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벤더 오일에 환경호르몬 포함.. 남자아이에 여성형 유방증 일으켜" 연구 나와
[경향신문]
방향제, 향수, 샴푸, 세제 등에 많이 쓰이는 라벤더 에센셜 오일과 피부 트러블 진정용으로 인기가 높은 티트리 오일 등에 환경호르몬이 포함돼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남자 어린이의 체내에서 테스토스테론 작용을 방해해 여성형 유방증을 일으키는 등 내분비계 교란의 위험이 있다는 것이다.
미 국립보건원(NIH) 산하 국립환경보건과학원(NIEHS) 연구진은 이번주 열리는 내분비학회 100주년 모임인 ‘엔도(ENDO) 2018’에서 이같은 결과를 19일(현지시간) 발표할 예정이라고 학회가 17일 전했다. 연구진은 라벤더 오일과 티트리오일에 공통 함유된 네 가지 화학물질(eucalyptol, 4-terpineol, dipentene/limonene, alpha-terpineol)을 시험관 속 인간 암세포에 적용해 관찰한 결과, 이 물질들이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처럼 작용하면서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의 활동을 저해하는 환경호르몬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타일러 램지 연구원은 해당 네 가지 물질이 라벤더나 티트리 뿐만이 아니라 최소 65종의 다른 에센셜 오일에도 함유돼있다고 지적했다. 자연산 재료에서 추출한 에센셜 오일의 여러 ‘천연’ 화학물질들의 안전성이 100% 보장되지 않는다는 뜻이다. 램지 박사는 “우리 사회는 에센셜 오일이 안전하다고 여기지만, 그 안에는 다양한 종류와 양의 화학물질이 함유되어 있으므로 사용에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2007년 뉴잉글랜드 의학저널에 실린 사례에 따르면 사춘기 이전의 건강한 남자 어린아이 3명이 라벤더 또는 티트리 오일을 사용하면서 여성형 유방 증상을 보이다가, 사용을 중단하면서 다시 원래의 혈중 호르몬 균형을 되찾고 가슴도 원형으로 돌아왔다. 라벤더와 티트리 오일 성분을 여성의 유방암 세포에 적용하는 실험에서도 세포에서 이상증상이 나타났다고 해당 연구진은 밝혔다.
에센셜 오일을 비롯한 천연 제품은 미 식품의약국(FDA)을 비롯한 보건당국의 관리감독을 받지 않는다.
<최민영 기자 m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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