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 '트럼프의 뒤끝'..퇴임 26시간 앞두고 해임된 FBI 부국장

박종현 입력 2018. 3. 17. 22:12 수정 2018. 3. 17. 2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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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엣가시 같은 인물의 연금 수령만은 막아야 했을까.

앤드루 매케이브 미국 연방수사국(FBI) 부국장이 공식 퇴임 날짜를 하루 앞두고 해고됐다.

제프 세션스 법무장관은 매케이브의 해고에 대해 "공정하고 광범위한 조사 끝에 내린 결정"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튿날인 17일 이른 새벽에 "매케이브가 해고됐다"며 "열심히 일하는 FBI 직원들과 민주주의를 향한 위대한 날"이라는 트윗을 날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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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해고 다음날 "민주주의와 FBI에 위대한 날" 트윗 VS 매케이브, "결론 정해놓고 백악관이 개입"

눈엣가시 같은 인물의 연금 수령만은 막아야 했을까.

앤드루 매케이브 미국 연방수사국(FBI) 부국장이 공식 퇴임 날짜를 하루 앞두고 해고됐다. 미 법무부는 16일(현지시간) 내부 감사 결과 발표에서 “매케이브 부국장이 승인 없이 언론에 정보를 유출하고, 감사관에게 여러 차례 정직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정보 유출과 거짓 진술을 해고 사유로 삼은 것이다. 제프 세션스 법무장관은 매케이브의 해고에 대해 “공정하고 광범위한 조사 끝에 내린 결정”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FBI의 모든 직원은 가장 높은 수준의 정직성과 진실성, 책임에 부응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매케이브는 당초 연금 혜택을 받을 수 있는 18일 퇴임하기로 했다. FBI는 지난달 그를 직무에서 배제하면서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 그리고 그는 휴가를 내고 퇴임일을 기다리고 있었다. 하지만 16일 밤 늦게 해고 조치가 취해지면서 이런 애초의 구도는 흔들렸다. 연금을 못받을 수 있는 상황에 처한 것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와 관련 법적분쟁이 발생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WP는 매케이브의 해임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오랜 ‘진노’가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당시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의 ‘이메일 스캔들’ 수사를 맡았던 매케이브가 정파적으로 움직였다고 여러 차례 비난했다. 클린턴 전 장관에게 면죄부를 주며 정치적 행보를 보였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세션스 법무장관에게 그를 해고하라고 공개적으로 주문했다.

싸움이 여기에서 끝날 가능성은 낮다. 매케이브는 자신에 대한 해임을 ‘러시아 스캔들’과 제임스 코미 전 FBI 국장의 경질과 관련돼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그는 러시아 스캔들 수사 와중에 전격 해임된 코미 전 국장을 공개적으로 두둔하며 백악관 측과 마찰을 빚었다. 로버트 뮬러 특검에게도 비교적 소상히 관련 사항을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매케이브는 자신이 경질된 16일 밤 장문의 성명을 발표하며 강력 반발했다. 그는 “코미 전 국장 해고 이후 내가 목격하고 보여준 보여준 행동들 때문에 이런 대우를 받고 있다”며 “나는 언론에 부적절한 발언을 하거나 클린턴 후보를 조사할 때 편견을 갖고 있지도 않았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법무부 감사는) 나뿐만 아니라 FBI의 평판을 망가뜨리는 것”이라며 “대통령의 지휘 정부가 유례없는 짓을 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튿날인 17일 이른 새벽에 “매케이브가 해고됐다”며 “열심히 일하는 FBI 직원들과 민주주의를 향한 위대한 날”이라는 트윗을 날렸다. 그러면서 “독실한 척하는 코미가 매케이브를 소년성가대원처럼 보이도록 했지만, 매케이브는 FBI 사상 최고 수준의 거짓과 부패에 대해 모두 알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매케이브의 변호사는 “법무부의 징계 과정에 백악관이 전례는 없었다”며 “이처럼 결론을 정해놓고 몰아가는 경우를 본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정부를 상대로 한 새로운 싸움을 예고한 것이다.

워싱턴=박종현 특파원 bali@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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