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블록체인 업체들, 글로벌 ICO로 수백억 끌어모아

오동현 2018. 3. 18. 0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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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오동현 기자 = 국내 블록체인 기업들이 글로벌 암호화폐공개(ICO)를 통해 막대한 해외 투자금 유치에 성공하면서 관련 산업 생태계를 확장하고 있다.

16일 블록체인 업계에 따르면 우리 정부는 지난해 9월 국내 ICO(Initial Coin Offering) 금지 방침을 밝혔다. 법적 강제수단은 없지만, 국내 업체들은 암호화폐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 탓에 정부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국내 업체들은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 싱가폴, 홍콩, 스위스 등 해외에 법인을 세우고 글로벌 ICO를 진행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ICO는 블록체인 기술을 통한 암호화폐 발행으로 신규사업 런칭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는 활동이다.

한빛소프트는 지난 1월 블록체인 플랫폼 및 암호화폐 개발 사업에 진출하고 해외 법인을 통해 ICO를 진행한다는 올해 사업계획을 발표했다.

한빛소프트가 개발하는 블록체인플랫폼은 오디션 등 자사 게임뿐 아니라 다양한 파트너사의 게임들에서 활용 가능한 코인이 보상으로 주어지는 플랫폼이다. 한빛소프트는 해외 투자자를 대상으로 개발 코인 사전판매(프리세일) 및 ICO를 실시할 계획이다. 이번 ICO를 통해 약 10만 이더리움 가치의 투자 유치를 목표로 하고 있다.

국내 1세대 블록체인전문 기업 글로스퍼는 지난해 9월 25일 국내시장을 대상으로 암호화폐 ‘하이콘(HYCON)’의 1차 ICO를 8시간 만에 마감하며 3500비트코인(당시 시세 약 148억원)을 유치했다. 우리 정부의 ICO 금지 조치가 나오기 직전에 진행된 국내 ICO였다.

글로스퍼는 이르면 3~4월 중 글로벌 시장을 대상으로 한 2차 ICO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에 앞서 글로스퍼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축구경기에서 하이콘 배너광고를 진행하며 인지도를 높였다. 특히 배너광고에 대한 비용을 하이콘 에어드롭(airdrop)으로 지불했다. 이는 광고를 대행한 현지 업체로부터 하이콘의 잠재적 가치를 인정받은 것으로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에어드롭이란 정해져 있는 기간 동안 그 코인을 보유하고 있는 수량에 따라 다른 새로운 코인을 일정비율로 나눠주는 것을 말한다.

블록체인·보안인증 분야 전문기업인 써트온은 블록체인 기반의 전자문서 인증 플랫폼인 ‘애스톤(ASTON) 프로젝트’을 개발 중이며, 지난해 12월 글로벌 ICO를 통해 250억원 규모의 자금을 유치했다.

블록체인 전문업체 R2V도 이르면 내주 글로벌 ICO를 진행할 계획이다. R2V가 개발 중인 이그드라시(YGGDRASH)는 비트코인과 리플과 같은 다양한 코인들을 연결하고 이더리움과 같은 D앱(App)을 구성할 수 있는 3세대 블록체인 플랫폼으로, 현실 세계의 모든 비즈니스를 구성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특징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에는 스타트업뿐 아니라 대기업들도 IOC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고 있다"며 "몇몇 대기업은 IOC를 진행한 경험이 있는 업체에 자문을 구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이미 네이버의 일본 자회사인 라인은 암호화폐 사업에 뛰어들었다. 네이버는 지난 1월 라인의 금융 사업영역을 강화하기 위해 신규 자회사인 '라인 파이낸셜(LINE Financial)'을 설립하고 일본 금융청에 암호화폐 교환업자 등록 신청을 마쳤다.

카카오도 블록체인 개발 투자 전문 자회사 '카카오 블록체인(가칭)' 설립을 추진 중이다. 다만 자회사를 국내외 어디에 설립할 지, ICO를 진행할 지 등 구체적인 계획은 아직 공개하지 않았다.

블록체인 기술은 4차 산업혁명의 핵심 분야 중 하나로 인정을 받으면서 관련 시장도 빠르게 확장되고 있다. 우리 정부도 올해 상반기 ‘블록체인 산업발전 기본계획’을 수립하기로 했다.

시장조사회사 가트너에 따르면 기업들의 블록체인 활용으로 생성되는 가치는 2030년 3조 160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는 블록체인 기술이 주로 암호화폐나 결제 등 거래 분야에 쓰이고 있지만, 앞으로 문서화, 신원확인, 공급사슬관리, 사물인터넷 등으로 적용 분야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암호화폐 시장에 대한 정부당국의 규제 움직임이 4차산업혁명시대 핵심인 블록체인 시장의 성장을 저해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지난 1월 국회 4차산업혁명특별위원회 금융위원회 업무보고에서 국민의당 신용현 의원(국회 4차산업혁명특별위원회 간사)은 “최근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 시장에 대한 정부의 정책방향이 너무 부정적인 측면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 같다”며 “이는 세계적으로 가상화폐를 제도권화 하는 흐름에도 역행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신용현 의원은 “과거 1990년대 닷컴버블이 발생했음에도 우리정부는 미국, 일본 등 선진국보다 앞장 서 인터넷 육성과 벤처 붐 조성을 통해 우리나라를 세계적 IT 강국으로 이끌었다”며 “현재 가상화폐 버블도 이와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odong85@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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