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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 호킹은 왜 노벨상을 받지 못 했나

한세희 기자 입력 2018.03.14. 18:51

스티븐 호킹은 오늘날 가장 유명한 물리학자 중 한명입니다.

하지만 블랙홀과 양자물리학을 결합해 우주와 시간의 기원을 탐구한 그의 연구는 분명 과학의 역사에 한 획을 그었다 할 수 있습니다.

그의 연구로 빅뱅 이론의 경쟁 이론이었던 정상상태우주론이 제기한 반론들을 물리칠 수 있었지만, 빅뱅 이론을 입증할 '초기 우주 중력파'나 '호킹 복사'의 증거들은 아직 관즉하지 못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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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 호킹은 오늘날 가장 유명한 물리학자 중 한명입니다. 아무리 과학에 문외한이더라도 그의 이름은 알고, 휠체어에 앉은 그의 사진은 한번쯤 보았을 겁니다.

많은 사람들이 호킹 박사가 노벨상 수상자라고 알고 있죠. 하지만 아닙니다. 세계에서 가장 잘 알려진 물리학자이긴 하지만 노벨상은 받지 못 한 것이죠. 

케임브리지 대학의 석좌교수인 스티븐 호킹. 그는 아인슈타인 이후 최고의 스타 과학자이다.

대중적 인지도만 높을 뿐, 실제 그의 연구 업적에 비해 명성이 과대포장돼 있다는 비판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블랙홀과 양자물리학을 결합해 우주와 시간의 기원을 탐구한 그의 연구는 분명 과학의 역사에 한 획을 그었다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호킹 박사와 같은 이론 물리학자들이 노벨상 경쟁에서 불리하다는 얘기는 공공연합니다. 노벨상 수상자 선정위원회가 주장을 검증하기 어려운 이론 물리학보다는 실험으로 결과를 확인할 수 있는 실험 물리학 분야를 선호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사실 노벨상 위원회로서도 검증되지 않은 상태에서 상을 주기는 곤란할 겁니다. 

호킹 박사는 밀도가 무한한 '특이점'은 충분히 있을 수 있는 현상이란 점을 수학적으로 증명, 오늘날 빅뱅 이론의 정착에 기여했습니다. 이를 통해 우주의 시작이 있었으니 종말도 있으리란 사실을 제시하며 우주에 대한 우리의 인식 폭을 넓혔습니다. 또 블랙홀이 물질을 빨아들이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방출하기도 한다는 '호킹 복사'도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그의 주장을 완전히 입증할 실험적 증거는 아직 찾지 못 한 상황입니다. 그의 연구로 빅뱅 이론의 경쟁 이론이었던 정상상태우주론이 제기한 반론들을 물리칠 수 있었지만, 빅뱅 이론을 입증할 '초기 우주 중력파'나 '호킹 복사'의 증거들은 아직 관즉하지 못 하고 있습니다. 아마 앞으로도 오랜 시간 검증하기는 어렵지 않을까요? 

호킹 박사 외에도 업적에 비해 노벨상 수상이 험난했던 이론 물리학자들은 여러 명 있습니다. 영국의 이론 물리학자 피터 힉스는 ‘신의 입자’라 불리는 ‘힉스 입자’를 제안, 우주 생성 과정에 대한 열쇠를 제공했다는 평을 받습니다. 하지만 힉스 입자를 1964년 처음 제시한 그는 2013년에야 노벨 물리학상을 받습니다. 2012년 유럽입자물리연구소( CERN)가 힉스 입자를 발견한 덕분입니다. 수상 당시 그는 84세였습니다. 

현존 최대 규모의 입자가속기인 거대강입자가속기(LHC)의 내부.

알버트 아인슈타인 역시 1921년 노벨 물리학상을 받았습니다만, 그 공로는 빛과 전자의 움직임 등을 다루는 광양자이론에 대한 기여였습니다.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상대성이론이 아니었습니다. 이 이론은 오늘날 디지털 카메라의 기반이 되었고, 물론 실험적으로 입증하기 비교적 나았습니다. 

조금 더 기다리면 호킹 박사의 주장을 입증할 실험적 증거들을 얻을 수 있을까요? 그럴 지도 모릅니다. 그러면 사후 수여의 형식으로 그의 공을 기릴 수 있을까요? 그럴 일은 없을 듯 합니다. 노벨상은 살아있는 사람에게만 주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습니다. 아쉽네요.  
 

[한세희 기자 hah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