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아이돌이 고백한 '비인기 아이돌이 데뷔 후 겪는 일'
매드타운 멤버 호(송재호)가 인터넷 라이브 방송 아프리카TV에 '신입 남캠'으로 진입해 한 얘기다.
호는 지난달 26일 진행된 라이브 방송에서 "아이돌로 데뷔하면 1인당 몇천만원의 빚을 안고 시작한다"며 아이돌이 빚을 얻게 되는 경로에 대해 설명했다.
호는 "큰 틀만 말씀 드리겠다"며 "연습생을 거쳐 아이돌로 데뷔를 하면 뮤비·음악·녹음·의상·앨범 만드는 비용·의상·식비·팬미팅 등 처음 데뷔하는 과정에서 적어도 5억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5억이 한 팀의 빚이 되는 것이다. 호의 설명에 따르면 만약 그룹 멤버가 7명이면, 1인당 7000만원 가량의 빚이 생긴다.
호는 "(아이돌이) 워낙 많기도 하고, 앨범은 그만큼 팔 수가 없다"며 요즘의 경우 앨범을 사는 이유는 오직 '팬심'에 의해서라고 설명했다. 앨범을 사면 팬사인회 응모권을 주는 등의 혜택이 있는데 일반인은 그런 이유로 앨범을 사지는 않기 때문이다.
그룹 활동으로 번 돈을 온전히 빚 갚는데 쓸 수도 없다. 만약 소속사와 수익을 5:5로 계약한 경우 1억을 벌었을 때 팀이 가져가는 수익은 5000만원, 1인당 700만원 정도다. 이 돈은 7000만원의 빚을 갚는데 고스란히 들어간다.
호는 "그렇기 때문에 아이돌들이 힘들어요. 잠도 못 자고 육체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힘들어요. 악플 달리고…"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는 활동하면서 돈을 벌어본 적이 없어요. 정산표를 받으면 항상 빚이 있었어요. 몇천만원씩…"이라고 말끝을 흐렸다.
호는 "엔터테인먼트에 소속된 모든 아이돌 그룹을 예시로 드는 것은 아니다. 단지 제가 느낀 점과 경험해본 것을 토대로 얘기하는 것"이라고 당부했다.
한편 매드타운은 지난 2016년 12월 제이튠에서 GNI엔터테인먼트로 이적했지만 적절한 지원을 받지 못하고 활동을 중단했다. 이후 매드타운 멤버들은 GNI 대표 A씨를 상대로 전속계약 부존재 확인 소송을 냈으며, 현재 조정이 진행되고 있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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