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치산 '화려한 복귀'.. 시진핑 절대권력 서열화 마무리

조창원 2018. 3. 18.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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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치산  국가부주석 선출.. 習 집권2기 지도부 새출발
감찰위주임에 양샤오두 등 측근 대대적 전진배치 눈길
리커창 자리 유지됐지만 실권없는 이름만 남아
18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13기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전체회의에 참석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왼쪽 첫번째)과 리커창 총리(왼쪽 세번째) 뒤를 왕치산 국가 부주석이 지나가고 있다. AP연합뉴스
【 베이징=조창원 특파원】 시진핑 장기집권을 도모하는 권력 새판짜기가 완성단계에 접어들었다. 지난해 10월 당 총서기로 재선출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이번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서 국가주석과 중앙군사위 주석에 재선출돼 절대권력 굳히기에 들어갔다. 이어 시주석의 반부패 사정을 이끌던 왕치산 전 중앙기율검사위원회 서기를 국가부주석으로 복귀시킨 데 이어 반대세력 축출과 절대권력 강화 차원에서 새로 설립된 국가감찰위주임에 양샤오두 중앙기율검사위원회 부서기 겸 감찰부장을 앉혔다. 반면, 한때 시 주석과 후계 경쟁자였던 리커창 총리가 연임에 성공했지만 실제권력을 잃고 명목상 총리로 전략했다는 평가다.

■시진핑 절대권력 '수직계열 라인업' 완성

주말인 지난 17일부터 이틀간 진행된 전인대에서 시진핑 주석의 절대권력을 뒷받침할 최고위급 실세들의 등극이 잇따라 확정됐다.

우선 지난 17일 전인대에서 열린 표결에서 시 주석은 만장일치(2970표)로 국가주석과 군사위 주석으로 재선출됐다. 시 주석은 지난해 10월 19차 전국대표대회에서 당 총서기로 재선출된 바 있다. 이번 전인대에서 국가주석 임기 조항을 삭제해 장기집권의 길을 만든 시 주석은 집권 1기에 이어 2기에도 중국 공산당 총서기, 국가주석, 군사위 주석을 모두 확보했다.

측근들의 전진배치도 주목된다. 전인대는 같은날 열린 표결에서 압도적 찬성으로 왕치산 전 중앙기율검사위원회 서기를 국가 부주석으로 선출했다. 왕치산은 외교 부문을 총괄할 전망이다.

왕 전 서기는 시진핑 집권 1기 5년간 중앙기율위 서기를 맡아 시 주석이 강조해온 반부패 세력 제거의 선봉에 섰다.그러나 지난해 19차 당 대회 7상8하(七上八下.67세는 유임하고 68세는 은퇴한다) 내규에 따라 19기 중앙위원으로 선출되지 못하고 퇴임했다가 이번 전인대를 통해 재복귀하게 됐다. 중앙판공청 주임으로 시 주석의 왼팔 격이었던 리잔수 신임 상무위원도 예상대로 전인대 상무위원장으로 선출됐다.

18일 진행된 전인대 표결에서도 시주석 측근들의 전진배치가 절정을 이뤘다.

국가감찰위 주임이 된 양샤오두의 발탁이 대표적이다. 국가감찰위는 중국 공산당 사정기관인 중앙기율검사위원회와 행정부인 국무원의 감찰 조직 등을 통합한 거대조직이다. 비당원까지 모두 감시할 수 있는 막강권력을 갖춘 국가감찰위는 사실상 시 주석의 장기집권의 안정을 뒷받침하는 무소불위의 사정기관이 될 전망이다.

아울러 인민해방군의 최고 지휘부인 공산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에는 시진핑 주석의 호위대로 불리는 쉬치량 현 부주석과 장유샤 장비발전부장이 선임됐다.

■후진타오계 명줄만 유지한 리커창

이번 권력재편에서 중국의 파워 시프트의 특징을 대표적으로 반영한 사례는 리커창 중국 총리다.

리 총리가 연임에 성공했지만 '이 빠진 호랑이'로 전락했다는 평가다. 우선 리 총리는 2012년 제18차 전국대표대회(당대회)에선 시진핑 국가주석에 이은 2인자로서 출발했다.

그러나 집권 1기 시 주석의 권력이 무한확장되면서 리 총리의 주요 담당인 경제분야까지 파고들어 리 총리의 입지는 절대적으로 축소돼왔다.

그나마 이같은 역할도 시진핑 집권2기 들어 더욱 줄어들 처지다. 시 주석이 경제 브레인인 류허 중앙재경영도소조 판공실 주임에게 경제 관할권을 대부분 넘겨주면서 리커창 총리가 경제분야에 대한 실질적 권한이 무색해졌다.

결과적으로 후진타오 전 주석과의 깊은 인연을 바탕으로 시 주석과 차세대 후계자 자리를 놓고 경쟁하던 리 총리의 권력이 쇠락의 늪에 빠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그나마 리 총리가 이번 연임하게 된 건 약진하는 시진핑계의 정치적 셈법에 따른 결과라는 관측이 나온다.

후진타오 계열인 쑨정차이 전 충칭시 서기가 낙마한 데 이어 시 주석과 한때 경쟁자였던 리 총리까지 낙마할 경우 후진타오 계열의 반발이 거세질 것이란 우려가 반영됐다는 것이다. 실제로 리 총리는 1983년 공산주의청년단(공청단)중앙서기처 서기였던 후진타오와 만나면서 정치 거물로 급성장했다.

jjack3@fnnews.com 조창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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