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취재파일] 항모 없이 상륙함 2척 투입 추진..전략무기 빠진 한미훈련

김태훈 기자 입력 2018.03.14.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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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연합훈련의 윤곽이 서서히 드러나고 있습니다. 국방부는 “예년 수준의 한미 연합훈련이 실시될 것”이라고 밝혀 왔지만 예년보다 많이 축소된 훈련으로 짜여지고 있습니다. 기간은 반토막 나고 참가 전력도 눈에 띄게 약해질 전망입니다. 대부분 비공개로 훈련이 진행될 터여서 한미 연합훈련의 체감도는 ‘역대 최약’으로 예상됩니다.

4월 말 남북, 5월 북미로 이어지는 연쇄 정상회담을 앞두고 북한을 위한 일종의 양보입니다. 특히 남북 정상회담의 사전 분위기 조성 차원에서 한미 연합훈련의 규모와 강도를 조율했다고 보는 편이 정확할 겁니다. 북한 김정은도 “한미 연합훈련을 이해한다”고 했으니 건너뛸 일은 아니지만 실질적인 효과만 거두는 훈련을 하겠다는 의도입니다. 대북 공격과 방어의 창끝과도 같은 한미 연합훈련을 이렇듯 반쯤 접고 마련한 회담이니 꼭 성과가 있어야 하겠습니다.

김정은 집권 이래 끊임없는 미사일과 핵실험 도발로 최근 몇 년간 한미 연합훈련은 미군 전략 무기의 전시장 같았습니다. 이번에는 ‘단골’ 항공모함이 안 오는 쪽으로 정리가 되고 있습니다. 전략 폭격기가 전개한다는 소식도 없습니다. 유례가 드문, 미군 전략 무기 없는 연합훈련입니다.

대신 한미 해병대의 연합상륙훈련에 투입될 강습상륙함은 2척이 참가하는 방안이 한미 간에 논의가 되고 있습니다. 본험 리처드, 와스프입니다. 강습상륙함은 항공기들이 탑재돼 소형 항공모함이라고 불립니다. 전략 무기는 아니지만 전략 무기급의 화력을 자랑합니다.

● 강습상륙함 본험 리처드·와스프 2척 오나

본험 리처드와 와스프는 지난 1월 아시아 태평양 임무를 서로 교대한 강습상륙함들입니다. 본험 리처드가 갔고 와스프가 왔습니다. 모항은 일본 사세보입니다. 본험 리처드는 와스프와 인수인계하고 떠난 줄 알았는데 이번 한미 연합훈련에 참가할 수도 있다는 소식이 들립니다. 와스프는 참가가 확정됐습니다. 군 관계자는 “2016년에도 강습 상륙함 2척이 한미 연합상륙훈련에 참가한 적이 있다”며 “연합 상륙훈련이라도 규모있게 하는 차원에서 본험 리처드함의 추가 투입이 고려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강습상륙함 와스프에 착륙하는 F-35B

현재 일본 사세보에 있는 와스프는 ‘물건’입니다. F-35B 스텔스 전투기들이 탑재됐습니다. 적게는 6대, 많게는 20대 싣고 다닙니다. 이번 한미 연합훈련의 하이라이트는 한미 해병대가 F-35B의 스텔스 지원 폭격을 받으며 연합 상륙하는 장면이 될 것입니다. 강습상륙함이 F-35B를 탑재한 채 해외로 전개된 것도 처음이려니와 제대로 된 연합훈련에 투입되는 것도 처음입니다. 하지만 앞서 언급한 대로 비공개가 확실시됩니다.

일반인들이 본들 안 본들 훈련의 본질은 변함이 없습니다. 한미 해병대가 손발을 맞추자는 취지와 미군의 한반도 작전 지역 숙달이라는 목적만 완수할 수 있으면 그만입니다. 사실 이전 한미 연합훈련을 대대적으로 공개했던 건 국민들에게 안보 역량을 보여주자는 의미와 함께 북한에 대한 무력 시위 차원이었습니다. 지금은 무력시위할 때가 아닙니다.

● 칼 빈슨은 미일 훈련 중, 로널드 레이건은 수리 중

현재 아시아 지역에는 미 해군 항공모함 3척이 있습니다. 일본 요코스카에 로널드 레이건이 있고 동남아시아 해역에 칼 빈슨이 있습니다. 시어도어 루스벨트함은 중동 지역에 있어서 애초에 한미 연합훈련 참가 세력에서 제외됐습니다. 동아시아 ‘붙박이’ 로널드 레이건 함은 현재 정비 기간입니다. 한미 연합훈련에 참가할 수 없습니다.

칼 빈슨은 지난 1월 미 서부 샌디에이고를 출항해 서쪽으로 항해를 시작하자 국내외 언론들이 일제히 한반도행을 점쳤습니다. 남북, 북미 대화 정국이 아니면 칼 빈슨은 지금쯤 한반도와 멀지 않은 바다에 있어야 했습니다.

그런데 칼 빈슨함은 지난 10일 베트남 다낭을 떠난 뒤에도 뱃머리를 한반도 쪽으로 돌리지 않고 있습니다. 일본 언론들은 지난 11일부터 남중국해 북부에서 일본 해상자위대 호위함 이세와 칼 빈슨이 공동훈련에 돌입했다고 전했습니다. 훈련 기간이 언제까지인지 알져지지 않고 있습니다. 군 관계자는 “칼 빈슨의 운항 계획에 한반도 해역 진입이 분명히 있었다”며 “한미가 협의를 통해 한미 연합훈련 불참을 결정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습니다.

현재 괌에 배치돼 있는 전략폭격기들은 이번 훈련에 참가하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전략폭격기의 한반도 전개는 북한 도발에 대응한 무력 시위와 계획된 비공개 훈련를 할 때 이뤄졌습니다. 이번 한미 연합훈련 기간은 그런 경우에 포함되지 않습니다. 군의 한 고위 관계자는 “미군 전략무기는 한미 연합훈련과 상관없이, 기존 계획에 따라 한반도로 전개될 것”이라며 “한동안 전략무기들이 공개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김태훈 기자oneway@sbs.co.kr