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배 빠른 세상이 곧 열린다, 아찔한 '5G 대전'

김봉기 기자 2018. 3. 19. 03:03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56개국 113개 통신업체 경쟁]
- 英, 이번주 세계 첫 5G 주파수 경매
中 "하반기 5G 스마트폰 출시"
트럼프는 주도권 뺏기기 싫어 퀄컴의 싱가포르 매각 반대
- 한국 내년 3월 상용화 목표
SKT, 양자 암호통신회사 인수
KT, VR서비스 시장에 진출
LGU+, 美中업체와 공동 개발

전 세계가 5세대(5Generation) 이동통신 상용화를 위해 분주해지고 있다. 세계이동통신공급자협회(GSA)에 따르면 영국이 이번 주부터 세계 최초로 5G 전용 주파수 경매를 진행한다. 한국을 비롯해 미국·스페인·호주·태국 등은 연내 5G 주파수 경매를 추진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미국과 중국은 5G 선점을 둘러싸고 정부 간 신경전까지 벌이고 있다. 글로벌 IT 기업 에릭슨에 따르면 5G 상용화 이후 디지털 혁신이 진행되면서 오는 2026년 세계 ICT(정보통신기술) 시장 규모는 3조2810억달러(약 3505조원)로 2016년의 3배로 성장할 전망이다.

지난 1월 SK텔레콤이 서울 중구 서울광장에 설치한‘5G 이글루 체험관’을 찾은 관객들이 머리에 360도 가상현실 헤드셋을 쓰고 놀이기구를 즐기고 있다. 가상·증강현실(VR·AR), 자율주행차 등 4차 산업혁명의 핵심 인프라인 5G 선점을 위해 한국을 비롯해 미국·영국 등은 연내 주파수 경매를 추진하고 있다. /김연정 객원기자

◇영국부터 시작한 5G 주파수 경매

영국의 방송·통신 담당 주무 기관인 오프컴은 오는 20일 5G용 주파수 경매를 시작한다. 영국이 목표하는 5G 상용화 시점은 우리나라보다 1년 뒤인 2020년이지만, 영국 정부는 주파수 조기 공급으로 통신 업체들이 일찌감치 5G 준비에 들어갈 수 있게 하겠다는 구상이다. 스페인도 최근 5G 주파수 할당 계획을 마련하고 자국(自國) 통신 업계와 시기와 방식에 대한 협의를 진행 중이다. 현재 유럽에선 12 국가가 5G 주파수 경매 시점을 정했거나 조만간 발표할 예정이다. 최근에는 바레인·이집트·모로코·남아공·아랍에미리트 등 중동과 아프리카 국가들도 5G 준비를 시작했다.

중국 정부는 지난달 양회 기간 '2020년 5G 상용화와 2030년 5G 최강국 도약을 위해 민관 협력을 강화한다'는 원칙을 재확인했다. 중국 정부는 5G 통신 기술 개발에 2020년까지 5000억위안(약 85조원)을 쏟아붓고, 중국 3대 통신 업체 역시 1800억달러(약 192조원)를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중국 1위 통신·장비 업체 화웨이는 지난달 말 5G 스마트폰 전용 칩셋 '발롱 5G01'을 공개하면서 "올해 하반기에 5G 스마트폰을 출시하겠다"고 발표했다.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가 연내 5G 주파수를 경매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미국 1~2위 통신 업체인 버라이즌AT&T가 올해 말 5G 시범 서비스를 목표로 각각 뛰고 있다. 미국 반도체 기업 인텔은 평창올림픽 때 5G 시범 서비스 구현에 필요한 통신·장비와 시스템을 제공한 데 이어 오는 2020년 도쿄올림픽에도 5G 지원을 맡기로 했다. 미국의 통신 반도체 기업 퀄컴의 경우 지난달 말 세계 최대 모바일 전시회인 MWC(모바일월드콩그레스)를 통해 5G 스마트폰용 핵심 통신 부품인 '스냅드래곤 X50'을 선보였다.

미국 트럼프 정부가 싱가포르 반도체 회사 브로드컴의 퀄컴 인수를 반대한 것도 5G 선점 경쟁과 관련이 있다. 화교 자본이 장악한 브로드컴의 인수를 허용했다가 자칫 5G 칩셋 시장 주도권을 중국에 뺏길 것을 우려한 것이다. 트럼프 정부가 중국에 대응하기 위해 5G 네트워크망을 국가 차원에서 추진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란 보도도 나오고 있다.

◇한국, 내년 3월 상용화…올 6월 주파수 경매

내년 3월을 5G 상용화 시점으로 잡은 우리나라는 오는 6월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를 대상으로 한 5G 주파수 경매를 진행한다. 아직 세부적인 내용은 나오지 않았지만, 정부는 최저 입찰가가 1조~2조원대에 달했던 과거 주파수 경매 때와 달리 5G 주파수 할당 대가를 낮추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주파수 비용을 최대한 줄여주는 대신 통신 3사가 서비스 개발과 망 구축에 더 투자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정부 관계자는 "5G 주파수의 경우 직진성이 강하고 도달 거리가 짧아 더 촘촘하게 기지국과 중계기를 구축해야 한다"며 "통신 3사가 땅속에 매설한 관로와 지상에 세워둔 전주 등 필수 설비를 서로 공유할 수 있도록 정부가 통신 업체 간 중재를 시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통신 업체들도 바빠졌다. SK텔레콤은 5G 시대에 데이터 보안 시장을 선도하기 위해 지난달 세계 1위 양자 암호 통신 회사인 IDQ를 700억원에 인수했고, 평창올림픽 때 5G 시범 서비스를 선보인 KT는 최근 5G 시대에 각광받을 가상현실(VR) 관련 서비스 시장에 본격 뛰어들었다. LG유플러스는 올 들어 CEO 직속으로 5G추진단을 만든 데 이어 미국 버라이즌, 중국 차이나모바일 등과 5G 서비스 개발을 함께하기로 했다.

☞5G(5Generation·5세대 이동통신) 데이터 전송 속도가 현재 LTE(4세대 이동통신)보다 최소 20배 이상 빠르다. 반경 1㎞ 이내 사물인터넷(IoT) 기기 100만개를 동시에 연결할 수 있다. 5G 통신은 데이터 송수신 과정에서 발생하는 지연 시간을 0.001초 이내로 줄일 수 있어 자율주행차 등 미래 기술 상용화의 핵심 인프라로 꼽힌다.

- Copyrights ⓒ 조선비즈 & ChosunBiz.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Copyright © 조선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