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이상 무해한 척 할 수 없다" 뭇매 맞는 페이스북

최희진 기자 2018. 3. 19.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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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페이스북 이용자 5000만명의 개인정보가 2016년 미국 대통령 선거 등에 무단 활용됐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페이스북의 운영 방식 전반이 도마에 올랐다. 미국과 영국 의원들은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가 직접 의회에 나와 증언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데이터 분석 업체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 사건을 조사 중인 미국 민주당 에이미 클로부처 상원의원은 18일(현지시간) “미국인 5000만명의 개인정보가 유용된 것은 저커버그가 의회에 출석해 해명해야 할 사안”이라며 “개인정보가 정치광고나 선거조작에 악용된 게 아닌지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는 미 대선을 앞두고 페이스북 이용자의 정보를 대거 수집해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 캠프에 전달했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한 이용자가 페이스북에 로그인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미국 연방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트럼프 캠프는 2016년 6월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와 업무 계약을 맺고 약 620만달러(약 66억4000만원)를 지불했다. 당시 이 회사의 이사진에는 한때 트럼프 대통령의 ‘오른팔’이었던 스티브 배넌 전 백악관 수석전략가가 있었다.

영국 의회는 정보 수집 과정에 알렉산더 코건 케임브리지대 교수(심리학)가 개발한 성격 검사 애플리케이션이 사용된 점 때문에 이 사건을 조사하고 있다.

하원 디지털문화미디어체육위원회 위원장인 데이미언 콜린스 보수당 의원은 “저커버그에게 의회 출석을 요청할 것”이라며 “누군가는 이번 사태를 책임져야 한다. 저커버그는 자신의 페이스북 페이지 뒤로 숨는 일을 중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더 이상 누구도 페이스북이 무해한 척 할 수 없다’는 제목의 칼럼에서 페이스북의 영향력을 법으로 규제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전했다.

이 칼럼은 “페이스북 사용자들이 보는 콘텐츠는 페이스북이 정부 또는 페이스북으로 수익을 올리는 기업과의 협의 없이 변경하는 알고리즘에 따라 결정된다”며 “콘텐츠 발행업체들은 페이스북의 변화하는 전략을 따라잡기 위해 끊임없이 움직여야 한다. 여기서 도태된 회사들이 매출 폭락으로 폐업한 사례가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칼럼은 또 “최근 들어 다소 강경해지긴 했으나 페이스북은 극우 성향 게시물을 여과없이 노출시켜 문제된 바 있다”며 “그런데도 페이스북은 콘텐츠를 규제하려는 수많은 입법 시도에 저항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극우 성향 게시물에 대한 입장부터 이용자 개인정보 수집까지, 페이스북은 그 힘을 억제해야만 하는 기업”이라고 강조했다.

<최희진 기자 dais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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