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리보다 센 부총리.. '시진핑 책사' 류허 중국경제 총괄

베이징/이길성 특파원 입력 2018. 3. 20. 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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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부총리로 '시코노믹스' 주도
왕이·웨이펑허는 국무위원 승진, 외교와 국방에 힘 실어줘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는 19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시진핑 국가주석에 의해 지명된 리커창 총리 인사안을 승인했다. 이어 리 총리는 국무원(정부)을 이끌 4명의 부총리와 각 국무위원 및 부장(장관)을 지명했다. 이로써 시진핑 정권 2기 중국 정부 진용이 완성됐다.

이날 인사에서 단연 돋보인 인사는 류허 중앙재경영도소조 판공실 주임의 부총리 지명이다. 시 주석의 죽마고우이면서 '경제 책사'로 불린 그가 경제담당 부총리에 오르자, 당장 '총리보다 더 센 부총리'란 말이 나온다.

원래 중국에서 경제와 내정은 총리의 영역이었다. 시진핑 집권 이후 달라졌다. 주요 경제 정책 결정이 국무원이 아니라 당의 재경영도소조에서 이뤄졌다. 소조 조장이 시 주석이고, 비서실장 격인 판공실 주임이 류허였다. 시 주석이 경제 분야까지 완전 장악한 기점은 2016년 5월 인민일보의 지상 논쟁이었다. '권위 인사'라는 익명의 필자가 두 편의 논문을 통해 리커창 총리의 경제 정책을 비판하며, 공급 측 개혁과 질적 성장을 주장했다. 이후 '리커노믹스(리커창+이코노믹스)'라는 용어는 흔적 없이 사라졌고, 대신 '시코노믹스(시진핑+이코노믹스)'가 그 자리를 차지했다. 리커노믹스를 사라지게 한 '권위 인사'가 바로 류허라는 게 정설이다. 그는 중국 지도층 내 보기 드물게 하버드 케네디스쿨에서 공부한 유학파다.

또 한정 상무위원(상무)과 쑨춘란 전 통일전선부 부장(교육·문화), 후춘화 전 광둥성 서기(농업·상업·무역)도 각각 부총리에 선임됐다.

이날 인사에서는 중국의 강성 외교를 상징하는 왕이 외교부장이 외교부장 겸 국무위원으로 승진했다. 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신설한 전략지원부대(로켓 및 핵전력 지원) 사령관 출신 웨이펑허도 국방부장 겸 국무위원에 발탁됐다. 외교와 국방에 한층 더 힘을 실어준 것이다. 시 주석이 대외 전략도 공세적으로 펼쳐나가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해석된다.

웨이펑허는 시진핑 주석 집권 후 첫 장성 인사에서 상장(대장급)으로 승진시킨 군부 내 핵심 측근이다. 포병부대 일반 병사로 출발해 상장까지 오른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전략지원부대는 2015년 신설된 부대로, 로켓군의 핵전쟁과 우주전을 지원하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략지원부대 사령관을 국방부장에 발탁한 것은 미국과의 전략 미사일 경쟁을 한층 가속화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외교부총리 발탁이 점쳐졌던 양제츠는 승진하지 못했다. 그는 당 조직인 중앙외사영도소조로 옮겨 왕치산 국가부주석을 보좌해 대미(對美) 외교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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