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단역 자매 자살 사건 재조사해달라" 국민청원 봇물

홍신영 2018. 3. 19.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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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 앵커 ▶

미투 열풍으로 과거의 한 사건이 다시 조명되고 있습니다.

방송 현장에서 12명으로부터 성폭력을 당한 단역배우.

그는 목숨을 끊었고 동생도 뒤를 이었습니다.

고소를 못 하게 협박했던 가해자들은 지금도 현장에서 활동한다고 합니다.

이 사건을 다시 조사해달라는 청원이 보름 만에 10만 명을 넘어섰습니다.

보도에 홍신영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어머니는 4년 만에 다시 거리로 나섰습니다.

"청원 좀 부탁드립니다."

딸들의 억울한 죽음을 호소하기 위해서입니다.

지난 2004년 대학원생이던 큰딸은 드라마 단역배우 아르바이트를 시작했습니다.

그해 말, 딸은 단역배우를 관리하는 현장 반장 등 관계자 12명을 경찰에 고소했습니다.

3개월 동안 지속적으로 성폭행과 성추행을 당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피해자 어머니] "반항을 하니까 라이터를 켜더라는 거예요. 칼도 갖고 다니더래요. 네 얼굴을 망가뜨린다…"

그러나 고통은 계속됐습니다.

경찰이 가해자를 앞에 두고 성폭행 상황을 자세히 묘사하라고 요구했는가 하면, 가해자들은 딸을 계속 협박했습니다.

결국 딸은 고소를 취하하고 목숨을 끊었고, 엿새 뒤 단역배우 일을 소개했던 동생도 스스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피해자 어머니] "고소를 안 했으면 안 죽었는데… 어떻게 견뎌요. (경찰이) '12명을 상대한 아줌마인지 아가씨인지 모자 좀 벗어봐'…"

어머니는 가해자들을 처벌해달라며 1인 시위를 했지만, 오히려 검찰은 어머니를 명예훼손으로 기소했습니다.

지난해 법원은 어머니에게 무죄를 선고하면서, 판결문에서 이렇게 밝혔습니다.

"공권력이 진상을 밝혀내지도, 가해자에게 책임을 묻지도 못했다. 국가 공권력의 총체적 실패에 대해 간곡히 사과와 위로의 뜻을 전한다."

14년이 지났지만, 가해자로 지목된 사람들은 여전히 혐의를 부인하며 같은 일을 하고 있습니다.

[당시 현장 반장] "제가 어떻게 강제로 그렇게 합니까. 그건 말이 안 되잖아요. 12명 가운데 죄인은 있을 것이다…"

시민들은 이 사건의 재조사를 요구하는 청원 운동을 시작했습니다.

"경찰과 가해자를 모두 재조사해달라. 공소시효를 없애고 수사해달라."

청와대 청원은 오늘 10만 명을 넘어섰습니다.

MBC뉴스 홍신영입니다.

홍신영기자 (hsy@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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