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주년 맞은 '신화', 무엇이 그들을 여기까지 오게 했나

이혜인 기자 2018. 3. 18.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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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아이돌 그룹에게는 ‘7년 차 징크스’가 있다. 소속사와 최초 전속계약을 맺을 수 있는 기간이 최대 7년으로 이 때 재계약 논의를 하면서 많은 그룹이 사라진다. 그런데 7년이란 시간을 3번이나 맞이하면서도 6명 멤버 전원이 그 흔한 ‘해체 위기’ 한 번 없이 굳건히 함께하는 그룹이 있다. ‘1세대 아이돌’이라는 수식어 대신 ‘현재진행형 아이돌’로 불리는 그룹 ‘신화’다. 신화는 현존하는 아이돌 그룹 중 최장수 그룹으로 오는 24일 데뷔 20주년을 맞는다.

1999년 2집 <T.O.P>로 활동할 당시의 신화. 경향신문 자료사진

■스스로 만든 신화만의 색

신화는 1998년 SM엔터테인먼트에서 데뷔한 6인조 그룹이다. 김동완, 이민우, 에릭, 앤디, 전진, 신혜성 여섯 명이 멤버 교체나 새 멤버 추가 없이 지금까지 함께 하고 있다. 20년의 세월 동안 신화는 각 멤버 개인은 물론 팀으로서의 활동도 꾸준히 해왔다. 군복무로 인한 공백기 4년여를 제외하면 그룹 활동을 2년 이상 쉰 적이 없다. 1998년 1집부터 현재까지 총 13개의 정규앨범을 냈다. 대한민국 댄스 그룹으로서는 최다 정규앨범 발매 기록을 가지고 있다.

신화라는 틀은 기획사에서 만들어줬을지 몰라도, 데뷔 이후부터 신화의 이미지와 음악적 색깔은 멤버들이 함께 만들어나갔다. 각 앨범마다 약간의 변주는 있었지만 남성미 넘치면서도 깔끔한 군무, 팝적인 느낌이 강한 세련된 멜로디의 음악적 색을 유지했다. 아이돌 전문 비평 웹진 아이돌로지 편집장 미묘(본명 문용민)는 “신화가 데뷔했을 당시만 해도 미소년 컨셉이 대세였는데, 신화는 안무나 화보 등의 활동에서 그 당시로 보면 남성적이라고 느낄 만한 것들을 시도했다”고 말했다. 또 “안무나 랩메이킹 같은 것들을 멤버들이 철저히 ‘분업’ 하면서 자신들만의 음악을 주도해나갔다”고 말했다. 수많은 남자 아이돌 그룹들이 리메이크한 신화의 ‘와일드 아이즈’(Wild eyes) 안무는 멤버 이민우가 20분만에 완성한 것으로 유명하다.

■멤버들이 함께 지킨 이름

공백없는 활동은 신화 멤버들의 강한 의지와 그들이 만든 ‘지속가능한 시스템’ 덕분에 가능했다. 정규 6집 활동을 마친 2003년, 신화는 SM엔터테인먼트와 계약 종료하면서 그곳 출신 매니저들이 설립한 GOOD엔터테인먼트로 이적했다. 데뷔 5년이 넘은 아이돌 그룹의 멤버 전원이 함께 회사를 옮겨서 재계약을 하는 것은 그 당시나 지금이나 매우 드문 일이다. 소속사를 옮긴 후 내놓은 7집 〈Brand New〉가 데뷔 후 첫 가요대상을 받으면서 신화는 승승장구했다.

그러나 이후 활동 환경은 녹록지 않았다. 이전 소속사와 ‘신화’라는 상표권 사용을 놓고 오랜 시간 분쟁을 겪었다. 소속 회사의 경영이 어려워지면서 신화 멤버들은 개별 활동을 맡아줄 소속사를 찾아 각각 계약을 해야만 했다. 멤버들이 군대에 가면서 공백도 생겼다. 하지만 신화 전원은 ‘신화’라는 이름을 유지하기 위해 머리를 맞댔다. 2011년 멤버들은 신화 활동만을 위한 ‘신화컴퍼니’를 설립했다. 에릭과 이민우가 공동대표를 맡고, 나머지 멤버들은 이사를 맡고 있다. 지금도 각자의 소속사가 있지만 신화로서의 활동은 ‘신화컴퍼니’에서 관리한다. 신화컴퍼니 관계자는 “멤버들이 한 해 활동 계획을 세울 때 신화 계획을 가장 먼저 잡고 그에 맞춰서 각자 나머지 계획을 짠다”고 말했다. 오랜 법정 공방 끝에 신화 멤버들은 2015년 ‘신화’라는 상표권을 직접 소유하게 됐다.

2007년 활동 당시의 신화. 경향신문 자료사진
2013년 활동 당시의 신화. 신화컴퍼니 제공
신화가 20주년을 기념해 리메이크해 다시 부르는 ‘All Your Dreams’ 기념 포스터. 신화컴퍼니 제공

■팬들과 함께한 20년

신화의 팬들도 신화와 함께 나이를 먹었다. 신화 1집이 나올 때 중학생이었던 팬들은 지금 30대 중반이다. 신화의 팬클럽인 ‘신화창조’는 지난해 12기까지 내려오면서 여전히 세를 자랑하고 있다. 아이돌로지 편집장 미묘는 “신화는 H.O.T.나 젝스키스보다 이효리와 비교해야 맞는 것 같다”며 “10~20대 때 데뷔해서 성장하는 과정을 팬들에게 전부 보여주면서 팬들과 함께 했다”고 말했다.

신화는 군복무 후인 2012년부터 매년 데뷔일 쯤에 콘서트를 열어 팬들과 만난다. 올해에는 ‘팬파티’라는 타이틀로 오는 24~25일 이틀 동안 서울 올림픽공원 SK핸드볼 경기장에서 공연을 갖는다. 2000년 발표한 신화 정규 3집 수록곡인 ‘올 유어 드림즈’(All Your Dreams)를 다시 부르고 뮤직비디오도 리메이크해서 만들 계획이다. 신화 소속사 관계자는 “대중에게 널리 알려진 곡보다도 많은 팬들이 다시 듣고, 보고 싶다고 이야기해왔던 ‘올 유어 드림즈’를 리메이크하기로 결정했다”면서 “올해는 팬파티뿐 아니라 기프트 싱글 공개와 앨범 발매, 예능 출연, 투어 콘서트 등 다양한 활동을 펼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혜인 기자 hye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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