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만 대면 불출마.."홍준표 마이너스의 손이냐"

CBS노컷뉴스 박성완 기자 입력 2018. 3. 20. 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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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서울시장 나서라"..당내 기류 '부글부글'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자유한국당 '홍준표 지도부'가 6·13 지방선거 후보군으로 분류했던 인사들이 잇따라 불출마 의사를 밝히면서 당내에선 부글부글 끓는 기류가 감지된다. 인재영입위원장을 맡은 홍 대표가 현 상황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는 차원에서 '서울시장 직접 출마 요구'도 고개를 들고 있다.

한국당의 인재난은 이석연 전 법제처장의 서울시장 불출마 선언으로 더욱 표면화 됐다. 당초 홍 대표가 정치신인 격인 이 전 처장에게 출마를 요청한 사실이 알려지고, '전략공천'까지 언급하는 등 파격 대우를 시사하자 당내에서조차 "인재난에 따른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는 평이 나왔었다.

이처럼 경쟁력에 물음표가 붙은 이 전 처장조차 18일 "요청을 받아들이지 못한 점을 애석하게 생각한다"며 불출마 의사를 밝히자 당으로선 자존심을 구긴 모양새가 됐다. 장제원 수석대변인은 19일 기자들과 만나 "(이 전 처장의 불출마는) 우리 당 공천 전략에 큰 영향을 주진 않을 것"이라며 "우리 당은 서울시장 후보와 관련, 이미 유력한 후보에 대한 접촉에 들어갔고 조만간 좋은 소식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사태 수습 와중에도 불출마 선언은 이어졌다. 경남도지사 후보군으로 분류됐던 한국당 박완수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저는 이미 올해 초 이번 지방선거에 대한 불출마 입장을 밝힌 바 있다"며 "당초 시민과 약속한 국회의원직을 성실히 수행하는 것이 지금도 변함없는 가장 큰 목표"라고 했다. 다시 거론되는 차출론에 완전히 선을 그은 것이다.

이에 앞서 한국당 지도부는 홍정욱 헤럴드경제 회장과 장제국 동서대 총장, 안대희 전 대법관 등을 주요 지역 광역단체장 후보군으로 염두에 뒀었지만, 이들 모두 난색을 표한 바 있다.

다만 남은 서울시장 후보군으로 거론되는 김병준 전 부총리는 이날 CBS 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출마와 관련해 누구와 만난 적도 없고, 당으로부터 얘기를 들은 적도 없다"고 했다. 그는 "지금 시간이 많이 지난 거 아닌가. 결정을 하려면 일찍 하든가 해야지. (지방선거까지) 시간이 굉장히 없잖느냐"고 밝혔지만, 출마 여부에 대해선 확답을 하진 않았다.

'불출마 릴레이' 형국에 대해 한국당의 한 의원은 통화에서 "홍 대표는 마이너스의 손이냐"고 반문했다. 인재난의 원인으론 당의 낮은 지지율과 함께 홍 대표의 '제왕적 리더십'도 거론된다. 또 다른 의원은 "누구는 (공천이) 된다, 안 된다는 식의 제왕적 당 대표체제도 문제"라며 "전략공천을 폭 넓게 적용할 수 있도록 당헌당규를 개정한 것 등 현실적으로 인재영입이나, 출마하고 싶은 분들이 손을 들고 나오기가 어려운 구조를 만든 측면도 있다"고 지적했다.

자유한국당 이종혁 전 의원.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홍 대표의 측근으로서 최근 최고위원까지 맡았던 이종혁 전 의원이 무소속 부산시장 출마를 선언하며 내놓은 지적도 비슷한 맥락이다. 이 전 의원은 "저는 오늘 한국당을 떠난다. 절이 싫어지면 중이 떠나는 법"이라며 "반시대적, 반개혁적 길을 걷다 망한 새누리당의 전철을 답습하는 한국당이 참 안타까울 뿐"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시민을 우습게 알고 선거 때면 오만하고 교만한 공천을 하는 정당에 이제는 '정치 아웃'을 선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당이 경선 없이 서병수 현 부산시장을 전략공천한 데 대한 반발 차원이다.

이에 홍 대표는 페이스북 글을 통해 사실상 이 전 의원을 겨냥, "측근도 깜이 돼야 선거에 내 보낸다. 깜도 안 되는 사람을 무리하게 공천한다면 그것이야 말로 사천(私薦)"이라고 밝혔다. 장 대변인도 이 전 의원이 지난 총선 경선에서 패한 사실을 지적하며, "한 지역구 경선에서도 떨어진 사람이 부산시장에 출마하는 것이 부산시민들로선 납득이 안 되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인재난과 맞물린 당내 혼란상은 인재영입위원장인 홍 대표의 책임론으로도 연결되는 분위기다. 홍 대표가 서울시장 선거나 수도권 재·보궐 선거에 직접 나서 당 분위기를 띄워야 한다는 주장이 당 안팎에서 나온다. 복수의 의원들은 "홍 대표가 서울시장에 나서는 것도 하나의 방안이라고 본다"고 했다.

한국당 서울시장 공천 신청자인 김정기 전 중국 상하이 총영사도 논평을 통해 "원래부터 전략공천이 예정됐다면 서울시장 후보는 왜 공모했느냐. 정치 사기 아니냐"며 "지난 대선에서 홍 대표가 나섰듯, 차라리 이번에도 홍 대표가 서울시장 후보로 직접 나서라. 그게 떳떳하고 당당한 정치 아니겠느냐"고 밝혔다. 한편 당내 중진들은 조만간 모여 현 상황에 대한 타개책을 논의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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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박성완 기자] pswwang@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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