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는 금융연구원장 "은행 호실적, 여건 덕일뿐 CEO 功 아니다"

2018. 3. 18. 06:50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국내 은행이 이익을 많이 냈다고는 하지만 경영진이 잘해서 이익이 난 부분은 비용 절감 정도에 불과합니다."

신성환 전 한국금융연구원장은 18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최근 국내 은행들이 좋은 실적을 거둔 것은 사실이지만 이는 대내외적인 여건이 좋았던 영향이라며 이같이 지적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신성환 전 원장 "당국 위상 재정립과 사외이사 요건 강화, 이사회와 소통 필요"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국내 은행이 이익을 많이 냈다고는 하지만 경영진이 잘해서 이익이 난 부분은 비용 절감 정도에 불과합니다."

신성환 전 한국금융연구원장은 18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최근 국내 은행들이 좋은 실적을 거둔 것은 사실이지만 이는 대내외적인 여건이 좋았던 영향이라며 이같이 지적했다.

신 전 원장은 "은행 자산이 증가한 것은 결국 가계대출 증가와 맞물리는데 대출은 은행의 독점적인 권한"이라며 "순이자마진(NIM)이 좋아진 것은 금리 상황이 좋았기 때문이고 은행이 위험관리를 잘했다기보다는 경제 여건이 생각외로 호전되면서 연체율이 떨어졌다"고 말했다.

현재는 금융권 CEO가 기존의 업무를 관리하기만 해도 이익이 나는 구조지만, 여건이 달라지면 은행이 상황을 컨트롤하지 못할 수도 있다며 이에 대비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그는 향후 금융업계에 변화를 가져올 이슈로 경상수지 흑자와 고령화, 기술 등 3가지 키워드를 언급한 뒤 "과거 일본 은행이 그랬듯이 (국내 금융사도) 해외투자에 나서야 하고, 고령화에 대응할 인프라를 구축하며 기술 변화를 적극적으로 수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CEO가 관리만 잘하면 된다는 시각에서 근본적인 변화를 일으켜야 한다"며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 수 있는 기업가형 회장과 사장, 행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인사말 하는 신성환 금융연구원장 (서울=연합뉴스) 신성환 금융연구원장이 22일 서울 중구 예금보험공사에서 열린 '금융지주회사 발전방안 공청회'에서 인사말 하고 있다. 2016.12.22 [금융위원회 제공=연합뉴스] photo@yna.co.kr

그는 현재 금융당국과 지주사 간에 불거진 갈등을 해결할 방안으로 당국의 위상 재정립과 소통, 사외이사 적격성 강화 등을 들었다.

신 전 원장은 "이사회가 정치권과 CEO 양쪽으로부터 독립된 상태에서 주주 대표성을 갖는 것이 가장 이상적인 지배구조"라면서도 "현실적으로 이사회가 대표성을 갖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차선책으로 사외이사 선임 기준을 높이는 방안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또 "당국의 위상을 시장이 인정할 수 있도록 (당국이) 잘 추스르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며 당국과 이사회 간 소통 채널을 만들어서 이사회가 CEO와 밀착하는 것을 방지하고 견제 기능을 하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금융권의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노조 추천 사외이사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면과 우려되는 면이 모두 있다"며 "이사회가 CEO 견제를 제대로 못 하는 문제를 해소하는 것은 긍정적이지만 해당 사외이사가 추천자의 이익을 대변하기 시작하면 경영이 어려워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핀테크 산업은 육성이냐 규제냐로 나뉘는 문제가 아니라며 "(당국은) 규제를 적절히 제시해서 불확실성을 최소화해야 하고 해당 산업이 살아남을지는 시장이 결정하게 될 문제"라고 말했다.

신 전 원장은 "비트코인 거래 금지는 마치 밤에 범죄가 일어난다고 통행금지령을 내리는 것과 같다"며 "정부의 역할은 시민이 자유롭게 걸어 다니게 하되 CCTV와 가로등을 설치해서 범죄가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것"이라고 비유했다.

취임 후 가계부채연구센터와 기업부채연구센터를 만들고 부채 문제에 관심을 기울여 온 신 전 원장은 그간의 노력 속에 가계부채 증가세가 꺾이는 조짐을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가계부채 축소는 굉장한 고통이 수반되기 때문에 증가 속도는 줄이되 무리해서 줄여서는 안 된다"며 "다행히 내수가 좋아지고 부채 증가 속도가 줄어들며 위험 수치가 경감됐다"고 설명했다.

지난 3년간의 소회를 묻는 말에는 "당국이 내놓은 정책에 전부 가이드를 잘하지 못한 부분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금융연구원의 국제적인 위상 제고와 해외 싱크탱크 간의 네트워크 강화도 생각처럼 되지 않았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신 전 원장은 홍익대 교수로 재직하다 지난 2015년 3월부터 임기 3년의 금융연구원장으로 일해왔다. 지난 15일을 끝으로 퇴임했으며 후임은 손상호 선임연구위원이다.

heeva@yna.co.kr

☞ 한국 선수단 팀 성적 짊어진 신의현의 필사적 골인
☞ '미투' 가해 의혹 한국외대 교수 숨진채 발견
☞ 가해·피해자 모두 홀몸 노인인데…살인극 치달은 채무원한
☞ "선배와 식사할때 수저 먼저 들지마라"…대학가 젊은 꼰대들
☞ 뱀 조련으로 유명해진 소방관, 코브라 물려 사망

▶연합뉴스 앱 지금 바로 다운받기~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Copyright © 연합뉴스. 무단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