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인터뷰③] 성혁, "찾았다..연기를 재미있게 할 수 있는 방법"
[서울경제] 잡학다식 소년에서.. 연출이 꿈인 15년차 배우 성혁 의 성장기 카운슬링의 대가 성혁은 “난 당연한데, 다른 사람은 당연하지 않아, 학창시절이 힘들었다”고 고백했다.
“내가 볼 땐 의문을 갖는 게 당연한데, 친구들은 왜 이상한 질문을 하느냐고 했다. 그래서 또래들이랑 거의 대화가 통하지 않았다. 어린 시절엔 누나나 형들이랑 친했던 기억이 난다.”
“어린 마음에 지렁이가 너무 신기했다. 반을 잘라도 살아서 꿈틀거리는 걸 보며 왜 그런지 궁금해서 어른에게 보여주고 싶었다. 그런데 어른들은 지렁이를 가까이서 보는 것 만으로도 징그럽다고 싫어하셔서 엄청 맞았던 적이 있다. 지렁이가 원래 그렇다고 하는데, 저에겐 당연한 게 없었다. ”
“어릴 때 아직도 기억나는 일이 있다. 왜 그랬는지 모르겠는데 8살 때 일요일 어느 날 느꼈던 제 감정이 떠오른다. 일요일인데 놀 사람이 없었다. 밖으로 나왔는데, 뭔가 마음에 우울하고 울적했다. 차 거울에 비친 제 모습을 보면서 ‘아 되게 외롭다’ 생각을 했던 적이 있다. ”
‘인생이 외롭다’고 느낀 소년은 TV를 보면서 ‘나도 잘 할 수 있을 것 같은데’란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그렇게 배우의 꿈을 키워갔다.
어린 시절 호기심 때문에 혼났던 소년은 배우가 된 뒤, 잡학다식한 호기심을 장점으로 승화시켰다. “전체를 보는 걸 좋아해서 관찰을 많이 한다. 어떤 이야기나 사람들의 그런 성향 혹은 표정을 잘 안 잊어버린다. 그 걸 작품 속으로 가져오기도 한다.”
납득이 되지 않으면 수긍하지 못하는 성격인 탓에 초등학교 시절엔 ‘구구단’을 죽어라 외우기 싫어했다. 20대 땐 타협하지 못하는 성격으로 오해받기도 했다. 억지로 외워야 하는 대본은 끔찍했다. 대신 30대가 되면서 유연성을 키웠다.
“지금은 유연하게 저 만의 방식으로 최대한 할 수 있는 걸 하려고 한다. 솔직히 20대 땐 외우기 싫었던 대본이 많았다. 무슨 말 하는지 모르겠는데, 외우라고 하면 돌아버릴 지경이 된다. 이제는 납득이 안 될 경우, 감독님에게 ‘이렇게 하는 게 어때요?’란 의견을 제시하기도 한다. 제 의견이 맞아 떨어질 때가 많다. 그게 나이 먹어서 좋은 점이다. 몸은 퇴화하고 세포는 늙어가지만 그런 부분에서 좋은 점도 있다. 의견을 피력할 수 있고, 또 내가 받아들일 수 있는 부분은 최대한 존중해주려고 한다.”
2014년 ‘왔다! 장보리’와 2015년 ‘당신만이 내 사랑’ 이후 그는 자발적으로 1년 반 가량의 휴식기를 가졌다. 스스로 행복하지 않은 데 연기를 계속 해 나간다는 게 무의미했기 때문이다.
“1년 반 가량의 휴식은 제 선택이었다. 너무 공허해서 다시 뭔가를 찾아야겠다는 생각을 했기 때문이다. 연기를 재미있게 할 수 있는 방법이 뭘까를 고민했다. 제가 행복하지 않은데 연기를 통해 남들에게 행복감을 전달 할 수 있을까? 말이 안 된다고 생각했다. 시청자들에게 배우의 이런 모습이 다 보이지 않나. 그걸 고민했던 시기다.”
그는 “처음 배우일을 시작할 때부터 연출을 해보고 싶었다” 며 “언젠가 연출을 하는 게 제 꿈이다”고 말했다. 배우 일을 열심히 하지 않고 연출 쪽으로 뛰어들고 싶진 않았다. 또 무작정 연출 일을 시작하는 무모한 배우도 아니다.
“연출 공부를 제대로 해보고 싶다. 한국에서 배우겠다는 생각 보다는 외국에서 나가서 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 배우로서 성공 지점에 가서 다음 목표로 연출을 하겠다는 건 아니다. 많은 걸 알고 싶고 도전하고 싶다. 배우 생활을 15년 했지만 다작 배우는 아니다. 제 필모에 비해선 작품 수가 많지 않다. 속도는 더뎠지만 스텝이 뒤로 물러나진 않았다. 조금씩이나마 새로운 것에 도전을 해왔던 것처럼, 도전을 계속 해 나가려고 한다.”
배우 성혁의 꿈은 ‘행복하게 사는 것’이다. 그렇기에 “좋은 배우 좋은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한다.
“‘저 배우가 나오는 작품은 그냥 좋아’라고 말 할 수 있는 사람이 됐으면 한다. 저 배우가 어떤 감동을 주고, 어떤 느낌을 주는지는 배우가 판단 할 수 있는 건 아니다. 그저 ‘좋은 사람’이란 이야기를 들으면 좋겠다. 좋은 사람이 아니면 좋은 배우가 아닌 것 같다. 결국 나중엔 들키더라. 제 꿈은 좋은 사람으로 행복하게 사는 것이다. 내가 행복해야지 연기도 행복하게 할 수 있고, 이 행복을 관객들에게 전달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정다훈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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