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 최종 관문 '면접 미투' 한달새 56배 폭증

2018. 3. 20. 03:36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면접관이 남자친구는 있느냐. 동거하느냐. 결혼하면 출산할 계획이 있느냐고 물어봐 당황했습니다. '압박면접'이라는 탈을 쓴 '성희롱 면접'이었습니다."

직장인 A(28)씨는 몇 해 전 한 취업 면접장에서 수치심을 느끼는 질문을 받았던 경험을 털어놓았다.

당시 A씨는 최종 면접에 취업 당락이 걸려 있다 보니 어떠한 반발도 하지 못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다음소프트 취업 빅데이터 분석

[서울신문]“압박면접 탈 쓴 위력에 의한 성희롱”
인터넷 언급 횟수 이달 1만 7983건

“면접관이 남자친구는 있느냐. 동거하느냐. 결혼하면 출산할 계획이 있느냐고 물어봐 당황했습니다. ‘압박면접’이라는 탈을 쓴 ‘성희롱 면접’이었습니다.”

직장인 A(28)씨는 몇 해 전 한 취업 면접장에서 수치심을 느끼는 질문을 받았던 경험을 털어놓았다. 당시 A씨는 최종 면접에 취업 당락이 걸려 있다 보니 어떠한 반발도 하지 못했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A씨는 그 회사 입사에 낙방했다. A씨는 “그 회사를 상대로 미투 운동을 하고 싶은 심정이지만 너무 긴장했던 탓에 그 면접관이 누구였는지 이름도 얼굴도 잘 기억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취업의 최종 관문인 면접시험이 미투 운동 대상으로 떠올랐다. 성희롱성 질문을 던지는 면접관이 가해자로 지목되고 있다. 특히 면접장에서는 입사 지원자들의 생살여탈권을 쥔 면접관과 그들에게 좋은 점수를 받고 뽑히길 바라는 입사지원자 사이에 철저한 ‘갑을 관계’가 형성되기 때문에 피해자들이 마땅한 대응을 할 수가 없는 경우가 많다. 이 또한 일종의 위력에 의한 성희롱인 셈이다.

19일 인공지능 기반 빅데이터 분석 기업인 다음소프트가 최근 분석한 취업 빅데이터 자료에 따르면 인터넷에서 ‘면접 미투’ 언급량은 지난 2월 320건에 불과했다가 이달 들어서는 1만 7983건으로 급증했다. ‘면접 갑질’, ‘면접 성희롱’ 언급량이 2015년 8090건, 2016년 6666건, 지난해 4435건으로 점점 줄어드는 추세 속에 이달 갑자기 폭발적으로 늘어난 것은 ‘미투 운동’의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

다음소프트 측은 “최근 미투 운동과 함께 폐쇄적인 면접장 환경에 대한 문제 제기가 잇따르고 있다”면서 “면접장에서 갑질이나 성희롱을 겪은 경험이 있었는데도 외부에 말을 하지 않고 있었던 사람들이 많았음을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더구나 최근 강원랜드와 금융권의 채용비리 사건이 잇따르면서 기업들의 공개 채용에 대한 불신과 부정적인 인식도 확산일로다. 인터넷 게시글에서 취업과 관련한 키워드 등을 빅데이터 분석한 결과 부정적인 단어를 사용한 게시글이 81%에 해당했지만, 긍정적인 단어를 사용한 글은 19%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소프트는 2015년 1월부터 2018년 3월 12일까지 블로그 글 4억 6441만 5841건, 트위터 글 107억 3589만 10건, 뉴스 3071만 2410건을 분석해 이런 결과를 도출했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부담없이 즐기는 서울신문 ‘최신만화’ - 저작권자 ⓒ 서울신문사 -

Copyright © 서울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