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케이브 FBI 부국장 퇴임 26시간전 경질.. '연금 박탈' 겨냥

박종현 2018. 3. 18. 1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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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범 1년 남짓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인사방식이 도마에 오른 지는 오래다.

18일(현지시간) 물러나기로 했던 앤드루 매케이브(사진) 연방수사국(FBI) 부국장의 경질과정은 트럼프 정부의 인사방식을 압축해 보여준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매케이브가 지난 대선 당시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의 '이메일 스캔들' 수사를 담당할 때 면죄부를 주며 정파적인 결정을 내렸다고 비판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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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고위급 꼼수 해임' 또 도마에

출범 1년 남짓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인사방식이 도마에 오른 지는 오래다. 트럼프 대통령의 고위직 인사는 역대 대통령의 전통적인 방식과 차이가 난다. 곧잘 주요 인사에게 해임 압박을 넣는가 하면 법적인 임기를 보장하지 않는 경우도 잦다.

18일(현지시간) 물러나기로 했던 앤드루 매케이브(사진) 연방수사국(FBI) 부국장의 경질과정은 트럼프 정부의 인사방식을 압축해 보여준다. 매케이브는 1개월 전 예고했던 자진 사임을 불과 26시간 앞둔 16일 밤 전격 경질됐다. 경질은 관할 부처의 수장인 제프 세션스 법무장관의 공개적인 발언으로 이뤄졌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의중이 다분히 반영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법무부는 이날 내부 감사 결과 발표에서 “매케이브가 승인 없이 언론에 정보를 유출하고, 감사관에게 여러 차례 정직하지 않았다”며 그의 해고를 알렸다.

문제는 법무부가 규정한 매케이브의 정보 유출과 거짓 증언은 트럼프 대통령의 그간 주장과 맥이 닿아 있다는 점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매케이브가 지난 대선 당시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의 ‘이메일 스캔들’ 수사를 담당할 때 면죄부를 주며 정파적인 결정을 내렸다고 비판해 왔다. 그러면서 그의 경질을 공개 주문한 것도 여러 차례다. 지난 2월 매케이브가 부국장 직무에서 배제된 뒤에도 휴가를 내며 형식적으로는 18일까지 FBI 직원으로 남으려는 점을 비판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FBI 규정에 따라 이날까지 근무해야 연금을 100% 수령할 수 있는 매케이브의 상황을 고려한 조치를 수용하지 말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공개적인 요구는 사임을 불과 26시간 앞두고 수용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튿날인 17일 이른 새벽에 “매케이브가 해고됐다”며 “FBI 직원들과 민주주의에 위대한 날”이라는 트윗을 날렸다. 그러면서 “매케이브는 FBI 사상 최고 수준의 거짓과 부패에 대해 모두 알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매케이브의 변호사는 “법무부의 징계 과정에서 결론을 정해 놓고 몰아가는 경우를 본 적이 없다”며 다음 단계의 싸움을 예고했다.

매케이브는 자신에 대한 ‘치졸한 보복’은 ‘러시아 스캔들’과 제임스 코미 전 FBI 국장의 경질과 관련돼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그는 러시아 스캔들 수사 와중에 전격 해임된 코미 전 국장을 공개적으로 두둔하며 백악관 측과 마찰을 빚었다. 매케이브는 이와 관련된 메모를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매케이브가 연금을 100% 받으려면 소송 등을 거쳐야 할 수 있다고 미 언론은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매케이브에 앞서 지난해 5월 코미 당시 국장을 해임하며 FBI 리더십과 일대 갈등을 야기했다. 급작스러운 경질 이후 코미는 이후 말을 아끼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사법방해’ 혐의를 입증하는 듯한 발언으로 백악관의 애간장을 태웠다. 다음달 출간 예정인 ‘코미 회고록’에 담길 내용이 야기할 파문도 간단하지 않을 전망이다.

워싱턴=박종현 특파원 bali@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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