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땅콩집 신혼 꿈꿨는데..분양받고도 입주 못 해 '발 동동'

김민정 기자 2018. 3. 18. 2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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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비슷한 주택 두 채가 땅콩처럼 붙어 있어서 이른바 땅콩집으로 불리는 타운하우스는 젊은 층에 인기가 많습니다. 그런데 단란한 신혼 생활을 꿈꾸며 땅콩집을 분양받은 사람들이 입주날짜가 1년 넘게 지났는데도 집에 들어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된 일인지 김민정 기자가 기동 취재했습니다.

<기자>

경기 평택의 한 타운하우스, 일명 '땅콩집' 단지입니다. 두 달 전 입주한 새집이지만 집 안 곳곳에는 마무리되지 못한 공사 흔적 투성입니다.

[장 모 씨/입주자 : 처음에 왔을 때는 싱크대도 없었고요. 수도꼭지도 없었습니다. 전기 배선들이 그냥 노출돼 있습니다. 아이가 얼마든지 손을 대면 감전될 수 있는….]

지난해 2월 입주가 끝났어야 할 곳이지만 전체 249가구 가운데 36가구만 입주했습니다.

시행사와 시공사가 준공을 앞두고 이권 다툼을 벌이면서 입주가 중단된 겁니다.

시행사와 시공사가 짜고 금융기관에서 공사비를 미리 부풀려 받아낸 뒤 일부를 시행사가 챙겼는데 뒤늦게 시공사도 이 돈에 대한 권리를 주장하면서 싸움이 벌어졌습니다.

시공사 측은 공사를 중단하고 분양권자들의 이사를 가로막고 있습니다. 시행사가 돈을 더 줄 때까지 버티겠다는 겁니다.

시공사 측은 단지 내에 경비초소까지 세워놓고 입주를 막고 있습니다.

[시공사 관계자 : 아직 준공이 안 났잖아요. 그러면 아직 저희 소유거든요. 찍지 말고, 카메라 내리시고.]

입주 예정일에 맞춰 전에 살던 집을 처분했던 사람들은 자기 집에 들어가지 못하고 근처 월세방을 전전하고 있습니다.

[박 모 씨/입주 예정자 : 신혼집을 저쪽에서 시작하자고 했는데, 지금 아기가 벌써 7개월인데도 못 들어가고 있는 상황인 거에요.]

시청의 중재도 별반 효과가 없었습니다. 돈을 더 받아야 한다는 시공사와 줄 돈은 다 줬다는 시행사가 각자의 이익만 고집하는 사이 내 집 마련의 꿈을 꿨던 서민들의 고통은 길어지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김명구, 영상편집 : 오영택)   

김민정 기자compass@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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