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용준 사단' 품은 SM, 1조 엔터공룡 됐다
드라마 제작 FNC애드도 인수, 2012년부터 M&A 광폭행보..모바일·패션·유통 진출예고
시장에서는 이번 인수로 에스엠이 국내 최대 연예 매니지먼트사 입지를 공고히 하면서 음악은 물론 드라마, 영화, 예능까지 모두 아우르는 종합엔터테인먼트 기업으로 거듭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에스엠은 14일 공시를 통해 키이스트 최대주주였던 배우 배용준 씨가 갖고 있던 주식 1945만5071주(25.12%)를 500억원에 취득하고 키이스트 경영권을 확보하게 됐다고 밝혔다. 취득금액 가운데 150억원은 현금으로 지급하고, 나머지 350억원은 배씨를 대상으로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해 신주 91만9238주를 교부하는 방식이다. 이에 따라 배씨는 에스엠 지분 4%를 보유하는 3대 주주가 된다.
에스엠은 이번 계약으로 키이스트 자회사인 일본 최대 한류 방송 콘텐츠 플랫폼 사업자인 디지털어드벤쳐(DA)까지 보유하게 됐다. 에스엠은 이미 2016년 당시 에스엠엔터테인먼트 재팬을 통해 키이스트의 일본 내 계열사이자 자스닥 상장사인 DA의 주식을 인수해 2대 주주가 되면서 인연을 맺은 바 있다.
에스엠 측은 "키이스트와 DA가 영위하고 있던 아티스트 매니지먼트, 한류 미디어 사업, 팬클럽·공연 이벤트 사업 등은 에스엠의 오랜 노하우 안에서 더욱 강력하고 폭넓은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고 전했다. 이어 "키이스트의 기존 사업 부문과 함께 스타, 음악, MCN(1인 미디어 영상 창작자를 관리하는 인터넷 방송 서비스), UGC(사용자 창작콘텐츠) 등 엔터테인먼트 콘텐츠를 기반으로 하는 모바일·온라인 플랫폼 사업도 한국·일본은 물론 글로벌 시장을 무대로 다양하게 전개해 나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에스엠은 이날 별도 공시를 통해 에프엔씨애드컬쳐 주식 1348만3865주(30.51%)를 약 300억원에 취득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인수 후 에스엠 지분율은 약 31%가 될 예정이며, 에프엔씨엔터테인먼트는 2대 주주가 된다.
회사 측은 "에프엔씨애드컬쳐가 기존에 영위하고 있던 드라마, 방송 제작, 인쇄 등 사업은 에스엠과 시너지를 통해 더욱 발전시키고, 스타와 엔터테인먼트를 기반으로 하는 리테일, F&B(식음료), 패션, 레저 등을 포함한 다양한 비즈니스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에스엠은 기존 라이프스타일 사업부문을 에프앤씨애드컬쳐로 일원화하는 작업을 이어갈 예정이다.
에스엠이 공격적인 인수·합병(M&A)에 나선 것은 2012년 코스닥 상장사였던 BT&I 인수 때부터다. 당시 에스엠은 BT&I를 SM C&C로 사명을 변경하고 드라마 제작과 글로벌 영상 콘텐츠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해 나갔다. 이후 SM C&C는 같은 해 11월 배우 장동건 씨가 세운 기획사로 유명했던 에이엠이엔티 지분 100%를 인수했으며 이듬해 5월에는 방송콘텐츠 제작업체인 훈미디어까지 사들이며 공격적인 행보를 이어나갔다.
이후 에스엠은 모델 에이전시 에스팀(ESteem)과도 전략적 제휴 및 지분투자를 통해 모델 분야에도 진출했고, 스포츠 에이전시인 IB월드와이드(현 갤럭시아SM)에도 손을 뻗었다. 지난해에는 가수 윤종신 씨의 연예기획사인 미스틱엔터테인먼트에도 지분을 투자해 최대주주에 올라섰다. 또 같은 해 7월에는 SK플래닛 광고사업부문(M&C)을 인수하며 광고업계로도 영역을 넓혔다.
에스엠의 이 같은 움직임은 주가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게 증권가 관측이다. 에스엠은 그룹 동방신기, 슈퍼주니어, 소녀시대, 샤이니, 엑소(EXO), 레드벨벳, NCT 등 국내 정상급 아이돌을 보유한 국내 최대 연예기획사로 손꼽히지만 상대적으로 배우 라인업이 약했다는 점에서 향후 시너지가 배가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에서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에스엠의 올해 연간 영업이익은 547억원으로 지난해보다 401.8% 증가할 것으로 추정됐다. 내년에는 이보다 많은 615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둘 전망이다. 다만 주가 측면에서는 이날 에스엠과 키이스트 모두 하락세였다.
[고민서 기자 / 박창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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