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쉼을 찾은 곳, 마당 많은 집

매거진 입력 2018. 3. 20.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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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발을 마당에 붙이고 주변 풍경을 둘러보는 것만으로도 몸이 달라짐을 느낀다.

경사진 진입로를 통해 올라오면 잠시 숨을 고르고 차분히 집에 들어갈 수 있도록 진입마당을 두는 것으로 시작했다.

집이 땅 전체에 펼쳐져 마당을 구획하기도 하고 마당이 아늑하게 집을 두르기도 한다.

마당과 석축, 풍경에 싸여 있으니 집에 더 이상의 꾸밈은 필요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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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발을 마당에 붙이고 주변 풍경을 둘러보는 것만으로도 몸이 달라짐을 느낀다. 도심 생활에 지친 가족에게 작은 여유를 내어준 집을 만났다.


©박영채

처음 방문한 양평 골짜기에는 공사가 한창이었다. 가장 높은 곳에서 돌을 캐 낮은 곳부터 석축을 쌓아 수십 개의 주택 부지를 조성 중이었다. 이 집의 땅은 골짜기 북사면 중턱, 공사 현장의 경계에 있었고, 석축 너머에는 원래의 지형이 고스란히 남아있었다.

회현리는 남한강과 흑천이 만나는 곳이다. 북쪽으로 용문산, 서쪽으로 양자산, 동쪽으로 주읍산, 남쪽으로 개군산에 둘러싸여 있다. 주말이면 일상을 벗어나 도시가 허락하지 않는 느림과 여유를 누리기 위해 건축주는 이곳을 택했다.

세컨드하우스로 쓰일 것이라 집의 규모는 크지 않아도 좋았다. 하지만 생활의 모습은 풍성했으면 했다. 이곳에서는 거실, 침실, 주방, 식당에서 하는 기본적인 일상 외에도 할 수 있는 많은 활동이 있었다.

자연과 함께 쉬며 풍경을 감상할 수 있는 공간, 산책하고 마음을 다스릴 수 있는 공간, 이웃과 함께할 수 있는 공간, 채소를 기르거나 소일거리를 할 수 있는 공간, 아궁이에 불을 뗄 수 있는 공간 등 담고 싶은 것이 많았다.

전벽돌 담장으로 둘러싸인 집의 모습. 구상나무 너머로 한실이 보인다. ©박영채
원래의 지형과 집이 만나 마당을 형성하였다. ©박영채
SECTION      1현관 2전실 3거실 4식당 5주방 6화장실 7침실 8다용도실 9한실 10주차장 11진입마당 12파고라 13앞마당 14작업 공간 15텃밭 16바깥마당 17마루 18정원 19전망데크 20옥상마당 21드레스룸 22 데크 
거실과 주방에서 감상할 수 있는 안마당 ©박영채
바깥마당의 전경. 이 집에서 가장 개방적인 공간이다. ©박영채

HOUSE PLAN

대지위치 ▶ 경기도 양평군   |   대지면적 ▶ 843㎡(255평)   |   건물규모 ▶ 지상 2층   |   건축면적 ▶ 145.22㎡(43.92평)   |   연면적 ▶ 144.46㎡(43.69평)   |   건폐율 ▶ 17.23%   |   용적률 ▶ 17.13%   |   주차대수 ▶ 1대   |   최고높이 ▶ 7.7m

구조 ▶ 기초 – 철근콘크리트 매트기초 / 지상 – 철근콘크리트(벽, 지붕)   |   단열재 ▶ 벽 – T110 PF보드 / 바닥 – T90 PF보드 / 지붕 – T130 PF보드   |   외부마감재 ▶ 노출콘크리트, 적삼목   |   담장재 ▶ 전벽돌   |   창호재 ▶ 필로브 알루미늄 시스템창호, T39 로이삼중유리   |   에너지원 ▶ LPG, 태양광   |   조경석 ▶ 사비석 등

조경 ▶ KNL 환경디자인 스튜디오   |   전기 ▶ 신한전설주식회사   |   설비 ▶ 타임테크 엔지니어링   |   구조설계 ▶ 터구조   |   한실디자인 ▶ 어번디테일   |   시공 ▶ 우리마을E&C㈜   |   설계 ▶ ㈜피그건축사사무소

텃밭과 안마당을 연결하는 작업 공간은 지붕과 그늘을 제공한다. ©박영채 
저녁이면 한실은 마당의 조명이 된다. ©박영채

결국 땅 전체를 이용하여 집을 설계하기로 했다. 우리의 관심은 늘 땅과 사람이었기에 땅을 가치 있게 쓰고 다양한 생활 모습을 담은 공간을 디자인하고 싶었다. 건축주와 협의하며 필요한 공간을 파악해 정리하고 향과 전망, 도로와 상하수도 체계, 석축의 높이와 원래의 지형, 인접 대지의 상황 등 땅이 가진 조건과 가능성을 분석하였다. 그리고 집을 구획하고 앉히기에 앞서 땅에 공간을 합리적으로 배치해 나갔다.

하늘에서 본 집. 집과 마당의 관계가 드러난다.

경사진 진입로를 통해 올라오면 잠시 숨을 고르고 차분히 집에 들어갈 수 있도록 진입마당을 두는 것으로 시작했다. 곁에 햇볕을 피해 가볍게 쉴 수 있는 그늘도 함께 계획했다. 원래의 지형이 낮아지는 남향의 자리에는 텃밭을 두었다. 함께 쓸 수 있는 작업 공간과 다용도실, 주방이 가까이 있어야 했고, 텃밭의 작업 공간과 진입마당의 파고라 사이에는 전이공간으로서 안마당이 필요했다.

전망이 열리는 서쪽 코너에는 바깥마당을 배치하였다. 바깥마당 너머로는 회현리의 풍경과 멀리 양자산이 보인다. 그리고 북쪽에는 정원과 마루, 한실이 놓였다. 세 장소는 이 집에서 가장 정적인 공간이다.

현관에 들어서면 멀리 한실까지 이어지는 깊은 공간이 펼쳐진다.  /  파우더룸은 거실과 침실 사이에서 전이공간 역할을 한다. 침실 편백나무 벽 아래로 작은 화단이 보인다. 
바깥마당의 개방감은 거실로 이어진다. ©박영채 
실용성을 고려해 알차게 꾸민 주방. 다용도실 및 외부 작업 공간과 연결하여 동선을 배려했다.  /  나무 향이 전해지는 욕실

거실은 땅의 가운데에 있다. 2층을 오르는 계단은 진입마당과 한실 사이가 적합했다. 한 바퀴 돌아 올라가며 여기의 모든 공간을 마주치게 되고 멀리 용문산도 볼 수 있는 자리이다. 2층에서는 석축 위 원래의 지형과 가까워진다. 옥상정원은 멀리의 풍경과 숲을 함께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옥상정원에서 다리를 건너듯 넘어가서 숲을 만지고 경험할 수 있는 공간이 있으면 좋을 것 같았다.

INTERIOR SOURCE

내부마감재 ▶ 노출콘크리트, 벤자민무어 친환경 도장, 이건마루   |   욕실 및 주방 타일 ▶ 에스제이파트너스 수입타일   |   수전 등 욕실기기 ▶ 아메리칸스탠다드   |   주방 가구 ▶ 한샘 키친바흐

조명 ▶ 헤렘 LED 조명, 디에디트 직부등 및 벽부등, 두오모 펜던트   |   계단재 ▶ 자작나무 합판   |   데크재 ▶ 이페 19mm

거실 모습. 콘크리트 벽과 기둥, 전벽돌 마감의 벽난로가 공간에 조형미를 더한다.
2층 전실의 창가. 옥상마당 너머의 멀리 양자산 자락이 보인다. ©박영채
PLAN      1현관 2전실 3거실 4식당 5주방 6화장실 7침실 8다용도실 9한실 10주차장 11진입마당 12파고라 13앞마당 14작업 공간 15텃밭 16바깥마당 17마루 18정원 19전망데크 20옥상마당 21드레스룸 22 데크 
전실에서 바라본 침실
콘크리트 벽은 옥상마당의 공간감을 형성한다.

그렇게 땅에 적절히 공간을 배치하고 채광, 환기, 단열, 난방, 동선 등을 고려하여 벽을 세우고 지붕을 덮어 실내외를 구분하니 집이 되었다. 집이 땅 전체에 펼쳐져 마당을 구획하기도 하고 마당이 아늑하게 집을 두르기도 한다. 실내외의 모든 공간이 의미가 있고 서로 유기적으로 연결되었다.

마당과 석축, 풍경에 싸여 있으니 집에 더 이상의 꾸밈은 필요가 없었다. 그래서 콘크리트로 구축한 모습 그대로 집의 형태가 되고 재료가 되었다. 불을 쓰는 곳에는 전벽돌로, 사람의 손길이 닿는 곳에 적삼목으로 최소한의 마감을 하였다. 실내에서도 집의 구축이 느껴지도록 콘크리트를 드러내 집을 완성했다. < : 피그건축사사무소>

건축가_ 김대일, 이주한 [ ㈜피그건축사사무소]

김대일은 서울대학교 건축학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하였다. 이후 범건축종합건축사사무소와 건축사사무소 아뜰리에 17에서 근무했고, 2015년 ㈜피그건축사사무소를 설립하였다. 이주한은 서울대학교 건축학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하였다. 이후 희림종합건축사사무소와 삼성물산을 다녔고, 2015년 ㈜피그건축사사무소를 설립하였다. 대한민국 건축사이며, 가천대학교 겸임교수이다. 02-6405-1983| www.figarchitects.com

취재_ 김연정  |  사진_ 변종석, 박영채

ⓒ 월간 전원속의 내집  2018년 3월호 / Vol.229   www.uuj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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