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경의 한 줄 책] 사전이 소멸하는 시대 '최후의 사전 편찬자들'

최혁곤 기자 chois@kyunghyang.com 2018. 3. 18. 17:38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최후의 사전 편찬자들> 정철 지음, 사계절 펴냄

“<표준국어대사전>은

그 밖의 모든 한국어사전을 ‘비표준’으로 만들어버렸다.

이 ‘비표준’ 사전들은 차례로 소멸의 길로 들어섰다.

나는 어떤 표기를 사용할지는 언중이 선택하는 것이며,

국가가 옳고 그름을 판단해줄 필요는 없다고 본다.”

***************

조재수 (겨레말큰사전편찬위원장)“어느 나라라도 철자법 같은 규범은 지켜야 하는 것이죠. 다만 우리나라는 아직까지도 표준어라는 족쇄에 붙잡혀 있는 것이 문제인데, 표준어를 인정할 수 없다는 게 아니라 표준어를 계속해서 늘려나가야 한다는 거죠.” -47쪽

장경식(한국브리태니커회사 대표) “인터넷에 아이를 그냥 두는 것은 드넓은 사바나에 풀어놓는 것과 비슷하다고 봅니다. 위키백과처럼 백과사전의 형태를 갖춰놓았다고 다 된 걸까요? 교육이라면 균형과 통제의 안목이 있어야 유의미해진다고 생각해요. 백과사전은 인터넷의 일차적인 소스, 그러니까 지식과 정보의 원천 역할을 해야 해요. 아이에게 필요한 정보를 줄 때 난이도를 조절해가며 가이드를 해줘야 하지 않을까요? 그런데 그걸 위키백과와 나무위키가 해줄 수는 없죠. 많다고 좋은 게 아니에요.” -135쪽

안상순(금성출판사 사전팀장) “언어의 규범은 없어질 수도 없고 없어져서도 안 되죠. 말은 문법이라는 규칙에 의해 운용되고 있으니까요. 그 규칙은 학자들이 만든 것이 아니라 언어 공동체가 오랜 세월에 걸쳐 함께 만들어낸 겁니다. 그런데 그 규범을 단어 하나하나에까지 적용해서 쓸 수 있는 말과 쓸 수 없는 말을 미리 규정하고 지나치게 제약을 가하는 것은 억압일 수 있어요.” -276쪽

정철(다음 어학사전 기획자) “대부분의 언어 현상은 빈도와 분포가 설명해준다고 생각하거든요. 뜻풀이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예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중략) 사람은 어떤 문장을 마주했을 때 단어 하나하나를 각각 분석해서 받아들이는 게 아니라 문장을 통째로, 각 단어들이 어우러진 관계 전체를 입체적으로 받아들이잖아요. 그러니 다양한 예문을 많이 접하게 해주면 그 안에서 각 단어의 의미도 파악할 수 있다고 봅니다.” -261쪽

<최혁곤 기자 chois@kyunghyang.com>

Copyright © 스포츠경향.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