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서 빌린 돈만 300만원..버스기사 임금 왜 안주나요"
당초 버스 운행 4만대(누적) 예상했으나 실제론 6만대 넘어
초과한 2만대분 요금 정산 아직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평창조직위 "예산은 확보. 이른 시일 안에 지급할 것"
김씨는 “고정적으로 나가는 돈이 있는데 300만원 남짓한 임금을 안 주니 여기저기서 돈을 빌려 생활비로 쓰고 있다”며 “회사에 어려운 사정을 얘기했지만, 우리도 아직 받지 못했다. 4월 중순 이후에나 줄 수 있을 것 같다는 답변만 돌아왔다”고 말했다.
1월 19일부터 평창올림픽에 투입된 서모(54)씨도 지난 2월 한달치 임금을 받지 못했다. 그동안 받은 돈이라곤 1월에 열흘가량 일한 임금이 전부다. 그것마저도 지난 6일에야 받았다.
현장에서 만난 50대 버스 기사는 “올림픽을 보러 한국을 찾은 전 세계인과 관광객들의 안전한 발이 되겠다는 사명감으로 열심히 일했는데 남은 건 빚뿐”이라며 “기사들이 임금을 제대로 받았는지 끝까지 살펴봐 줬으면 좋겠다”고 하소연했다.
금호고속 관계자는 “기사들에게 임금을 준 최종지급명세서까지 다 받고 있기 때문에 늦어질 수는 있지만 돈 받지 못하는 사례는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 기사들이 임금을 받지 못한 건 셔틀버스 이용객 증가로 현대기아차가 후원을 약속한 운행 누적 대수보다 많은 버스가 운행돼서다. 운행 누적 대수란 예컨대 버스 한대가 한달 내내 운행을 했다면 운행 누적 대수는 30대가 되는 것이다.
평창조직위와 금호고속 등에 따르면 현대기아차가 올림픽과 패럴림픽 기간 후원을 약속한 차량 운행 누적 대수는 4만1606대다. 하지만 지난달 중순 이미 이를 초과했고, 현재까지 확인된 운행 누적 대수만 6만대가 넘는다. 초과한 부분은 평창조직위가 지급해야 하는데 아직 정산조차 이루어지지 않은 상황이다.
평창조직위 관계자는 “이미 예산은 확보한 상태다. 후원 범위를 초과한 부분에 대한 운행일지 확인 등 정산절차가 아직 남아있는 상황”이라며 “대회는 끝났지만, 수송은 21일까지 진행되고 올림픽과 패럴림픽을 함께 정산하기 때문에 금호고속에서 관련 서류가 들어오는 대로 최대한 빨리 처리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평창=박진호 기자 park.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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