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l.told] 즉위 앞둔 파라오, 살라의 기록이 대단한 이유

박찬기 입력 2018. 3. 19.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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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포투=박찬기]

"위 갓 살라! 뚜루뚜뚜뚜"

지난 1월, 한 리버풀 팬이 자신의 방안에서 부른 노래가 화제에 올랐다. 쿠티뉴를 팔았지만 우리에겐 살라가 있다는 가사로 리버풀 팬들의 공감을 얻었다. 노래처럼 살라는 리버풀을 '하드캐리'하고 있다. 18일 왓퍼드전에선 4골을 쏟아부어 케인을 제치고 프리미어리그 최다 득점 1위에 올랐다. 물오른 이집트의 파라오가 잉글랜드 정복에 성큼 다가가고 있다.


# 전설들을 뛰어넘다

살라의 고공행진이 전설들을 압도하고 있다. 리버풀 데뷔 시즌임에도 수많은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26라운드 토트넘과 홈 경기에서 멀티골을 넣어 리버풀 소속 최단 기간 20골 고지를 밟았다. 이게 끝이 아니다. 이번 시즌 모든 대회를 통틀어 36골을 넣은 살라는 토레스의 리버풀 첫 번째 시즌 기록(2007-08, 33골)을 훌쩍 넘었다.

유럽 다른 리그로 눈을 돌려봐도 살라의 성적은 두드러진다. 라리가 득점 선두인 메시(25골)와 분데스리가 레반도프스키(23골), 리그1 카바니와 세리에A 임모빌레(이상 24골)를 누르고 리그 최다 득점 1위(28골)를 달리고 있다.

2013-14시즌 리버풀 공격의 중심으로 리그 준우승에 일조한 수아레즈의 기록도 눈앞에 두고 있다. 당시 수아레즈는 31골로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의 영예를 안았다. 7경기 남은 리그 일정을 고려하면 살라가 수아레즈의 아성을 무너뜨리는 건 시간 문제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리버풀 주장 헨더슨은 "살라와 수아레즈는 비교하기 어렵다. 다른 플레이 스타일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면서도 "이번 시즌 살라의 활약은 놀랍기 그지없다. 실패를 모르는 듯하다"며 감탄했다.

살라는 최근 공식전 10경기서 12번 골망을 갈랐다. 지금의 상승세를 유지할 경우, 1983-84시즌에 이안 러쉬가 세운 리버풀 소속 한 시즌 최다골(47골)을 넘을지도 모른다.


# 드로그바 아성에 도전하다

역사적으로 프리미어리그에서 아프리카인 스트라이커들은 뛰어난 활약을 선보였다. 그러나 최고의 자리에 오른 건 드로그바뿐이다. 2006-07시즌과 2009-10시즌에 각각 20골, 29골을 넣어 득점왕을 수상했다. 아데바요르, 뎀바 바, 야야 투레, 마레즈 등이 드로그바의 발자취를 좇았지만 역부족이었다.

살라가 두 번째 아프리카인 득점왕이 될 가능성이 높다. 득점 수만 놓고 보면 드로그바 못지않다. 첼시의 3관왕을 이끌었던 2009-10시즌 드로그바는 총 37골을 넣었다. 이번 시즌 살라는 36골로 드로그바의 턱밑까지 추격하고 있다. 드로그바는 <더 선> 인터뷰에서 "살라의 능력은 두말할 필요 없다. 리버풀은 물론 이집트 대표팀에서도 그렇다. 그의 활약은 존중받아 마땅하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지난해 12월, 살라는 마네와 오바메양을 꺾고 아프리카 올해의 선수상을 받았다. 리버풀 소속으론 2002년 엘 하지 디우프 이후 처음이었다.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이 된다면 드로그바가 달성하지 못한 2년 연속 수상도 가능할 전망이다.


# 역대급 득점왕에 다가가다

프리미어리그 출범 초창기, 앤디 콜(1993-94)과 앨런 시어러(1994-95)가 34골로 득점왕이 됐다. 아직 둘의 기록은 깨지지 않았다. 2007-08시즌 호날두와 2013-14시즌 수아레즈가 31골을 넣어 가장 근접했으나 고지를 넘지 못했다.

프리미어리그의 역사를 다시 쓸 선수로 살라가 유력하다. 남은 경기에서 한 골씩만 넣어도 콜과 시어러를 넘을 수 있다. 대진은 나쁘지 않다. 37라운드 첼시전을 제외하면 스토크, 웨스트 브롬, 본머스 등 하위권 팀들과 일전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이번 시즌 살라는 11위 이하 클럽을 상대로 16골을 몰아쳤다. 기복이 없다는 점도 기대하게 만드는 요소다. 리그 무득점이 두 경기 이상 지속되지 않았다. 지난 7, 8라운드 뉴캐슬전과 맨유전이 유일하다. 말 그대로 골 넣는 기계다.


# 골만 잘 넣는 게 아니다

살라의 장점은 결정력에 국한되지 않는다. 9개 도움으로 프리미어리그 최다 도움 3위에 위치했다. 두 자릿수 골을 넣은 선수 중 가장 많은 수치다. 유럽 5대 리그에서 살라보다 많은 도움을 기록한 득점 선두는 메시(12개)가 유일하다. 탁월한 패스 능력에 기인한다. 살라는 77%의 패스 정확도로 프리미어리그에서 25회 이상 그라운드를 밟은 공격수 사이에서 5위를 달리고 있다. 패스의 질도 좋다. 키패스 43개로 산체스(56개)에 이어 2위에 올랐다. 클롭 감독은 "리버풀에 여러모로 도움이 되는 환상적인 선수"라고 극찬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스쿼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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