13:06 수정 2018.03.20. 1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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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정세영 회장 권유로 다스 설립
친인척 동원해 상법 회피 차명 소유
실질적 지배권..법인자금 맘대로 써
검찰, 특검 수사도 피해간 증거인멸
30년 만에 실소유주 전모 드러나나

10년 넘게 계속됐던 자동차 부품 회사 다스(DAS)의 실소유주 의혹에 대해 검찰은 이 회사가 이명박(77) 전 대통령의 것이라고 결론 내렸다.

뿐만 아니라 다스의 차명 소유로 시작한 이 전 대통령의 횡령·조세포탈 범죄 및 증거 인멸 행위들이 30년 넘게 이어지면서 ‘중대 범죄’에 이르게 됐다는 게 검찰의 시각이다. ‘다스의 시작=MB 범죄의 출발점'이란 판단인 셈이다.

이명박 전 대통령과 경북 경주시 다스 본사 모습. [중앙포토]
다스의 시작은 1985년 이 전 대통령이 현대건설 대표이사로 재직 중이던 무렵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검찰 조사결과에 따르면 샐러리맨으로 입사해 대표이사까지 승승장구하던 이 전 대통령에게 당시 정세영 현대자동차 회장이 제안을 해왔다. 정 회장이 “현대그룹에 기여한 공로를 보상해주겠다”며 이 전 대통령에게 현대차 하청업체 설립을 권유했다는 것이다. 이후 MB의 부(富)의 원천이 된 ‘황금알을 낳는 거위’ 다스의 탄생이었다. 당시는 대기업 고위 임직원들이 퇴직한 뒤 해당 기업에 관련된 하청업체로 이동하거나 설립해 이익을 챙기는 게 관행처럼 있던 시절이기도 했다.

이 전 대통령은 현대건설 부하 직원이던 김성우 전 다스 사장에게 다스 설립 준비를 맡겼다. 약 4억원에 달하는 창업자금도 내주었다. 이렇게 2년간 설립 준비를 거친 뒤 1987년 후지기공과 합작해 만들어진 회사가 다스다. 문제는 이 전 대통령이 다스 설립 이후에도 현대건설 회장을 역임해 현대그룹 ‘이해관계자’ 신분이었다는 점이다. 상법에는 이해관계자끼리 상호ㆍ순환 출자를 하거나 일감을 몰아주는 등의 행위를 규제하고 있다. 이 전 대통령이 이를 회피하기 위해 친인척들을 동원했다는 게 검찰 수사 결과다.

설립 당시에는 처남 고 김재정씨가 차명주주로 등재됐고, 이후 이 전 대통령이 도곡동 땅을 263억원에 팔아 다스에 20억원 가량을 유상증자할 때는 맏형 이상은 다스 회장의 이름을 빌렸다. 그 결과 이 전 대통령이 다스의 지배권을 가졌음에도 주주명부에는 이 전 대통령 이름이 올라와 있지 않다. 이 전 대통령은 다스 임직원들의 급여 등을 결정하는 등 실질적 지배권을 행사해왔다. 다스의 법인 카드 등을 마음대로 사용하고 다스 자금으로 고급 승용차를 구입해 타고 다니기도 했다. 1990년대 초반부터 다스가 영업이익을 상당수 내기 시작하자, 분식회계를 통해 약 340억원을 몰래 빼돌리기도 했다.

1996년 총선 당시 이명박 신한국당 후보가 출근길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 [중앙포토]
위기의 순간도 있었다. 1996년 종로구 국회의원으로 출마했을 때 다스 직원과 자금이 선거에 동원된 사실이 들통난 것이다. 그러자 이 전 대통령은 “맏형 이상은이 마음대로 한 일”이라며 위기를 넘겼다. 당시 이 전 대통령은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당시 민주당), 이종찬 전 국가정보원장(당시 새정치국민회의) 등과 치열한 3파전을 벌이고 있었다. 여론조사 결과가 민심의 향배에 영향을 미치던 당시 선거전에서 이 전 대통령은 여론조사 비용 역사 다스 법인자금으로 댔다고 한다.
2007년 대선에 출마했을 땐 BBK와 도곡동 땅을 둘러싼 의혹이 더 크게 불거졌고 특검이 출범했다. 그러자 이 전 대통령은 다스 임직원들에게 허위 진술을 수차례 연습시키고, 관련 자료들을 모두 폐기하는 등의 치밀한 면모를 보였고, 결국 무혐의를 이끌어냈다.
2008년 2월 21일 정호영 특검이 서울 강남구 역삼동 특검 사무실에서 수사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중앙포토]
이번 검찰 수사로 전 대통령으로서는 세 번째 위기를 맞게 됐다. 검찰 관계자는 “모든 관계자들의 진술과 객관적 증거들이 모두 한 방향을 가리킨다. 다스가 이 전 대통령의 것이라는 증거는 차고 넘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전 대통령 측은 오는 22일 예정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서 여전히“다스는 내 것이 아니다”고 주장할 전망이다. 이 전 대통령 본인은 “검찰 조사에서 충분히 입장을 밝혔다”며 실질심사에 출석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다.

박사라 기자 park.sara@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