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신약개발 패러다임 시프트]③빅데이터 활용, 민간에 맡기고·정부는 정보악용 감시

강경훈 입력 2018.03.15. 01:19 수정 2018.03.15. 11:29

"인공지능과 빅데이터를 활용한 신약개발 분야는 전 세계가 거의 동일한 출발선에 있는 만큼 우리나라도 충분히 잠재력을 발휘할 수 있습니다."

14일 성남 판교 바이오파크에서 만난 서정선 한국바이오협회장은 "고령화와 이에 따른 의료비 증가가 전 세계적인 문제로 대두되면서 바이오산업이 이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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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선 바이오협회장 인터뷰
노령화 의료비 증가 문제 바이오에서 모색
정보통신기술과 결합해 '정밀의료' 무기로
빅데이터 활용, 민간에 전폭적 맡기고
정부는 가이드라인으로 방향 제시 해야
서정선 회장은 “앞으로의 10년을 어떻게 준비하느냐에 따라 바이오 황금기의 성패가 달렸다”고 강조했다.(사진=한국바이오협회 제공)
[이데일리 강경훈 기자] “인공지능과 빅데이터를 활용한 신약개발 분야는 전 세계가 거의 동일한 출발선에 있는 만큼 우리나라도 충분히 잠재력을 발휘할 수 있습니다.”

14일 성남 판교 바이오파크에서 만난 서정선 한국바이오협회장은 “고령화와 이에 따른 의료비 증가가 전 세계적인 문제로 대두되면서 바이오산업이 이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서 회장은 서울의대 교수 시절인 1997년 유전체분석 전문기업 마크로젠을 창업했고 2008년 설립한 한국바이오협회 초대회장을 지낸 뒤 2015년부터 다시 협회를 이끌고 있다. 그는 현재 분당서울대병원 연구석좌교수로 재직 중인 국내 바이오업계 산증인이다.

서 회장은 신약개발 패러다임이 급격히 바뀌는 시기에는 정부와 민간의 역할을 새롭게 정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 회장은 “바이오산업은 제품을 파는 게 아니라 서비스를 파는 것”이라며 “제품 생산에 초점을 맞추던 시대에는 정부가 강력한 추진력으로 업계를 이끄는 게 효율적이었지만 이제는 큰 틀의 장(場)을 마련하고 민간이 나머지 공간을 채우도록 지원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방향성을 제시하고, 민간은 정부가 정한 가이드라인 안에서 창의성을 발휘해 신약개발을 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

특히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활용에 대해 정부의 역할을 새롭게 정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리나라는 국가에서 건강보험을 운영하기 때문에 활용 가능한 보건의료 빅데이터를 잘 구축한 대표적인 나라다. 하지만 개인정보 유출 우려 탓에 제대로 활용을 못하고 있다. 정부는 올해 하반기부터 빅데이터 활용에 대한 시범사업을 추진 중이다. 서 회장은 “정부가 빅데이터를 움켜쥐고 시범사업으로 활용책을 모색하기 보다는 빅데이터 활용은 민간에 맡기고 정부는 개인정보를 악용할 우려가 있는지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확실하게 만드는 데 주력해야 한다”며 “창의성과 민첩성은 정부보다 민간이 낫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서 회장은 정부의 보건의료 빅데이터를 제대로 활용하기 위해 ‘데이터 사이언티스트’ 육성을 강조했다. 의학적인 내용을 알아야 빅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지만, 창의성도 필요한 만큼 의사가 빅데이터를 직접 활용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것이다. 서 회장은 “데이터 사이언티스트를 육성하면 고용 확대와 창업 활성화로 이어질 수 있다”며 “IT를 이용해 빅데이터에서 의학적인 가치를 찾아내는 인력을 지금부터 육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서 회장이 이끄는 협회는 지난 2016년 ‘바이오 스타트업 1000’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바이오 생태계가 풍성해지려면 아이디어로 무장한 스타트업(창업초기기업)이 많아야 하기 때문이다. 서 회장은 “창업은 젊은 세대가 미래를 경험하는 기회”라며 “실패하더라도 경험은 쌓이고 이를 바탕으로 더 정교한 아이템이 나올 수 있는 만큼 협회 차원에서 바이오 스타트업이 성장할 수 있도록 싱크탱크 역할을 하는데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정선 회장은

서울의대를 졸업하고 서울의대 유전체연구소장을 지내고 지난해 정년퇴직 후 분당서울대병원에서 연구 석좌교수로 재직 중이다. 연구비 확보를 위해 1997년 유전체 분석 전문 기업인 마크로젠을 창업했다. 2008년부터 2012년까지 초대 한국바이오협회장을 지냈으며 2015년부터 다시 회장직을 맡고 있다.

강경훈 (kwkang@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